(2) 깨어 있음의 필요성
우리는 낯설고 위험한 땅을 지나가는 순례자이고, 천성을 향해 방해되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달려가는 경주자이며, 강력한 대적에 맞서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들입니다. 이같은 신자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바로 ‘깨어 있음’이고, ‘깨어 있음’에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깨어 있음’에는 희생과 수고가 뒤따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깨어 있기 위해 희생하고 수고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큰 희생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비록 많은 수고와 노력이 요구됨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깨어 있어야 할 일곱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마음의 가치
지난 시간에 깨어 있음은 ‘우리의 마음이 늘 하나님을 향하도록 지키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깨어 있음이 필요한 이유는 마음이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마음은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중심부, 일종의 지휘통제부와 같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합니다. 마음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엉망진창으로 변할 것이 분명합니다. 성경은 우리의 마음이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하였다”(렘 17:9)고 말씀합니다. 물론 거듭난 신자의 마음은 하나님께서 은혜로 새롭게 변화시켜주셨지만, 그럼에도 남아 있는 죄는 끊임없이 게릴라전을 펼치며 우리의 마음을 장악하려 합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죄의 결박은 끊어졌지만, 그 선동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남아서 우리의 마음을 노리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중요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깨어 있어야 합니다.
(2) 완고한 마음의 위험
우리의 마음은 참으로 귀하지만 항상 완고해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성령님께서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실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때 다른 핑계로 무시해버리고, 그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우리의 마음은 점점 냉담해지고 완고해져서 기도하고 싶은 마음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완고해지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깨어 있음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삼가 혹 너희 중에 누가 믿지 아니하는 악한 마음을 품고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질까 조심할 것이요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완고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히 3::12-13). 마음이 완고해지지 않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예방책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입니다. 경외심이란 노예가 폭군 주인에게 느끼는 두려움이 아니라 아들이 사랑하는 아버지를 공경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두려움입니다. 징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근심하게 할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경건한 두려움은 결코 부주의한 태도를 부추기지 않고 신자를 깨어 있게 만듭니다.
(3) 유혹의 위험
예수님은 제자들이 잠든 것을 보시고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마 26:41)고 말씀하셨습니다. 청교도 목사 존 오웬은 유혹을 경계하기 위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첫째, 위험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죄는 위험하지만 유혹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혹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유혹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결국 유혹에 넘어가 죽음에 이르는 죄를 범하게 될 것입니다.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유혹은 곧 죄로 발전합니다. 둘째, 우리의 무력함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유혹과 죄로부터 지켜주는 힘이 우리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셋째,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연약함과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은 선하신 하나님께서 은혜와 사랑으로 우리를 기꺼이 도와주려 하신다는 것입니다. 언약에 신실하신 아버지께서 우리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4) 우리의 대적, 마귀
유혹의 위험은 유혹자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마귀는 영화나 소설에나 나오는 허구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무자비한 원수인 마귀는 실재하며, 그의 유일한 목표는 우리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영혼 안에 승리의 깃발을 꽂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를 삼키고, 소멸하고, 파괴하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마귀는 먼저 달콤하고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유혹이 성공하면 우리의 죄를 드러내고 정죄하며 우리의 양심을 사정없이 괴롭히며 우리를 절망으로 몰고 갑니다. 깨어 있음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전쟁 중이고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5) 구원의 확신
깨어 있음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구원의 확신을 유지해주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신자도 깨어 경계하지 않으면 구원의 확신을 잃을 수 있습니다. 만일 신자가 죄를 짓고 그 때문에 구원의 확신을 잃었다면 거룩함과 구원의 확신을 되살리는 수단 가운데 하나인 깨어 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6) 서서히 시작되는 영적 쇠퇴
예수님께서 사데교회를 향해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계 3: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겉으로는 건강한 교회, 활기 있는 성도들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서는 죽음의 냄새가 새어 나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는 일깨어 그 남은바 죽게 된 것을 굳건하게 하라”(계 3:2)고 말씀하셨습니다. 영적 침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깨어 있음과 회개입니다. C. S. 루이스는 영적 쇠퇴를 “지옥에 이르는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은혜로 지켜주시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 지옥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그 앞까지 갔다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비참한 상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7) 그리스도와의 감미로운 교제
지금까지 살펴본 깨어 있음이 필요한 이유들은 주로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위험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깨어 있음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긍정적인 것, 곧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깨어 있음의 핵심은 주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존 플라벨은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멀어지지 않게 하려면 그분과 교통하는 달콤함과 활력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경고하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마음은 늘 들떠 있으며, 허기를 느낀다. 그것은 무엇인가 채울 것을 원한다. 하나님에게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 피조물 가운데서 채울 것을 찾는다. 그러다가 자신의 목적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 잃어버릴 때가 많다. 마음이 항상 침착하게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려면 그 교제의 달콤함을 맛보아 알아야 한다.” 존 오웬은 우리의 신부이신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특별히 어울리는 감정은 ‘기쁨’이라고 말하면서, 신랑과의 교제와 사귐을 유지하는데 모든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그리스도에 대한 기쁨을 표현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자칫 그리스도를 즐거워하기보다 죄를 짓지 않고 깨끗하게 사는 것에만 주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깨어 있음이 아닙니다. 사실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즐거워하는 것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이미 마음이 헛되이 방황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만일 신자가 그리스도를 즐거워하는 마음을 잃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웬은 “신랑을 잃은 것과 그가 떠나간 것을 고통스럽고 당혹스럽게 여기며 그를 갈망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즐거워하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갈망하는 것이 깨어 있음의 참된 동기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점검과 적용을 위한 질문
1. 잠언 4장 23절을 읽어보십시오. 마음이 영적 생활에 있어 그토록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2. 오늘은 영적 생활을 위협하는 요인들, 곧 깨어 있음의 긴급성과 필요성을 일깨우는 요인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 요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또 그것들의 위험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오늘 내용을 생각할 때 여러분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집니까?
3. 구원의 확신이 없어 고민된 적이 있습니까? 깨어 있음을 소홀히 한 것이 의심을 부추겼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4. 그동안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기쁘고, 평화롭고, 열매가 가득했던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시기에는 어떤 믿음과 감정과 습관이 있었습니까? 그 후에 무엇이 변했나요?
5. 그리스도와 교제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고, 거리가 멀어진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주님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가까이 오셔서 관계를 회복해달라고 기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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