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창세기 20장은 조금 당황스러운 본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애굽에서 했던 실수를 거의 동일하게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믿음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보지만, 이후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한 아브라함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모습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브라함의 연약함을 보고, 동시에 우리의 연약함을 봅니다. 믿음이 연약할 때 우리는 넘어지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오래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하고, 제법 성숙해진 것처럼 생각될 때에도 우리는 여전히 넘어지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이 나그네를 환대하는 모습이 당시 이방인들, 특별히 소돔 사람들과 매우 대조적인 행동으로, 언약 백성의 합당한 삶의 모습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약 백성인 아브라함의 연약함이 부각되며 이방인의 왕인 아비멜렉의 의로움과 대조됩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생명이 위협을 받을까봐 두려워 사라를 누이라고 속입니다. 그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랄 땅에서 누군가 사라를 원할 경우 그냥 보내주겠다는 것이지요. 아브라함은 불과 얼마 전에 하나님께서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창 18:10, 14)라는 약속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고, 하나님의 약속이 깨질 수 있음에도 사라를 아비멜렉에게 보냈습니다.
반면 이방인의 왕 아비멜렉은 아브라함보다 의롭고 선한 인물로 보입니다. 그는 아브라함이 누이라 했기에 사라를 아내로 삼으려 했던 것이라면서, 남의 아내를 빼앗으려 한 것이 아니라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이렇게 하였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도 그것을 인정하십니다. 그래서 아비멜렉이 범죄하지 않도록 이렇게 나타나셔서 막으셨다고 말씀합니다. 이후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의 궁색한 변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라를 돌려보낼 뿐만 아니라, 양과 소와 노비를 함께 보내고, 아브라함이 원하는 땅에서 계속 거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비록 모르고 사라를 취하려고 했지만, 그 일에 대하여 은 천개를 주어 그녀의 부끄러움을 보상해 주었습니다.
이런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복은 사람의 자격, 조건, 행위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과 신실하심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선지자 아브라함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을 꾸짖으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선지자다,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해야 네가 살 수 있다.” 여기에서 ‘선지자’라는 단어가 가장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17절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자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여 생산케 하셨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라의 일로 아비멜렉의 집 모든 태를 닫으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 비록 아브라함은 연약하고 실수하였지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처음 약속하신대로 복의 근원이 되게 하셔서, 아브라함을 축복하는 자에게 복을 주시고, 저주하는 자에게 저주하신다는 말씀을 이루십니다. 우리는 연약하지만 하나님은 신실하셔서 우리의 구원을 끝까지 이루십니다. 둘째, 우리는 아브라함이 미약하나마 중보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봅니다. 모든 사람은 중보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브라함보다 더 나은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기도를 들으시고 아비멜렉을 살게 하셨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해서는 얼마나 큰 생명과 복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브라함보다 위대한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는 죄사함과 영생을 얻었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왕이시고, 온 세상을 통치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이 두려워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잘못을 저지르지 마십시오. 세상의 모든 왕들과 권세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당당하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갑시다. 그리스도 안에서 왕으로, 선지자로, 제사장으로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답게 세상을 위해 기도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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