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교회를 하나되게 하시는 하나님
창세기 43장은 두 장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기근이 심한 가나안 땅에서 먹을 음식이 없어 염려하며 대책을 강구하는 야곱의 가족들의 모습입니다(1-15절). 다음은 곡식이 풍부한 애굽에서 요셉이 대접하는 만찬을 즐겁게 먹는 야곱의 아들들의 모습입니다(16-34절). 본문에서 야곱은 이스라엘이란 이름으로 언급되는데요. 본문이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 들어가 번성하게 되는 배경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장면을 이끌어 가는 인물은 유다입니다. 애굽에서 가져온 곡식이 떨어지자 야곱은 다시 양식을 구해오라고 합니다. 그러자 유다가 말합니다. 베냐민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애굽에 갈 수 없다고요. 그리고 야곱을 설득합니다. 베냐민을 나와 함께 보내셔야 우리 가족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삼아 책임지고 베냐민을 데려오겠다고 맹세합니다. 야곱이 베냐민의 안위만 생각할 때 유다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언약 백성의 생명과 삶을 지키겠다고 말합니다. 나중에 야곱은 유다가 형제들의 찬송이 되고, 모든 백성이 복종하는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축복합니다. 유다는 이때부터 언약 백성의 리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다의 말을 듣고 야곱은 베냐민과 보내는 것을 허락합니다. 가나안 땅의 좋은 것들을 예물로 챙겨주고 지난 번에 돌려준 돈까지 포함하여 두 배의 돈을 가져가게 합니다. 야곱의 말 중에서 14절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전능하신 하나님’(엘 샤다이)이란 말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실 때(창 17:1),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이름입니다. 큰 위기의 순가에 야곱은 다시 한 번 언약의 하나님을 기억했습니다. 언약의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전능하신 손길로 신실하게 인도하셨음을 기억하고, 자신과 베냐민과 온 가족의 생명을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의탁합니다.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라는 말은 그동안 붙잡고 있었던 인간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모든 베냐민을 포함하여 정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겠다는 고백입니다.
두번째 장면을 이끌어 가는 인물은 요셉입니다. 요셉은 형들이 베냐민과 함께 온 것을 보고,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성대하게 대접합니다. 갑자기 요셉의 집으로 인도를 받는 형제들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요. 지난 번에 곡식 자루에 들었던 돈이 생각나서, 요셉의 청지기에게 그 일에 대하여 변명합니다. 그러자 청지기는 안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그 재물은 너희의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주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므온도 풀려나게 됩니다.
요셉이 들어오자 형제들은 요셉에게 예물을 드리며 땅에 엎드려 절합니다. 요셉이 아버지의 안부를 묻자, ‘주의 종 우리 아버지’가 평안하다고 답합니다. 이렇게 요셉의 꿈이 성취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꿈의 의미는 요셉이 왕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해 요셉을 직분자로 세우셨다는 의미이지요. 요셉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냐민으로 인해 마음이 타는듯 하였지만, 정을 억제하고 형제들을 대합니다. 아직 확인해야 할 것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은 자신의 자리가 나이 순서대로 배열된 것을 이상히 여겼지만, 베냐민에게 다섯 배나 더 많은 음식을 준 것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모든 형제들이 요셉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합니다.
이렇게 본문은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조상들이 한 식탁에서 즐겁게 교제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교회를 잘 보여주지요. 야곱의 아들들은 그동안 시기와 미움으로 갈등하고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제대로 이루어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요셉을 직분자로 세우셔서 상처 입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치료하시고 회복시켜 가십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이지요. 하나님과 원수이고,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는 우리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부르셔서 주님께서 베푸시는 영적인 식탁에서 함께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게 하셨습니다. 오늘도 교회를 통해, 세우신 직분자들을 통해 영혼의 양식인 말씀을 풍성히 베푸시고, 말씀으로 하나되고 즐거워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풍성히 누리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Commen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