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언약궤와 속죄소
브살렐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언약궤와 속죄소를 만듭니다. 언약궤와 속죄소는 성막 안에서도 가장 거룩한 곳인 휘장 안쪽 지성소에 보관됩니다. 이 상자를 언약궤라 부르는 이유는 그 안에 들어가는 물건이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의 두 돌판이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이 새겨진 두 돌판이 하나님의 보좌 아래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돌판에 새겨진 율법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스리시고 심판하신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 사실은 우리와 같은 죄인들에게는 너무나도 불행한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 불행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언약궤를 덮은 뚜껑의 이름은 속죄소입니다. 속죄소의 양 끝에는 서로 마주보는 천사의 형상이 서 있습니다. 구약성경은 ‘그룹들 사이에 혹은 위에 계시는 하나님’이라는 말로 하나님의 임재를 표현합니다(왕하 19:15; 시 80:1; 삼하 6:2). 이 속죄소는 성막에 임재하시는 하나님께서 좌정하시는 보좌인 것이지요. 1년에 한 번 속죄일에 대제사장은 지성소로 들어와 수송아지와 염소의 피를 속죄소 위에 뿌립니다. 이렇게 희생제물의 피가 뿌려진 속죄소가 율법의 돌판이 있는 궤를 덮고 있습니다. 율법대로 판단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지만, 우리를 대신하여 죽은 희생제물의 피가 묻은 속죄소가 율법의 저주와 진노를 덮었고, 이 희생제물의 피에 근거하여 하나님은 죄인을 용서하시고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래서 속죄소를 다른 말로 시은소(은혜를 베푸시는 자리)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언약궤와 속죄소는 율법에 따라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공의와 동시에 용서하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자비를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이보다 더 선명하게 나타났던 곳이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인해 우리의 모든 죄가 사함받았고,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진설병 상, 등잔대, 분향단
지성소의 휘장 밖 성소에는 세 가지 기구가 있어야 했습니다. 진설병 상과 등잔대, 분향단이 그것입니다. 이것들도 브살렐에 의해 하나님의 말씀하신 대로 만들어집니다.
진설병 : 진설병이라 번역된 원어의 의미는 “얼굴 앞의 떡”입니다.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앞에서 함께 먹고 교제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래서 진설병에는 ‘언약의 잔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에서 진설병 상의 배경이 되는 출애굽기 24:8-11을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십니다. 모세가 언약의 피를 뿌린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그분이 흘리실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로 새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새 언약의 만찬을 먹고 마셨습니다(마 26:28-29). 그때 예수님께서는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먹고 마시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다시 오실 때 새로운 언약의 잔치가 있을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등잔대 : 등잔대(메노라)는 나무의 모양으로 만들어져고, 그 용도는 빛을 비추는 것입니다. 등잔대의 빛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합니다. 진설병 상 위에 진열된 12개의 떡은 이스라엘 열 두 지파를 의미하지요. 이렇게 꺼지지 않는 등잔대의 빛이 앞에 있는 열 두 개의 진설병을 비취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임재의 빛 아래 거하며 언약의 복을 영원히 누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분향단 : 등잔대의 불이 항상 켜져 있었던 것처럼, 분향단에서는 항상 향이 피워졌습니다. 성막 안은 향과 연기로 가득하였을 것입니다. 이 향과 연기는 ‘성도의 기도’를 의미합니다(시 141:2, 계 5:8). 향과 연기가 휘장 사이로 들어가 지성소를 채웠던 것처럼, 성도의 기도는 하나님의 보좌에까지 이릅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분향단이 속죄일에 대제사장에 의해 피로 속죄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흘리신 보혈의 공로로 인해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그리스도 안에서 기쁘게 들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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