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네 번째 제사 : 속죄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는 방법으로 ‘제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5가지의 제사를 가르쳐 주셨는데요. 모든 제사는 기본적으로 속죄의 기능을 하면서 각 제사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습니다. 네 번째로 말씀해주신 제사는 속죄제인데요. 모든 제사가 기본적으로 속죄의 기능이 있다면, 왜 이 제사를 유독 속죄제라고 말한 것일까요? 이 제사의 명칭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이 ‘속죄제’보다 ‘정결제’라고 번역하는 것이 그 의미를 더 잘 드러내준다고 말합니다. 속죄의 기능 중 특별히 죄로 인한 오염을 피로 씻어 정결하게 하는 것이 이 제사의 두드러진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속죄제의 두드러진 특징은 피의 사용에 있습니다. 번제에서는 피를 번제단에 바르고 쏟는 것이 전부인데, 속죄제는 제물의 피를 찍어서 뿌리고 바르고 쏟는 세 가지 절차로 진행됩니다. 대속죄일에 관해 말하는 16장에서는 피를 뿌리는 일이 정결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16:19). 즉 속죄제는 죄란 더러운 것이고, 오염시키는 전염성 및 주변으로 미치는 파급력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더러운 우리의 죄, 또 우리의 죄로 더럽혀진 것이 정결하게 씻겨져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오늘 속죄제에 대한 말씀을 보면 또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사에 대해 설명할 때는 제물의 종류에 따라 설명하였다면, 속죄제는 제사를 드리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제사가 어떻게 드려져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3절은 기름부음을 받은 제사장이 범죄했을 때, 13절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범죄했을 때, 22절은 족장이 범죄했을 때, 27절에서는 일반백성이 죄를 지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합니다. 이때 신분에 따라 제물이 달라지고, 제물의 피를 뿌리고 바르는 장소가 달라집니다.
제사장(아마도 대제사장인 것 같은데요)이 범죄한 경우, 수송아지를 제물로 드리고, 그 피를 성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지성소 앞 휘장 혹은 휘장 앞에 7번 뿌리고, 성소의 향단 뿔에 피를 바르고, 번제단 아래 피를 부었습니다. 이스라엘 온 회중이 지은 죄도 동일합니다. 백성들의 지도자, 족장이 범죄하였을 때는 수염소를 제물로 바치는데요, 성소로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피를 번제단 뿔에 바르고, 번제단 아래 쏟았습니다. 백성 개인의 범죄는 암염소를 제물로 하되 역시 성소에 들어가지 않고 번제단에서만 처리했습니다.
신분에 따라 제물이 다르고 처리 방법이 다른 이유는 신분에 따라 죄의 비중, 특별히 죄의 전염성과 파급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소 안까지 들어가는 (대)제사장의 죄는 성소 안까지 오염시킵니다. 일반백성들과 지도자들은 성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에 성소 안을 오염시키지 않았습니다. 즉 죄에는 오염시키는 파급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죄의 파급력은 신분에 따라 달랐습니다. 도둑질을 해도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과 힘없는 일반인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죄의 영향력과 파급력도 그와 같습니다. 특별히 직분자는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파급력도 큽니다. 예컨대 잘 알려진 유명한 대형교회 목사의 범죄와 알려지지 않은 작은 교회 목사의 범죄, 그리고 일반성도의 범죄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력에 차이가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시냇물이 오염되면 그 시냇물만 오염되지만, 강물이 오염되면 강물에 속한 모든 시냇물도 오염이 되는 것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제사장의 죄와 이스라엘 온 회중의 죄는 무게나 파급력이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제사장의 죄는 이스라엘 온 회중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에 적용한다면 목회자의 죄는 회중 전체의 죄와 무게 및 파급력이 같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직분자의 사명이 얼마나 무겁고 막중한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직분자입니다. 따라서 신자의 범죄는 신앙이 없는 세상 사람들의 범죄보다 큰 무게와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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