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인구조사를 명령하신 이유
민수기 1-10장은 모세오경의 중심에 있는 ‘시내산 이야기’(출 19 ~ 민 10)의 결론 부분입니다.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하나님께서 거하시기 위해 성막을 짓고, 성막에 계신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레위기의 율법을 받았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을 떠나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으로 가야 합니다. 민수기 1-10장은 가나안 땅으로 가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말씀하십니다. 인구조사를 명령하셨는데요. 단순한 인구조사가 아니라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20대 이상의 남자 수를 계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군인의 수를 파악하라는 것이지요. 이 일을 돕기 위해 지파별로 지휘관을 세우는데요. 하나님께서 직접 택하시고 임명하십니다. 모세와 아론은 즉시 그들을 불러와서 온 회중을 모으고 계수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그 날 즉시 순종합니다. 지파별로 계수한 결과를 보면 이스라엘의 군대는 60만 명에 이르는 대군이었습니다. 다만 이 조사에서 레위 지파는 제외되었는데요. 레위 지파는 성막을 관리하고 운반하고 봉사하는 직무를 위해 징집 대상에서 면제되었습니다.
민수기 1장의 인구조사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이 인구조사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면서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밤 하늘의 별처럼, 해변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많은 후손들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브라함이 100세가 되었을 때 아들 하나를 얻었고, 야곱의 가족이 애굽에 들어갈 때는 70명에 불과했지요. 하지만 애굽에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번성하게 하셨고, 그 결과 20세 이상의 싸울 수 있는 남자만 60만 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전체 인구는 200만 명이 넘었겠지요. 가나안 땅에 들어갈 준비를 할 때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인구조사를 통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을 반드시 지키십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또 하나의 약속은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것인데요.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신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 또한 반드시 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인구조사는 하나님의 신실한 은혜를 알게 하는 동시에 아직 남아 있는 약속도 반드시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소망을 확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인구조사의 대상이 싸울 수 있는 군인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요. 이스라엘은 곧 하나님의 군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광야을 지나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여정은 관광 여행이 아니라 군대의 행군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적들이 출몰하고 방해하면 싸워서 이기며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군대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순간 우리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군인의 특징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지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고 명령대로 하는게 군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은 또한 매일이 전투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죄와 싸우고, 세상의 유혹과 가치관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으면 삶이 넉넉해지고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고통스러워지는게 정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징집에서 면제된 레위지파의 경우는 더 중요한 임무가 있었습니다. 레위지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성막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허락되지 않은 외인이 함부로 성막으로 다가오면 죽이라고 하셨습니다(51절). 그것은 성막을 보호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거룩하신 하나님이 계신 성막에 함부로 들어와 하나님의 진노가 온 회중에게 미치지 않도록, 이스라엘 온 회중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53절). 레위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구별된 것입니다.
군인으로 부름을 받은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충성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인정하며,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신실하게 약속을 지키실 것이라는 것을 신뢰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충성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과 장래의 소망 가운데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의 군사로 부름을 받은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군인에게 필요한 또 한 가지 덕목은 ‘인내’입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믿음의 인내하며 믿음의 싸움을 끝까지 싸워나가야 합니다. 기억할 것은 이 전쟁은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지만, 이미 승리가 결정된 싸움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대장이신 예수님께서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는 복된 소망과 승리의 기쁨을 바라보며, 오늘도 그리스도의 충성된 군사로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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