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특별한 중보자
광야 여행의 첫 걸음부터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이 있었는데요. 좋지 않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민수기 12장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특별한 직분과 권위를 가진 사람들의 시기심에 대해 말해 줍니다.
모세의 형제들인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를 찾아와 비난합니다. 비난의 이유는 모세가 구스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입니다. 구스는 이디오피아 지역을 가리키는데요.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나온 여러 족속 중에 구스 여성이 있었고, 아마도 모세는 첫 번째 아내인 십보라와 사별 후 이 구스 여성과 결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 아내였던 십보라도 미디안 사람이었지요.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세가 바로를 피해 미디안 땅에 살던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이스라엘 여성과 결혼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방 여인과 결혼하냐는 것이 아론과 미리암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방인도 얼마든지 언약 백성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었습니다.
사실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를 비난한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요. 2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시지 않고 우리와도 말씀하시지 않았느냐”라고 합니다. 무슨 말일까요? 모세만 이스라엘의 특별한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도 모세와 다를 바 없는 지도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던 것이, 아론은 이스라엘에서 유일하게 지성소까지 들어갈 수 있는 대제사장이었고, 미리암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전하는 여선지자였기 때문입니다. 즉 지금 아론과 미리암은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비난을 들었을 때 모세는 어떻게 반응하였을까요? 화를 내며 권위적으로 제압하려 할 수도 있었고, 방어적으로 변명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일체의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3절은 이러한 모세의 태도를 ‘온유함’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온유함이란 단순히 부드럽고 온순한 성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온유함이란 무고하게 비난과 공격을 당할 때 화를 내거나 반박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나의 억울함을 풀어 주실 것이라고 신뢰하며 하나님께 맡기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즉 억울함이나 원한이 있을 때, 직접 갚으려 하지 않고 선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맡기는 태도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마음이 온유하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비난과 모욕을 부당하게 받으셨지만, 직접 변명하거나 반박하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묵묵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미리암의 비난에 어떻게 반응하셨을까요? 2절 후반부에 보면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에게 하는 말을 하나님이 들으셨다고 합니다. 이어지는 하나님의 반응을 예상하게 하지요. 4절부터 하나님의 반응이 나오는데요, 하나님께서 갑자기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을 회막으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강림하셔서 아론과 미리암을 불러 책망하십니다. 그리고 모세의 독특한 권위와 지위를 하나님께 인정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는 꿈이나 이상으로 말씀하시지만, 모세에게는 그렇게 은밀하게 말씀하시지 않고 대면하여 명백히 말씀하신다고 하십니다. 또 하나님의 집에 많은 종들이 있지만, 모세는 하나님의 온 집을 맡아 충성하는 종이라고 하십니다. 예컨대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 있을 때 보디발이 아내를 제외한 집의 모든 소유를 요셉에게 맡긴 것처럼, 모세에게 이스라엘을 맡기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세에게 도전한 것은 곧 하나님께 도전한 것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진노하시고 떠나시지요. 그 결과 미리암은 문둥병에 걸립니다. 그 모습을 본 아론이 모세에게 간청합니다.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 친히 하나님께 기도하지 못하고 모세를 통해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특별한 지위를 알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론의 간청을 듣고 모세가 하나님께 기도하였고, 하나님께서 모세의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모세의 지위를 확증해 주십니다.
오늘 본문은 모세의 특별한 지위와 권위에 대해 말해줍니다. 그리고 모세의 특별한 지위는 장차 예수님이 이루실 특별한 중보자의 지위를 예표합니다. 이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성경이 히브리서 3장인데요. 우리의 믿는 도리의 사도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고 말씀하면서, 모세와 예수님을 비교합니다. 예수님은 모세와 같이 하나님의 온 집에 충성하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모세보다 더욱 영광을 받으실 만한 분이신데요. 모세는 종으로서 충성하였다면 예수님은 아들로서 충성하셨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아론과 미리암보다 우월한 종이었지만, 아들이신 예수님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큽니다. 우리의 진정한 중보자는 오직 예수님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유일한 중보자 예수님을 믿지 않고 대적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믿고 순종하는 자는 구원과 하늘의 모든 좋은 복을 받습니다. 우리의 믿는 도리의 사도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깊이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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