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그 은혜가 내게 족하네
신명기 3장 1-11절은 바산 왕 옥과 싸워 물리친 이야기입니다. 앞서 헤스본 왕 시혼의 경우와 비슷한 상황입니다(2:26-37). 바산은 요단 강 북동쪽 지역으로 기름지고 목초지가 풍부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인구가 많고 도시화, 요새화되어 있는 견고한 성읍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견고한 성과 강한 힘을 가진 거인(11절)이 있다 하더라도 이스라엘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바산 왕 옥과 그 모든 백성을 이스라엘의 손에 붙이셨기”(3절)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땅을 주셨지만, 그 땅은 우리가 힘써 싸워서 얻어야 하는 땅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교회, 직장, 학교, 가정 등)도 그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일과 직분을 통해 계획하신 것들을 우리가 노력하여 이루게 하십니다.
12-22절은 요단 강 동쪽 지파들의 정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에게 분배된 기업의 구역이 소개됩니다12-17절). 그들은 이미 적들을 물리쳤고, 땅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요단 동편을 그들에게 선물로 주셔서 기업이 되게 하신 것처럼, 요단 서편 땅도 이스라엘에게 기업으로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형제들과 함께 하나님이 주실 기업을 얻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그 땅을 정복하고 기업으로 분배받는 날, 곧 요단 서편 지역에 하나님께서 ‘안식’을 주실 때 비로소 이 싸움은 끝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지파에게 땅을 선물로 주실 것이고, 따라서 모든 지파는 하나님이 모두에게 주신 땅을 차지하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합니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은 이후 역사에서도 잘 나타나는데요. 큰 싸움이 있을 때 모든 지파가 함께 힘을 모아 싸우고,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 지파는 비난을 받게 됩니다.
21-22절에서 모세는 후계자 여호수아를 격려합니다. 하나님께서 헤스본과 바산의 두 왕을 물리치고 그 땅을 주신 것처럼 요단 서편에서도 하나님께서 땅을 정복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호수아를 격려한 후에 이어지는 내용은 조금 슬픕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자신도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실 아름다운 땅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거절하셨지요.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26절)고 하십니다. 매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충분하다고 말씀하셨다면, 그것은 정말로 충분한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모세에게 맡겨주신 일이고,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역할은 여호수아에게 주신 일입니다. 따라서 지금 모세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 보채는 것이 아니라 여호수아를 격려하고 백성들을 교훈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세가 마지막 사명을 잘 감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신명기의 말씀이 모세의 마지막 사역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족하다고 하신 것에 만족하고, 오늘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일에 충성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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