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그에게 줄지니라
신명기 15장 1-11절은 면제년에 관한 말씀입니다. 제칠년을 면제년이라고 하는데요. 출애굽기 23:10-11에 의하면 제칠년은 안식년입니다. 육년 동안 땅에 파종하고 소산을 거둔 후 제칠년에는 묵여 두어서 백성의 가난한 자로 먹게 하고, 또 남은 것은 들짐승들이 먹게 하셨습니다. 안식년을 명하신 의도는 땅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가난한 백성들을 위함입니다. 모세는 이러한 의도를 더욱 강조합니다. 제칠년은 단순히 땅을 경작의 짐으로부터 안식하게 하는 해가 아니라, 가난과 부채의 짐에 눌려 허덕이는 백성들을 안식하게 하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웃과 형제가 진 빚을 면제해주고, 가난한 형제에게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넉넉히 베풀라고 말씀하십니다. 3절에서 이방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을 구분하여 대한 것은 지금 언급되는 채무 관계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땅, 곧 기업에 관한 것으로, 이스라엘 가운데 임시적으로 체류하는 이방인들과의 거래와 구분하여 취급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복을 받고, 적어도 이스라엘 백성 중에는 가난한 자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돌보고, 가난한 형제에게 넉넉하게 베풀어 주는 것은 함께 가난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나님의 복을 누리며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매우 이상적이지요. 현실은 어떻습니까? 11절이 말해줍니다.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하고, 가난한 자에게 강퍅한 마음, 아까워하는 마음을 품는 사람들이 항상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더욱 강조합니다. ‘반드시’(8, 10, 11절) 가난한 형제와 이웃에게 손을 펴서 구제해야 합니다.
12-18절은 다시 제칠년을 해방의 해라고 말씀합니다. 물론 이때의 제칠년은 종이 주인을 섬긴지 칠년이 되는 해이기에 1절에서 언급된 제칠년과 일치하는 해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정신은 분명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가난에 묶여 있는 사람들을 빚에서 면제하는 것과 종으로 매인 사람들을 해방하는 것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은 자유롭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한 가지 예외는 종이 주인과 주인의 집을 사랑하여 영원히 종으로 섬기길 원할 때인데요. 사실 이것도 예외가 아닌 것은 그가 스스로 원하여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였을 때에만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육년을 섬긴 종에게 자유를 줄 때 주인은 인색하게 빈손으로 보내지 말고, 풍성하게 주어 보내라고 합니다. 얼만큼 풍성하게 주어야 하냐면, 하나님께서 복 주신 만큼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복은 무엇입니까? 애굽에서 종되었던 자들을 자유롭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셔서 이토록 풍성하게 베푸신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까운 마음이 든다면 계산을 해보라고 합니다. 출퇴근하며 일하는 품꾼과 달리 종은 주인의 집에서 먹고 살면서 품꾼보다 배나 많은 일을 합니다. 그러니 전별금을 후하게 챙겨 주어도 결코 손해본 것이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범사에 복을 주겠다고 약속하셨으니 훨씬 이익입니다.
19-23절은 처음 난 것의 새끼는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칠년에 가난한 자들은 무거운 빚에서 면제되고, 육년 동안 섬긴 종들이 제칠년에 자유게 되고, 처음 태어난 짐승의 새끼들은 부림을 받고 털을 깍이는 일에서 면제되고, 자유롭게 됩니다. 초태생은 흠이 없는 것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에서 온 가족이 함께 먹었고, 흠이 있는 것은 성중에서 부정한 자와 정한 자가 함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출애굽기에서 초태생 규례는 유월절 규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나타나는데요. 이어지는 16장도 유월절 규례를 다룹니다. 초태생과 유월절 규례는 이스라엘의 장자들이 출애굽의 밤에 살아남은 것, 곧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기념과 감사를 담고 있습니다. 초태생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리고, 그것으로 온 가족, 온 성읍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풍성한 잔치로 나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복과 자유와 구원을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억하며, 하나님께서 베푸신 것처럼 이웃에게 베풀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렇게 할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주신 복을 더욱 풍성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베푸신 놀라운 은혜와 사랑을 받은 우리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소유하거나 붙들려는 생각에 유혹되어서는 안 되며, 먼저 어려움을 당하는 형제와 이웃들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언제든지 내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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