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17) 보복하지 말라는 계명의 의미
마태복음 5:38-42
오늘 본문은 보복하지 말라는 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38절은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라고 말합니다. 소위 “동해보복법”이라고 말하는 계명입니다(출 21:23-25; 레 24:19-20; 신 19:21). 피해자가 해를 당한 만큼 가해자가 처벌 받아야 한다는 계명이지요. 우리는 이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서 사람을 크게 다치게 만든 사람이 벌금형을 받았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이것이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가 행한 잘못과 그가 입힌 피해에 비해 그는 너무 적은 처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지요. 너무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것도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가 행한 잘못과 그가 입힌 피해에 비해 너무 가혹한 처벌이기 때문입니다. 동해보복법은 잘못을 한 사람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정의로운 것입니다.
이 계명은 정당한 보복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데요. 예수님께서는 보복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하십니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본래 이 계명은 개인의 복수를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재판관의 공정한 판결을 위해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무엇인지는 피해자나 어떤 개인이 사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적으로 이 직무를 맡은 재판관이 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동해보복법은 개인의 지나친 복수를 억제하고, 율법에 따라 재판관이 공정하게 판결할 것을 요구하는 계명입니다. 하지만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이 계명을 개인적 복수를 정당화하는데 사용했고, 예수님은 그것을 반대하시며 이 계명의 본래 의미, 곧 사적인 복수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39절)는 말씀에서 잘 나타납니다.
39-42절은 이 말씀의 구체적인 설명입니다. 누가 나의 오른뺨을 때렸습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동해보복법을 말하면서 “너도 그의 오른뺨을 때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시는 정도를 넘어 왼쪽 뺨도 돌려 대라고 하십니다. 나머지 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부당한 일을 행하고, 부당한 요구를 할 때 그런 일들을 기꺼이 용납하라고 하십니다. 물론 성도도 부당하게 폭력과 경제적 피해를 당할 때 법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그보다 더 높은 차원에 관한 것입니다. 즉 이 말씀은 이 땅에서 악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성도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데요. 간단히 말해 악한 자들과 동일하게 악을 행하는 자로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로마서 12:17-21에서 사도바울이 잘 설명해 줍니다. 조금 길지만 말씀을 인용하겠습니다.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예수님께서는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선한 일을 도모하라고 하십니다. 즉 저 사람이 너를 때렸다고 너도 앙심을 품고 때리지 말고, 용서하고 너그럽게 대하라는 것입니다. 죄악을 용납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장 의로운 재판장이신 하나님께서 친히 심판하실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따라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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