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26) 기도에 관한 교훈(6)
마태복음 6:9-13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의 두 번째 간구는 “나라가 임하옵시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의 왕국(Kingdom)이 임하옵시며”입니다. 보통 국가의 세 요소로 국민, 영토, 주권을 말하는데요. 성경이 하나님의 왕국을 말할 때 강조하는 것은 왕이신 하나님의 주권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곧 하나님의 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가 임하옵소서”라는 기도는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길 원합니다”라는 기도입니다.
당시 유대인들도 “하나님 나라가 임하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의미는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흩어져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 주십시오”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는 단순히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주권을 회복하는 것 정도가 아닙니다. 아담의 범죄로 인해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되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는 인간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와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말의 기본적인 의미는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권이 사람을 통해 나타내셨다는 말입니다. 고대 근동의 왕들은 자신의 형상을 만들어 영토 곳곳에 두어서 자신의 통치권을 알렸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의 통치를 이 땅에 실현시키기 위한 존재로 창조된 것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통치를 대리하여 다스리는 왕으로 창조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담은 하나님의 다스림을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뱀의 꾐에 넘어가 스스로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여 하나님께 반역하였습니다. 왕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세상을 다스려야 할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자기가 왕이 되어 자기 마음대로 살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담은 하나님과 같이 되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담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되었고, 하나님과 누리던 사랑과 신뢰의 관계는 깨어졌고, 반역자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아담은 왕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고 사탄의 말에 순종함으로 사탄의 종이 되어버렸지요.
아담의 타락 이후 모든 사람은 아담과 같이 스스로 왕이라 생각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왕인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요? 그 나라에는 높아지려는 사람만 있고 낮아지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신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려하는 사람만 있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섬김을 받으려는 사람만 있고 섬기려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이용만 하는 나라,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의 나라, 그곳이 바로 지옥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억제하시고 보존하시는 은혜를 거두셨다면 이 땅은 이미 지옥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간구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곳입니까?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가 다시 실현되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를 임하게 하시려고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반역자들의 죄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진노의 형벌을 받으셔서 반역자인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용서받고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임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는 ‘아직’ 완전히 임하진 않았습니다.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통치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는 우리는 그 나라를 구하며 기도합니다.
그 나라는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낮아지셔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심으로 세운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천국)은 완전한 사랑의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간구하는 우리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사랑하고 섬김으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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