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잘 읽고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말씀과 해설을 읽습니다.
다윗, 하나님께 피하다
사무엘상 19장은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하는 이야기입니다. 은밀한 계략으로 다윗을 죽이려 했던 사울은 이제 요나단과 모든 신하들에게 다윗을 죽이라고 공개적으로 명령합니다. 사울의 말을 들은 요나단은 먼저 다윗에게 이 사실을 말하여 은밀한 곳에 숨게 합니다. 그리고 사울에게 나아가 다윗을 죽이지 말라고 설득합니다. 요나단의 이러한 행동은 매우 신앙적이고 지혜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다윗을 기뻐하여 다윗의 생명을 구하려 하였고, 동시에 사랑하는 아버지가 범죄하지 않도록 설득하였습니다. 요나단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평생 다윗이 왕이 되는 것을 지지합니다. 동시에 요나단은 평생 아버지 사울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곳이 하나님께서 요나단에게 허락하신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요나단은 열등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불안과 고독 속에서 살았던 사울의 곁에서 한 순간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신앙을 핑계로 아버지를 포기하고 떠나지 않았습니다. 동일한 신앙의 중심을 소유하였다고 해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도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누군가는 왕이 되어 다스리고, 동일한 하나님의 뜻을 따라 누군가는 악신에 들린 아버지의 곁에서 기도하며 섬깁니다. 왕이 되는 것만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아버지의 곁에서 의미없이 인생을 소모하고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도, 겸손히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리에서 섬기는 요나단의 삶은 하나님 앞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삶이었습니다.
사울은 요나단의 설득으로 다윗을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합니다. 그러나 다윗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크게 승리하여 공을 세우자 사울은 이내 열등감과 질투심에 사로잡혀 다윗을 죽이려 합니다. 다윗은 가까스로 사울을 피해 집으로 도망하였지만, 사울이 보낸 사람들이 다윗을 죽이려고 그의 집을 포위합니다. 이번에는 사울의 딸이자 다윗의 아내인 미갈의 도움으로 다윗은 다시 한 번 사울을 피해 도망하게 됩니다. 다윗은 사무엘이 있는 라마로 갔는데요. 라마는 기브아에서 가깝고 사람들도 많이 왕래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 피하고 숨기에 좋은 곳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사무엘에게 피한 이유는 지금 다윗의 가장 간절한 소원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안전한 곳으로 피해 생명을 보존하는 것보다 다윗에게 더 중요했던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이 일들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위해, 사울을 위해, 이스라엘을 위해 충성하였고, 사울에게 죽임을 당해야 할만한 죄나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선지자 사무엘, 곧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 곳으로 피한 것입니다. 거기서 사무엘이 다윗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는지 본문은 침묵합니다. 저는 그것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지만 각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특수하고 개별적이라는 것입니다.
다윗이 라마에 있다는 말이 사울의 귀에 들어갑니다. 사울은 다윗을 잡기 위해 사람들을 보냅니다. 그들이 사무엘 앞에 섰을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요. 하나님의 신이 임해 예언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다윗을 잡으라고 보낸 사람들이 예언만 하고 돌아오는 일이 세 번이나 반복되자 사울이 직접 나섭니다. 그리고 사울 역시 동일한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10장에서 사울은 하나님이 왕으로 세우신 것에 대한 표징으로 예언을 하였는데요, 본문에서는 하나님이 세우신 왕을 대적하다가 예언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옷을 벗지요. 옷은 신분을 상징합니다. 사울의 행동은 사울 스스로 왕의 직분을 벗어 버렸음을 보여줍니다.
다윗과 같이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겪을 때, 선한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합시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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