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잘 읽고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말씀과 해설을 읽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행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예루살렘을 왕도로 삼고 위협을 물리친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하나님의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궤는 하나님께서 임재하여 앉으시는 보좌입니다. 그래서 이 궤는 그룹들 사이에 좌정하신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일컬어집니다(2절). 이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오는 의도는 분명합니다. 이스라엘의 진짜 왕이신 하나님께서 이 백성을 다스려 주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 궤는 대략 50년 동안 바알레유다(기럇여아림)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잊힌 채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사울의 시대는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지 않았던 시대였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통치와 예배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가장 먼저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오기로 합니다. 이 일을 위해 다윗은 힘과 정성을 다해 준비합니다. 삼만 명의 백성들이 동원되었고, 궤를 운반할 ‘새 수레’도 제작하였습니다. 여러 다양한 악기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되도록 준비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선한 마음과 정성, 열정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언약궤를 새 수레에 싣고 내려올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들이 놀라서 뛰었습니다. 곁에 있던 아비나답의 아들 웃사가 하나님의 궤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았지요. 그런데 그 이유로 웃가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웃사의 잘못으로 인해 진노하여 치셨다고 말합니다. 웃사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요? 그리고 설령 잘못이 있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하셔야 했을까요? 좋은 날이고 좋은 의도로 그렇게 하였으니 좋게 넘어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이것은 다윗의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하셨는지 이해할 수 없어 화가 났고, 동시에 두려웠습니다.
웃사의 잘못이 무엇이길래 하나님께서 이렇게 진노하셨을까요? 웃사의 잘못은 언약궤를 손으로 잡은 것입니다. 율법에 따르면 언약궤는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운반할 때도 언약궤에 달린 고리에 채를 걸어서 제사장들이 직접 어깨에 메고 옮겨야 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웃사 뿐만 아니라 다윗도 잘못한 것이지요. 하지만 다윗과 웃사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윗은 이 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하기 위해 정성껏 준비했고, 웃사는 바로 옆에서 궤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 붙잡았을 것입니다. 이게 죽을 만큼 잘못한 것인가요? 다윗도 그런 마음에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의도가 선하고, 정성을 다해 노력하면 하나님도 기쁘게 받아 주셔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마치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어떤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의도가 좋고 정성이 담겨 있었도 그것은 하나님께 잘못한 일, 곧 죄가 됩니다. 더욱이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일을 행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91문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행에 대하여 잘 가르쳐 줍니다. “참된 믿음으로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서 그리고 그의 영광을 위하여 행한 것만을 선행이라 하며, 우리 자신의 생각이나 사람의 계명에 근거한 것은 선행이 아닙니다.”
다윗을 포함하여 모든 백성이 두려워하여 언약궤를 옮기지 못했고, 결국 언약궤는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이방인 출신이었던 오벧에돔이 하나님의 궤를 맡았을 때 하나님께서 그의 집에 풍성한 복을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선하시고 자기 백성에게 복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 기쁘고 복된 일입니다. 다윗이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언약궤를 옮깁니다(대상 15:2,15 참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니 걷는 발걸음마다 감사가 넘쳤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우리의 생각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참된 믿음으로 행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행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힘써 선을 행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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