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잘 읽고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말씀과 해설을 읽습니다.
공의와 사랑이 입맞출 때
압살롬이 이복형 암논을 살해한 후 외할아버지인 그술 왕 달매에게 도망한 지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요압은 다윗의 마음이 압살롬에게 향하는 줄 알았습니다(1절). ‘향하다’라고 번역된 단어는 ‘반대하다’라고 번역될 수도 있는데요. 다윗의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압살롬에 대한 애증이 공존했던 것이지요. 요압은 다윗의 복잡미묘한 이 마음을 알고 한 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드고아에 있는 한 슬기로운 여인을 데려와 해야 할 말과 행동을 가르쳐 줍니다. 요압의 각본과 연출에 따라 드고아 여인이 다윗에게 옵니다.
드고아 여인은 오랜 시간 애도하였던 모습으로, 상복을 입고 다윗에게 왔습니다. 자신은 오래 전 남편을 잃은 참 과부이고, 두 아들이 있는데 어느날 아무도 없는 들에서 형제가 싸우다가 형이 동생을 쳐서 죽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가까운 친족들이 찾아와서 동생을 죽인 형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의 죄대로 갚아주겠다는 것이지요. 7절은 그녀를 찾아온 친족들의 의도가 좋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사자’라는 말은 ‘대를 이을 아들’ 곧 상속자를 의미합니다. 그들은 이 가족의 기업을 이을 마지막 상속자를 죽여서 가문의 이름을 지워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동생을 죽인 형이 밉고 원망스럽지만, 동시에 기업을 잇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유일한 아들을 죽게 내버려 둘 수도 없습니다.
요압은 다윗의 심정을 이렇게 본 것입니다. 압살롬에 대한 다윗의 분노는 많이 풀어졌지만, 압살롬이 죽을 죄인이라는 사실은 여전했습니다. 압살롬에 대해서도 뜻을 정하지 못했던 다윗은 여인에게도 선뜻 답을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먼저 여인을 돌려보내고 이후에 너를 위해 판결을 내리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인은 끝내 다윗의 판결을 끌어냅니다. 여인의 말은 한 마디로 ‘판결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테니 왕은 우리 아들을 살려주십시오’였습니다. 다윗은 그 말을 들어줍니다. “네 아들의 머리가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결합니다(11절). 이렇게 다윗의 판결을 유도한 후에 여인은 비로소 하고 싶은 말을 꺼냅니다. 왕께서 이 사안을 이렇게 판결하셨는데, 왜 왕의 아들 압살롬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판결하지 않냐는 것입니다. 여인의 말은 다윗이 압살롬을 데려오지 않는 것은 결국 압살롬을 죽게 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살리길 원하시는 분이시고 그래서 왕도 이렇게 판결하셨으니 압살롬에게도 그 판결대로 행하라는 말이지요.
이제 다윗은 이 여인이 자신을 찾아온 목절을 알았습니다. 드고아 여인이 자신을 찾아와 이런 말을 할 이유가 없었지요. 그래서 다윗은 이 일이 요압에게서 나왔음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요압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요압이 이 일의 형편을 변하게 하려고 이렇게 하였습니다”(20절). “이제 압살롬을 데려오십시오”라는 말을 이렇게 하였습니다. 다윗은 요압의 뜻을 받아들여 압살롬을 데려오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여인에게 네 아들을 살려주겠다고 했을 때, 다윗은 압살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그와 같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압살롬이 돌아오면서 다윗 가정의 오랜 문제가 해결된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더 큰 사건의 서론에 불과했습니다. 다윗의 태도가 어느 정도 원인을 제공하였습니다. 다윗은 압살롬을 데려오게 한 후에, 압살롬에게는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하였스빈다. 용서를 받은 줄 알고 돌아왔는데, 자신을 맞이한 것은 차가운 거절감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윗과 압살롬은 화해하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다분히 형식적인 화해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무엘하 14장의 중요한 주제는 정의와 사랑의 조화입니다. 다윗은 정의롭지도 못했고, 사랑하지도 못했습니다. 죄인은 정의와 사랑 그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완전한 공의로 죄인을 판단하시고 완전한 사랑으로 용서하십니다. 이 일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다윗보다 크고 위대하신 그리스도께서 완전한 공의와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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