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잘 읽고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말씀과 해설을 읽습니다.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사무엘하 14장은 다윗과 압살롬이 화해의 입맞춤을 하는 모습은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화해는 아니었습니다. 다윗과 입을 맞춘 이후에 압살롬이 행한 일은 반역 준비였습니다. 압살롬은 자기를 위하여 마치 왕의 행렬에나 어울릴 만한 화려한 병거와 호위들을 준비하여서 성문으로 갑니다. 거기서 압살롬은 왕에게 재판을 청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을 불러 세웁니다. 압살롬은 그들의 사정에 공감해 주면서, 그러나 왕은 이런 재판에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공의롭게 재판해주겠다고 합니다. 압살롬은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6절). 그렇게 4년 동안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낸 후에 압살롬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이 있다며 헤브론에 가서 제사를 드리게 해달라고 다윗에게 요청합니다. 그러나 서원은 핑계였고 압살롬은 헤브론에서 반역을 일으켜 스스로 왕이 됩니다. 이때 다윗의 모사였던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편에 서고, 많은 백성들이 압살롬을 지지하였습니다.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 소식을 듣습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민심이 압살롬에게 돌아갔다는 보고를 받습니다. 그러자 다윗은 예루살렘에 함께 있는 신하들에게 도망가자고 말합니다. 다윗은 왜 이렇게 신속히 그리고 순순히 도망하기로 결정했을까요? 사실 예루살렘 성에서 버티는 것이 다윗에게 훨씬 유리했습니다. 예루살렘은 견고한 산성이었고, 다윗의 곁에는 여전히 충성스럽고 용맹한 장수와 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점을 다 포기하고 다윗이 예루살렘을 떠나 도망가기로 결정한 까닭은 압살롬의 반역을 하나님의 징계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압살롬과 맞서 싸우는 것은 곧 하나님의 징계에 맞서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쟁을 피해 떠남으로 하나님의 징계를 겸손히 받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30절을 보면 다윗이 머리를 가리고 울며 맨발로 떠나는 모습이 나옵니다. 회개하는 마음으로 도망가는 것입니다.
다윗의 피난 길에 많은 사람들이 동행했습니다. 다윗과 함께 하면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들을 돌려보내려 합니다. 먼저 블레셋에서 망명한 가드 사람 잇대와 그를 따르는 군대에게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들은 얼마 전에 블레셋에서 망명했기 때문에 압살롬은 그들을 다윗의 충신으로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잇대는 마치 룻이 나오미에게 했던 고백처럼(룻 1:16-17),여호와의 사심으로 맹세하며 살든지 죽든지 다윗과 함께 하겠다고 말합니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고난의 상황 속에서도 신실하게 곁에 남는 잇대와 그의 군대는 다윗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다윗을 따르는 사람들 중에는 제사장 사독과 아비아달, 언약궤를 메고 따라온 레위인들도 있었습니다. 다윗은 그들을 돌려보냅니다. 언약궤는 다윗의 정통성과 압살롬의 명분 없음을 증명해 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언약궤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면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만, 하나님이 자신을 기뻐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대로 행하시길 원한다고 고백합니다. 언약궤로 자신을 따르게 하지 않고, 자신이 여호와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말이지요. 악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나님도 이용하려 하지만, 신자는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구할 뿐입니다.
다윗은 뒤늦게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편에 섰다는 사실을 듣습니다. 아히도벨의 모략은 너무나도 뛰어난 것이기에 모두가 걱정했습니다. 다윗도 그의 모략을 어리석게 해주시길 기도합니다. 제사장과 언약궤를 돌려보내고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은 다윗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다윗은 제사장의 아들들을 일종의 첩보원으로 삼고, 자신의 친구인 후새도 압살롬에게 위장 투항하게 하여 아히도벨의 모략이 실패하게 하는 일을 하도록 부탁합니다. 이것은 다윗이 힘과 지혜를 다해 이 상황을 이겨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한편 우리의 지혜와 노력을 다하여 주어진 상황을 대처하는 모습에서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 10:16)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백성들을 세상에 보내시는 것을 이리 떼 가운데 양을 보내는 것과 같다고 하시며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악하고 교만하며, 속이고 배신하는 세상 속에서 성도는 순전한 신앙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동시에 힘과 지혜를 십분 발휘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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