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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Lee Juman

문답 성경공부 : 마태복음 2장

[질문1] 동방박사가 예수님께 세 가지 예물을 드렸는데, 그 예물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까요?


[답변1] 동방박사의 예물에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황금은 왕을, 유향은 신성을, 몰약은 고난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왕적 신분과 제사장의 역할과 십자가 죽음을 아우르는 예표라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 선물에 이런 상징적, 예표적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성경적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동방박사가 예수님께 나아와 예물을 드리는 장면은 열왕기상 10:1-10에서 스바 여왕이 금과 보석과 향품을 가져와 솔로몬을 찾아온 것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솔로몬이 예표하는 바대로 예수님은 열방의 경배를 받을 만한 왕으로 오셨다는 의미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요. 예물의 의미를 찾아본다면 이 견해는 보다 나은 해석이라고 생각됩니다.


[질문2] 헤롯의 영아 학살 기사(마 2:16)가 나오는데, 성경 외에 고증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을 하는 것은 자유롭게 믿는 친구들(아마도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 등을 믿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중에 이 기사는 마태가 예수님의 출생 이야기를 모세의 출생 이야기와 대조하여 말하려고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답변2] 성경을 제외하고 헤롯의 베들레헴 영아 학살 사건을 기록한 문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헤롯이 저지른 여러 살해 사건을 기록했던 1세기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의 책에도 베들레헴 영아 학살에 대한 기록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베들레헴 영아 학살이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외부의 문헌에 의해 입증되어야 성경의 역사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마태가 예수님의 출생 이야기와 모세의 출생 이야기를 대조하기 위해 없는 내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도 결국 추측일 것인데, 성경의 역사성을 지나치게 의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태가 헤롯의 영아 학살과 예수님이 애굽으로 피하셨던 일을 기억할 때, 모세가 애굽에서 겪은 일과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기에 당한 일을 떠올리며, 구약성경에 기록된 내용이 이처럼 성취되었음을 깨달았고, 그것을 기록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3] 헤롯이 베들레헴의 2세 미만 영아들을 학살한 사건에 관하여, 마태복음 2:17-18은 이것이 선지자 예레미야의 말씀(렘31:15), 곧 “라마에서 슬퍼하며 크게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으므로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도다”라는 말씀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3] 마태는 베들레헴 인근 지역에서 일어난 영아 학살을 라마에서 라헬이 애곡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예레미야 31:15의 성취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한 까닭은 첫째, 라마가 베들레헴 인근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라헬의 묘지도 베들레헴, 라마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자녀를 잃은 슬픔이라는 연관성 때문입니다. 물론 예레미야가 말하는 ‘라헬이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가는 것에 대한 슬픔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야곱)의 아내였던 라헬을 민족의 어머니로 표현한 것이지요. 마태는 베들레헴의 영아 학살을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됨과 연결하여, 베들레헴에서 일어난 이 일은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포로된 상태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말해줍니다. 이런 비극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종 노릇(포로 상태)하고 있을 때에도 일어났지요. 바로가 히브리인 중에 남자 아이들이 태어나면 죽이라고 명령하였습니다. 헤롯에 의해 영아들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베들레헴은 마치 애굽에 종노릇하는 이스라엘과 바벨론에 포로로 사로잡힌 이스라엘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셋째, 예레미야 본문의 인접 문맥과의 연관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 31:16-17을 보면, 여호와께서 라헬에게 울음을 멈추라고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최후의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 포로로 끌려가는 것은 슬프고 절망적이나 그래도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주실 것이기에 소망이 있습니다. 악한 왕 헤롯이 자신의 왕위에 대한 탐욕으로 어린 아이들을 학살하는 일은 너무나도 끔찍하고 슬픈 일입니다. 마귀와 죄의 포로된 세상의 모습이 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살리신 것처럼, 예수님이 그 학살을 피해 애굽으로 도망하게 하셨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이 세상의 죄악과 고통과 슬픔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궁극적인 소망이 있습니다.


[질문4] 세례 요한과 예수님이 6개월 차이로 알고 있는데, 대학살이 있었을 때 세례 요한은 어디로 피했나요? 관련 전승이 있나요?


[답변4] 성경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례 요한의 출생지는 “유대 산중에 있는 한 동네”(눅 1:39)입니다. 이곳이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스가랴의 호적을 따라 다른 곳으로 갔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베들레헴의 학살 사건이 있을 당시에 세례 요한은 그 곳에 없었다고 보는게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관련된 전승이 있는지 물어보셔서 찾아보았더니, ‘야고보 원복음서’라는 문서가 있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네요. “지혜로운 사람들에게 속은 것을 안 헤롯이 격분하여,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 아기를 모조리 살해하라고 명령했다. 그 소문을 들은 마리아는 몹시 두려워서 아기를 포대기로 싼 뒤에 소 여물통에 숨겼다. 여관에는 그들이 묵을 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엘리사벳도 자기 아들 요한을 데리고 산으로 가서 숨길 장소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으슥한 장소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신음하며 “오, 주님의 산이여, 아기와 나를 받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엘리사벳은 산을 올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산이 즉시 쪼개지고 그들을 안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해주려고 천사가 나타났다(16:1-8).


천주교회에서는 이 문헌을 사복음서에 나오지 않는 예수님의 유년 시절을 보완해주는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요. 내용을 보면 마리아가 출산하기까지의 과정과 예수님의 유년기 이야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헌의 저작 배경으로 마리아의 영원한 동정성과 신적 모성을 특별히 강조하기 위해서 작성되었다고도 합니다. 당시에 예수님이 로마 군인과 마리아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라고 주장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야고보 원복음서에 의하면 마리아는 마치 사무엘과 같이 출생하여 성전에 바쳐집니다. 그렇게 성전에서 섬기던 마리아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제사장이 천사의 계시를 받아 홀아비들 중에서 동정녀 마리아를 보살피게 합니다. 늙은 홀아비 요셉이 선정되어 마리아를 데려갑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이지만, 신뢰할 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성경에서 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성경 밖의 내용으로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성경이 말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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