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6장은 나실인에 대한 규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실인은 일정한 기간 동안 자기 몸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삶을 살 것을 서원한 남녀를 말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나실인으로는 삼손과 사무엘, 세례 요한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평생을 나실인으로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특정한 기간 동안 나실인이 되겠다는 서원을 하였습니다.
규정에 의하면 나실인에게 세 가지 금지 조항이 있었습니다(1-12). 나실인에게는 포도 열매에 속한 것과 그 열매로 만든 것을 먹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세상의 즐거움과 쾌락을 내려놓아야 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나실인에게는 삭도를 대는 것도 금해져 있어서 머리털을 길게 자라게 해야 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삶을 돌보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위하여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또한 나실인으로 드려진 기간 동안에는 시체를 가까이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설령 부모와 형제가 죽었을 때에라도 시체를 만져 몸을 더럽히지 말도록 하셨습니다. 혹 누가 그 곁에서 죽어 시체와 몸이 닿게 되었다면 정결의식을 통해 스스로를 깨끗케 해야 했고, 그때까지 나실인으로 구별되어 지냈던 날들은 무효가 되었습니다. 죽음은 죄의 결과로 임한 것이기에 의식상 부정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렇게 나실인 서원의 기간이 다 찼을 때 나실인 세 가지 희생제물(번제물,속죄제물,속건제물)과 소제물과 전제물을 드려야 했습니다(13-21). 그는 회막문에서 머리털을 밀고, 자른 머리털은 제단에 태웠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포도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오랜 시간 나실인으로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 사람에게 속죄제사를 드리고 하나님께 헌물을 드리도록 하신 것일까요? 이는 우리의 섬김이 구원의 공로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최선의 행위일지라도 그것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대속제물이 피를 흘리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민수기 6장에서 계속해서 반복되어 사용되는 단어는 “구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 가운데 있는 구별되어 하나님께 드려진 나실인을 보면서 그들 자신이 하나님께 구별된 백성이라는 사실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함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사무엘과 세례 요한의 삶이 그러했고, 예수님의 삶도 그러합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나실인의 규례를 문자적으로 지키셨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께 철저하게 바쳐진 삶을 사셨습니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위해 사셨고, 십자가 제단에서 자신을 제물로 드리셨으며, 모든 일을 다 이루신 후 부활하셔서 영광 가운데 올라가셨습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여하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은 이 영광에 참여하게 된 우리가 그분의 고난에도 참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합니다. 주님을 본받아 이 땅에서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갑시다. 세상을 향해, 그리고 우리 지체들을 향해 참된 성도의 자태를 나타내는 우리의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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