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8항은 ‘성령님’에 관한 고백입니다. ‘성령님을 믿습니다.’라는 고백은 삼위일체의 한 위격이신 성령 하나님을 믿는다는 의미입니다. 즉 성령님은 어떤 ‘능력’이나 ‘은사’가 아니라 성부, 성자 하나님과 같은 인격적이신 하나님이십니다.
1. 그리스도와 그분의 모든 유익에 참여하게 하시는 성령님
먼저 성령님께서는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이룬 모든 것을 우리에게 적용하십니다. 그 시작은 중생입니다. 타락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영적으로 죽어 있고, 하나님에게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택함 받은 사람에게 성령님이 임하실 때, 성령님께서 그를 살리시고 그에게 영적 생명을 주십니다.
성령님은 이렇게 중생한 신자 안에서 믿음을 일으키십니다.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더럽고 죄악된 지 보게 하시고, 그 마음에서 나오는 감정과 생각이 얼마나 악한지 깨닫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게 하시면서, 동시에 죄에 대하여 반드시 영원한 형벌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의를 직면하게 하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찾지만, 하나님께 피할 수 없어 낙심하고 절망한 자들에게, 성령님은 우리의 모든 죗값을 지불할 수 있고,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자신의 공로로 영원한 생명을 주실 수 있는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십니다. 더불어 성령님은 복음 안에서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구원이 각 사람에게(바로 나에게도!) 주어진다는 사실을 확신시키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붙잡게 하십니다.
이렇게 신자가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붙잡을 때, 마치 몸의 지체가 몸에 연합되고, 가지가 줄기에 연합되며, 신부가 신랑과 연합되듯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사랑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됩니다. 그리스도와 연합된다는 것은 그분에게 속한 유익과도 연합된다는 의미입니다.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죄사함과 의롭다하심, 거룩하게 하심과 자녀삼으심 등의 모든 유익이 우리의 것이 됩니다.
2. 우리 안에 오셔서 영원히 거하시는 성령님
요한복음 14장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떠나실 것을 말씀하시면서, “또 다른 보혜사를 우리에게 보내주셔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게 하시겠다”(요 14:16)고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성령님을 보내주셨고, 성령님께서는 영원히 신자 안에 거하시며, 결코 떠나지 않으십니다.
우리 안에 오신 성령님은 어떤 분이실까요? 먼저 성경은 성령님을 “진리의 영”이라고 말합니다(요 16:13).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생각나게 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거나 설교를 들을 때, 우리 안에서 가르치시고 깨닫게 하시는 성령님을 의지하며 읽고 들어야 합니다.
성령님은 ‘기도의 영’으로 불리기도 합니다(슥 12:10, 롬 8:26). 성령님은 신자들에게 기도에 대해 가르쳐주시고, 기도하게 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신자들을 위해 친히 기도하십니다. 성령님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시고 그것을 구하게 하십니다. 또한 그분은 신자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은혜의 보좌로 인도합니다.
성령님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보혜사(Comporter)라고 불립니다(요 14:16).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어둠이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옵니다. 부패한 육신이 우리를 압도하고, 사탄이 불화살로 공격하며, 불신이 우리를 지배합니다. 하나님이 멀게만 느껴지고, 현실의 고난은 너무 크게 다가옵니다. 이때 성령님께서는 말씀으로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며 새 힘을 공급하십니다.
3. 성령 안에서의 삶
성경은 우리에게 성령으로 행하고(갈 5:16),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라고 요구합니다(갈 5:18). 성령으로 행하고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삶은, 성령의 충만을 받고(엡 5:18),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로마서 8장 12-13절에서 바울은 우리가 그리스도와 연합했기 때문에, 더이상 육신을 따라 살아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육신을 따라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지만,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게 될 것입니다.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며 사는 것이 곧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것입니다(롬 8:14). 즉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 날마다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죄를 죽여야 합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없다면 우리는 죄와 싸워 이길수 없고, 시험과 유혹이 닥칠 때마다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성령님을 의지하여 육신의 행실을 죽이면, 자연스럽게 성령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바울은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 6:8)고 말했습니다. 성령의 열매란, 그리스도인의 경건한 품성을 가리킵니다. 성령을 따라 살면 사랑이 깊어지고, 기쁨이 충만해지며, 흔들리지 않는 평안함이 찾아오고, 선한 마음이 더 넓어지며, 충실하고 온유한 덕성이 더욱 커지고, 자제력이 강해지는 등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영광스러운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성령으로 행한다는 것은 능력과 기쁨이 있는, 열매 맺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명검(名劍)이라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속을 성령님께서 각 사람에게 적용해주시지 않으시면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오직 성령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인한 모든 유익을 누리며,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과 죄와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묵상과 기도
성령님은 우리가 신자로 거듭나는 순간부터 영원히 함께 하십니다. 성령님으로 인해 우리는 신자로 거듭나고,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에 참여하게 하셔서,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모든 유익이 우리의 것이 되게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을 살아갈 때 필요한 모든 것들을 공급해 주십니다. 성령님의 인도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의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성령 안에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열매맺는 풍성한 삶이 되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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