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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19장(8/5)

작성자 사진: 병철 안병철 안

사사기 19-21장에는 사사시대 이스라엘의 종교적, 윤리적 타락상을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레위인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해가 저물 즈음 길을 나섰던 레위인 일행은 베냐민 지파에게 속해 있던 기브아로 가서 유숙하기로 합니다. 사실 그의 종은 여부스 사람의 성읍에 들어가 유숙하자고 제안했지만, 레위인은 이방인의 성읍에 거하는 것보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속한 기브아가 낫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기대와 판단이 잘못되었음이 드러납니다.

기브아로 들어간 레위인은 당시의 관습대로 성문 어귀에 앉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는 사람들은 곁눈질 할 뿐 누구도 그를 영접하여 유숙케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나그네를 대접하는 일에 대한 율법의 강조를 생각할 때에 베냐민 사람들 중 누구도 그를 영접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이 일은 기브아 거민들의 율법에 대한 무지과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는 기브아 베냐민 사람들의 영적, 윤리적 실상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밭에서 일하다 돌아온 에브라인 출신의 한 노인이 레위인 일행을 자신의 집으로 맞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마음을 즐겁게 할 때에 그 성읍의 비류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들기며 집주인 노인에게 말하여 가로되 네 집에 들어온 사람을 끌어내라 우리가 그를 상관하리라”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옛날 소돔과 고모라에 있던 롯의 집에서 일어난 사건과 동일한 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그를 상관하리라”는 말은 성적인 관계를 요구하는 말입니다. 즉, 동성애입니다. 이는 가나안 땅의 악하고 음란한 문화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깊이 물들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레위 사람은 자기 첩을 그들에게 내어주었고, “그들이 그에게 행음하여 밤새도록 욕보이다가 새벽 미명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일로 인해 레위인의 첩은 숨을 거두고 맙니다.

기브아에서 일어난 일은 창세기 19장에 기록된 소돔에서 일어난 일과 매우 유사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소돔은 이방인들의 도시였고, 기브아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 베냐민 지파의 성읍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에게는 모세의 언약이 있었고, 율법과 선지자, 성막과 사사들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 소돔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영적 자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런 복을 하나도 갖지 못한 가나안과 소돔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그들보다 더 악하였습니다.

사사기 저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토록 타락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반복해서 말해줍니다.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삿 19:1),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21:25) 물론 그들에게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바로의 종 되었던 데에서 건져 안식의 땅으로 이끄시고 율법과 제사를 통해 다스리시는 하나님께서 그들의 왕이셨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치 그들에게 왕이 없는 것처럼 행하였습니다. 하나님을 그들의 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율법의 다스림을 받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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