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가기
다니엘 5:22-31
이솝우화에 보면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여름에 개미는 열심히 일합니다.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서이지요. 반면 베짱이는 신나게 노래하며 놉니다. 개미는 참 미련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운 겨울이 왔습니다. 춥고 배고픈 베짱이는 결국 개미를 찾아가 도움을 구합니다. 개미가 말하지요. “여름에는 실컷 노래를 했으니 겨울에는 춤이나 추렴.” 요즘 그림책에는 개미가 베짱이를 도와주는 훈훈한 결말로 순화해서 소개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간단합니다. 미래를 준비하라는 것이지요. 유익한 교훈입니다. 하지만 뭐든지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입니다. 우리가 지혜롭고 성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니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에게 말하는대로 준비되지 못한 것 같을 때, ‘내 인생은 망했어’라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지나친 것입니다.
다니엘 5장은 바벨론의 마지막 날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다니엘 5장 말씀을 통해 미래를 잘 준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바벨론 그 최후의 날
제국의 멸망 뒤에는 부패하고 타락한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위대한 문명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바벨론 제국의 최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벨사살 왕은 바벨론의 마지막 왕입니다. 그는 바벨론 제국을 세운 느부갓네살과 무척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느부갓네살이 위대한 제국을 세운 건축가라면, 벨사살은 방탕하게 허비하는 탕자였습니다. 이날도 벨사살은 귀인 천 명을 불러놓고 파티를 엽니다. 연회와 제사가 결합된 아주 독특한 파티였습니다. 벨사살은 술에 취해 바벨론의 우상들을 찬양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예루살렘 성전에서 취해온 그릇들을 가져오라고 하더니 그 그릇에 술을 따라 마시기 시작합니다. 그릇이 부족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모욕하려고 한 것입니다. 벨사살은 포로로 잡혀온 유대인들이 섬기는 여호와 하나님을 아주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여호와 하나님만 유일한 하나님이라고 말하는 게 싫었던 걸까요?
어쨌든 그는 한껏 취해 하나님을 모욕하고 우상을 찬양합니다. 바로 그때 벨사살 왕을 마주한 벽 앞에 사람의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벽에 글씨를 쓰기 시작합니다. 벨사살은 깜짝 놀랍니다. 공포에 사로잡혀 얼굴은 창백해지고 무릎은 덜덜 떨립니다. 급히 제국의 술객들과 점장이들을 부릅니다. 글씨를 읽고 해석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왕이 입는 자주색 옷을 입혀주고, 금목걸이를 걸어주고, 제국의 셋째 통치자로 삼겠다고 약속합니다. 물론 이번에도 그들은 실패합니다. 해석은 커녕 글씨도 읽지 못합니다. 태후가 이 소식을 듣고 찾아와 다니엘을 소개해 줍니다. 그래서 다니엘이 벨사살 앞에 서게 됩니다.
벨사살은 다니엘에게도 동일한 요구와 약속을 합니다. 다니엘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다니엘이 왕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왕의 예물은 왕이 스스로 취하시며 왕의 상급은 다른 사람에게 주옵소서 그럴지라도 내가 왕을 위하여 이 글을 읽으며 그 해석을 아시게 하리이다”(17절). 그런 거 필요 없으니 다른 사람 주라는 것이지요. 글자의 의미는 가르쳐 줄테니 걱정말하는 것입니다. 왕에게 매우 모욕적으로 들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지요. 글자의 뜻을 아는게 더 중요합니다.
다니엘은 이 정도로 끝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어서 그는 왕을 책망합니다. 하나님께서 교만해진 느부갓네살을 어떻게 겸손하게 하셨는지, 벨사살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마음을 낮추지 않고 자신을 높여서 하나님을 모욕했습니다. 금과 은과 구리와 철, 나무와 돌로 만들어진 우상을 찬양하면서 왕의 호흡을 주장하시고, 왕의 모든 길을 작정하시는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이 나와서 글씨를 쓴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이제 다니엘은 글자를 읽고 해석해 줍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는 글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왕의 삶을 평가하셨는데, 하나님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 결과 왕의 나라는 망해서 그 나라는 메대와 바사에게 넘어갈 것이다.’
벨사살 입장에서느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나쁜 말뿐입니다. 그래도 약속은 지킵니다. 다니엘에게 자주옷을 입히고 금목걸이를 걸고 나라의 셋째 통치자로 임명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벨사살은 죽고 바벨론은 망합니다. 메대 사람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잔치를 벌였는데, 갑자기 나라가 망하고 왕이 죽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사실 왕이 태평스럽게 잔치를 열었을 때는 이미 바벨론 성이 메대와 바사 연합군에 의해 포위된지 한참이었습니다. 벨사살은 성밖에 적군이 있는 것을 알고도 파티를 열고 술에 취해 있었던 것입니다. 벨사살이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바벨론 성은 크고 견고한 성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벨론 성은 잘 준비된 성이었습니다. 높이가 14m, 두께가 7m의 성벽이 이중으로 서 있었고, 성벽 앞에는 폭 10m 깊이 3m의 해자가 있었습니다. 성 안으로 유프라테스 강이 흘렀고, 관계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성 안에는 식량이 차고 넘쳤고, 농사와 목축이 가능했습니다. 외부에서 침략은 거의 불가능하고, 내부에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는 성이 바벨론 성이었습니다. 벨사살이 신뢰할 만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습니까? 하룻 밤에 난공불락의 성이 침략당하고 왕은 죽임을 당합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두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하나는 바벨론 내부에 적의 조력자가 있어서 성문을 열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여러 개의 수로를 파서 강의 수위를 낮추어 강물이 들어가고 나가는 곳으로 침투했다는 것입니다.
잘 준비되지 못한 삶
오늘날 우리는 인생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살아갑니다.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않으면 남은 인생이 실패할 것만 같은 압박감 속에서 공부합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좋은 대학에 들어간 것으로 나의 삶은 준비가 잘 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것 때문에 ‘내 인생은 실패했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른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요즘 집값이 많이 오르자,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야 한다고 말합니다. 안 그러면 평생 집을 마련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늦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 주식 같은 것에 투자해야 하다고 말합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내 집이 있고, 내 자산이 많으면 나는 충분히 잘 준비되었다고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또는 나는 집도 없고, 자산도 없고, 안정적인 직업도 없으니 ‘내 인생은 실패했어’라고 절망하는 마음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벨사살을 보십시오. 벨사살은 세상의 기준에서 볼 때 가장 잘 준비된 사람이었습니다. 제국의 황제로서 부와 명예,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견고한 성은 이 모든 것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룻 밤만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혹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눅 12:13-21)를 아십니까?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고 이제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은 이런 것들이 준비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안전하지 못하고, 불행할 것이라고 말하며 압박합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들이 다 준비되면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고, 우리는 안전하고 행복한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잘 준비된 삶
그렇다면 정말 잘 준비된 삶이란 무엇입니까?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 앞에서 준비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보시고 평가하십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 평가 앞에서 잘 준비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진정으로 잘 준비된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실까요? 바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것,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이런 삶이 정말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왕이 자주색 옷, 금목걸이, 나라의 세번째 권력을 주겠다는데도 다니엘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만하지요. 오늘 밤 망할 나라에서 왕이 된들 무슨 의미가 있단 말입니까? 세상이 우리에게 준비하라고 하는 것들은 결국 없어져 버릴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필요없으니 준비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대로 미래가 잘 준비되었다고 교만하지 말고, 그것이 부족하다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니엘 6장 28절 말씀을 보십시오. “이 다니엘이 다리오 왕의 시대와 바사 사람 고레스 왕의 시대에 형통하였더라.” 세상적으로는 모든 것이 잘 준비되었지만 하나님 앞에서 준비되지 못했던 벨사살은 망했습니다. 반면 하나님 앞에서 잘 준비된 다니엘은 나라가 바뀌고 왕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형통하였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갈 때 우리는 세상에서 용기 있게 살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잘 준비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저는 하나님 앞에서도 잘 준비되지 못한 것 같아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이해됩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서 너무나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면 여러분은 충분히 안전하다고, 충분히 잘 준비되었다고 안심해도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낮고 낮은 이 땅에 오신 것은 우리를 하나님의 평가 기준에 합격할 수 있도록 높여주시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신 이유는 우리를 부요하게 준비시켜 주시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의 준비가 부족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여전히 부끄럽고 부족하지만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우리의 미래는 가장 잘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허망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그리스도 안에서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나눔을 위한 질문
1. 여러분의 미래가 잘 준비되지 못한 것 같아 불안했던 적이 있습니까? 그렇게 생각되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
2. 여러분은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오늘 말씀에 비추어 볼 때 나는 잘 준비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또 지금 나에게 필요한 준비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봅시다.
3. 미래를 생각할 때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 때까 있습니까?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사실이 여러분에게 어떤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우리가 그 위로와 용기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잘 준비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해 기도합시다.
Comenta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