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다니엘 6:1-16
2021년 겨울수련회 마지막 시간입니다. “세상 속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다니엘서 말씀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 살펴볼 다니엘 6장은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을 잘 정리해 줍니다. 오늘은 먼저 다니엘 6장의 내용을 통해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을 정리한 후에, 다니엘의 기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다니엘 6장의 내용
다니엘 6장은 아주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다리오 왕이 120명의 관리를 세워 전국을 다스리게 하고, 그들 위에 세 명의 총리를 두었습니다. 다니엘은 그 세 명의 총리 중 한 사람이었지요. 총리가 하는 일은 방백들을 잘 감독하고 다스려서 왕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막고, 백성들을 잘 다스리도록 하는 일이 총리의 일이었습니다. 다니엘은 이 일에 특별히 탁월하였기에 왕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반대로 방백들과 총리들은 다니엘이 못마땅했습니다. 다니엘 때문에 부정,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니까 권세가 무슨 소용인가 싶은 거지요.
그래서 다니엘을 모함하려고 하는데, 다니엘이라는 사람 자체가 참 기적적인 존재였습니다. 누구나 털면 먼지가 나는 법인데, 다니엘은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안전했던 것보다 다니엘이 평생 고위공무원으로 사는 동안 털어서 먼지가 안 날 만큼 정직하고 바르게 산 것이 더 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니엘을 모함하는 신하들은 함정을 파기로 합니다. 다니엘이 하나님의 율법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지요. 신하들이 왕에게 몰려가서 30일 동안 왕 외에 다른 신이나 사람에게는 절대 기도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자고 합니다. 느부갓네살이 신상을 만들어 절하게 한 것처럼 왕을 신격화하며 제국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자는 것이지요. 다리오는 자기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신하들이 알아서 높여주니까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하들의 말대로 법을 정하지요. 메대와 바사의 법은 왕이 도장을 찍어 정한 조서는 왕 자신도 바꿀 수 없었습니다.
총리였던 다니엘은 왕이 이 법을 정하고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10절에 보면 다니엘이 그것을 알면서도 집에 가서 평소처럼 예루살렘을 향해 열린 창문 앞에서 이전과 동일하게 하루에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말합니다. 다니엘을 감시하던 사람들은 신나서 왕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다니엘을 고소하지요. 그제서야 왕은 신하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왕을 높이려는게 아니라 다니엘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지요. 결국 다니엘은 사자 굴에 들어가게 되지만, 잘 아는대로 하나님께서 다니엘을 보호해 주셔서 다니엘은 사자 굴에서도 안전할 수 있었고, 다리오와 고레스 왕 시대까지 형통하였습니다.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다니엘 6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을 잘 정리해줍니다.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지 말해줍니다.
(1) 적대적인 세상 : 먼저 다리오 왕의 신하들은 세상이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인에게 적대적인 곳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그들은 다니엘을 모함하여 죽이려 합니다. 다니엘에게 어떤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 정직하고 바르게 살았고, 자신의 맡은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탁월하였습니다. 이것은 다니엘의 위대함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미워하고 핍박하는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다른 것이 원인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은 하나님을 섬기는 그리스도인을 미워하고 핍박합니다.
(2) 무능력한 세상 : 다리오 왕은 세상의 무능력함을 잘 보여줍니다. 다리오는 제국의 왕으로서 누구보다 강하고 권세가 있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리오는 무능합니다. 그는 신하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자신이 신뢰하고 총애하는 다니엘을 위험에 빠뜨립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서도 다리오는 다니엘을 구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메대와 바사의 법에 의하면 왕의 인장반지가 찍힌 조서는 왕이라도 취소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호의적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너의 가치를 인정받을 거라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안전할 거라고, 예쁘고 멋진 이성 친구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기쁨을 줄 수 있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을 의미 있고, 안전하고, 행복하고, 기쁘게 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3) 그리스도인의 삶 : 다니엘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줍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평소처럼 기도할 때, 세상의 법과 권세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다니엘은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니까, 30일만 조심하자 생각하며 기도를 쉴 수도 있었습니다. 아니면 문을 닫고 골방에 들어가 조용히 기도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말이지요. 하지만 다니엘은 기도를 중단하지도 않았고, 숨지도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신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기도가 형식을 꾸미게 되었을 때는 은밀하게 기도해야겠지만(마 6:5-6), 핍박 속에서 기도를 드려야 할 상황에서 은밀하게 하는 기도는 하나님보다 왕을 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 주게 된다”(골딩게이).
다니엘은 생명을 보존하는 것보다 신앙을 보존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평소에 규칙적으로 했던 기도에 있었습니다. 세상은 그 ‘기도’ 때문에 다니엘이 죽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다니엘은 그 ‘기도’ 때문에 이 믿음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다니엘의 기도는 세상의 모든 권세자들의 지혜보다, 제국의 법보다 더 강력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다니엘이 평소 꾸준히 기도했던 습관은 큰 위기의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감사하며 기도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습니다.
“다니엘 6장에서 가장 큰 은혜의 기적은 기도의 사람 다니엘이 계속 기도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벨드캄프).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구원을 받기 이전에 사자 굴보다 더 위험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며, 매일 쉬지 않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감사하였다는 것이 기적보다 더 큰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4) 하나님의 구원 :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가는 성도를 하나님께서 돌보십니다. 다니엘 6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이름을 유심히 보면, 원문으로 보면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는데요. 계속해서 ‘다니엘의 하나님’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6, 10, 11, 16, 20, 22, 23, 26절). 20절에서 다리오는 사자 굴에 있는 다니엘에게 “다니엘아 네가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사자들에게서 능히 너를 구원하셨느냐”라고 묻습니다. 22절에서 다니엘이 답합니다. “나의 하나님이 이미 그의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 사자들이 나를 해치지 못했습니다.”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하나님을 믿으며 담대히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성경 전체에서 말하는 언약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 자녀, 소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장 강력한 권세자도 다니엘을 구원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자기 자녀를 반드시 구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세 친구를 풀무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도록 구원하지 않으시고 풀부물 속으로 오셔서 돌보시고 구원하셨습니다. 다니엘도 사자 굴에 들어가지 않도록 구원하지 않으시고 사자 굴 속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보호하셨습니다. 풀무와 같고 사자 굴과도 같은 세상 속에서 살아갈 때에 하나님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어 주셔서 나를 지켜주시고 돌보십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할 수 있는 이유
오랜 교회의 전통 속에서 많은 분들이 다니엘 6장에서 고난받는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다니엘과 예수님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은 다니엘처럼 죄가 없지만 미움과 핍박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다니엘처럼 기도하다가 붙잡히시고 결국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다리오가 다니엘을 살려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처럼, 빌라도도 예수님을 풀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니엘과 예수님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 사자의 입을 봉하셔서 상처 하나 없이 구원받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온 몸에 상처를 입고 피 흘리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리고 삼 일 후에 부활하셨지요.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은 풀무불 속에서, 사자 굴 속에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에서 하나님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어 주셔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돌봐주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왜 우리의 하나님이 되어 주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지켜 주십니까? 바로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디모데후서 4장 17절 말씀입니다.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를 강건케 하심은 나로 말미암아 전도의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이방인으로 듣게 하려 하심이니 내가 사자의 입에서 건지웠는니라.” 디모데후서를 썼을 때 사도바울은 다니엘 6장의 다니엘처럼 노년의 할아버지였습니다. 바울은 평생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살았는데, 수없이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 바울이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내 곁에 서서 나를 강건케 하셔서, 내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수많은 고난과 죽음의 위험 속에서도 구원을 받았다.”
사도 바울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길 소망합니다.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 살아갈 때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께서 선하신 나의 아버지가 되어 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하며, 매일 기도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나눔을 위한 질문
겨울수련회 말씀 중 가장 공감이 되었거나, 위로가 되었거나, 용기를 준 말씀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겨울수련회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겨울수련회 말씀을 듣고 새롭게 마음을 잡고 결심하게 된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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