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개관 |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였고
민수기 33:1-4
민수기 개관 예습자료
* 바이블 프로젝트 홈페이지(www.bibleproject.com)에서 다운받은 자료입니다. 홈페이지에서 더 다양한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민수기의 서론
민수기의 히브리어 제목은 첫 문장의 네 번째 단어인 ‘버미드바르’(במדבר, 광야에서)입니다. 이번에도 우리말 번역은 헬라어 번역 ‘아리스모이’(ΑΡΙΘΜΟΙ, 숫자들)의 영향을 받아 백성들의 수를 기록한 책이라는 뜻으로 ‘민수기’라고 붙였습니다. 다른 제목에는 책을 이해하는 다른 관점이 반영되어 있는데요. 먼저 헬라어 성경이 ‘숫자들’이라고 번역한 이유는 1장과 26장에 인구조사를 한 기록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이 제목은 민수기를 ‘두 세대의 이야기’로 이해하는 관점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반면 히브리어 제목 ‘광야에서’는 이 책을 시내산에서 가나안 땅 앞까지 가는 광야의 여정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두 관점이 레위기를 이해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뒤에서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민수기는 시내산에서 출발하여 가나안 땅 앞 모압 평지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해 주시고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은 후에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이지요. 종종 우리의 ‘인생’을 ‘길을 걷는 여행’으로 비유하곤 하는데요. 성경은 신자의 삶은 ‘광야와 같은 세상을 걸어 천국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으로 묘사합니다. 민수기는 우리가 어떻게 이 여행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는지, 즉 오늘 이 땅에서 예수님을 믿는 신자로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말해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수기를 ‘순례의 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민수기의 구조
민수기에는 두 번의 인구조사가 나오는데요. 1장은 애굽에서 나와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은 출애굽 1세대를 대상으로 합니다(603,550명). 그런데 이 백성들의 불순종으로 인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방황하게 됩니다. 26장은 광야에서 자라거나 태어나 성인이 된 출애굽 2세대를 대상으로 다시 인구조사를 하는데요(601,730명). 이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이렇게 보면 민수기는 1-25장은 출애굽 1세대에 관한 이야기, 26-36장은 출애굽 2세대에 관한 이야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민수기를 광야의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보게 되면, 장소를 따라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10장(1:1-10:10)은 시내산에서 이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11-36장(10:11-36:13)은 약 40년 동안의 광야 여행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관점에 따라 민수기를 “두 세대의 이야기”와 “광야 여행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는데요. 이 둘을 조화시켜서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읽으면 민수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1-10장(1:1-10:10)은 가나안 땅으로 가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는 이야기, 10-25장(10:11-25:18)은 출애굽 1세대의 불신앙과 불순종에 관한 이야기, 26-36장은 믿음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출애굽 2세대의 이야기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이러한 구조를 따라 민수기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민수기의 내용
(1) 광야 여행 준비(1-10장) : 이 단락은 오경의 중심 부분인 시내산 사건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1장에서는 열 두 지파 가운데 20세 이상인 남자의 수를 셉니다. 흥미로운 표현은 ‘싸움에 나갈 만한 군인’의 수를 계수하라(1:3)는 말씀입니다. 가나안 땅을 향해 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하나님의 군대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2장은 이 군대의 진 배치와 행군 순서를, 3-4장은 레위 지파에 대한 인구 조사와 그들의 임무를 말해주는데요. 핵심은 왕이요 지휘관이신 하나님이 계신 성막이 중심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군대로써 거룩한 전쟁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어질 준비 과정은 전쟁에 필요한 준비와 훈련이겠는데요. 5-6장은 이스라엘이 성결하고 거룩하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7-8장은 성막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예물과 레위인들의 업무에 대해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전쟁 준비는 무기를 사고, 전투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성결하고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 관건입니다. 9-10장은 출애굽 후 1년이 지나 유월절을 지키고 가나안 땅으로 출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이스라엘을 인도하는 것은 성막에 머문 구름이었습니다. 구름이 움직이면 이스라엘도 움직이고 구름이 멈추면 이스라엘도 멈춥니다. 구체적인 지시는 나팔을 통해 전달하였습니다.
이렇게 가나안 땅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스라엘의 준비는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거룩한 하나님의 군대로 준비되는 것이었습니다.
(2) 출애굽 1세대의 불순종(10-25장) : 성막에서 구름기둥이 떠오르자 이스라엘은 시내산을 떠나 광야로 향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순탄하게 약속의 땅으로 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출발하자마자 음식 문제로 원망하기 시작합니다(11장). 불행하게도 11장부터 25장까지의 주된 내용은 이스라엘의 원망과 불평, 불신과 반역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따른 하나님의 심판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먹고 마실 것 때문에 불평하고,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를 불신하여 반역하기도 합니다. 절정은 13-14장에 나오는 열 두 정탐꾼 이야기입니다.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정탐꾼들은 하나같이 가나안 땅이 비옥하고 좋은 땅이라고 증거했습니다. 하지만 의견이 갈렸습니다. 10명의 정탐꾼은 그 땅의 사람들이 심히 크고 강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고, 갈렙과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약속하셨으니 능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성들은 열 사람의 말을 듣고 원망하기 시작했지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원망한 백성들은 말한대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40년 동안 방황하다 죽게 됩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원망하고 불순종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신실하게 이스라엘을 돌보셨습니다. 이스라엘이 또 다시 물과 음식 때문에 하나님께 불평하여 불뱀에 물려 죽는 심판을 받았을 때에도, 모세의 중보를 통해 장대에 매달린 놋뱀을 보는 자들을 구원하셨습니다. 모압 왕 발락이 예언자 발람을 사주하여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였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발람의 입을 통해 오히려 이스라엘을 축복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징계하시지만, 여전히 동행하시며 은혜와 사랑을 베푸십니다.
(3) 가나안 땅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출애굽 2세대(26-36장) : 결국 이스라엘의 광야 길은 약속의 땅을 향한 순례의 길이 아닌 방황의 길이 되어버렸습니다. 출애굽 1세대는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하고 모두 광야에서 방황하다 죽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실패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은 취소되지 않습니다. 26장에서 하나님은 새로운 세대의 인구 수를 조사하게 하십니다. 놀랍게도 세대가 바뀌었지만 백성의 숫자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27-36장에는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는데요. 바로 슬로브핫의 딸들의 기업 상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안에는 절기와 안식일 제사에 관한 내용(28-29장), 미디안과의 전쟁 이야기(31장), 요단 동편 땅 분배 이야기(32장), 40여 년의 노정과(33장) 요단 강 서편에 들어갔을 때 경계선과 땅 분배 담당자에 대해서(34장) 말하고, 35장에서는 레위인에게 준 성읍과 도피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나안 땅에 들어갈 것을 전제하고, 준비하는 이야기입니다. 출애굽 2세대는 기본적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일들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민수기는 자주 나오는 구절을 통해 1세대와 2세대의 대조되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시내산 단락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이 “여호와의 말씀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광야로 출발한 후에 이 표현은 등장하지 않고, 불평과 반역 이야기 뿐입니다. 하지만 26장 이후부터 다시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대로”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2세대의 믿음과 순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수기는 이스라엘의 두 세대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의 죄와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획은 실패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세대를 일으키셔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이루신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이 이야기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실패한 이 모든 것을 예수님께서 오셔서 다 이루셨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세대를 일으키셔서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는 성경 이야기의 축소판입니다.
광야는 부족하고 불편한 곳입니다. 외롭고 힘든 곳이지요. 이 땅에서 신자가 걸어가는길은 꽃길이 아니라 이런 광야 길입니다.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시지만, 풍족하고 평안한 삶이 보장된 곳은 아닙니다. 그러한 삶은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 있습니다. 광야를 걸어갈 때 우리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들을 소망하며, 현실의 부족함과 어려움 때문에 원망과 불신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민수기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광야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이 광야는 혼자서 걸어가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이 진을 갖춰 함께 걸어가는 길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이 광야 이야기가 우리의 본보기가 된다고 말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불순종하고, 원망하고, 음행하고, 하나님을 시험한 것처럼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이끄신다는 믿음이 없다면 우리의 인생도 ‘순례’가 아닌 ‘방황’이 될 것입니다. 민수기는 광야와 같은 세상을 걸어가는 우리의 삶이 이런 순례의 삶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암송구절 : 민수기 33:2
"모세가 여호와의 명한대로 그 노정을 따라 그 진행한 것을 기록하였으니 그 진행한 대로 그 노정은 이러하니라"
나눔을 위한 질문
1. 민수기의 두 제목, “광야에서”와 “백성들의 수”는 민수기를 어떤 관점에서 보게 하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2. 이 땅에서 신자의 삶은 광야 길을 걸어가는 순례자의 삶과 같습니다. 광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민수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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