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고린도전서 3장 1~9절
[읽을말씀]
그러므로 심는 자나 물을 주는 자는 아무것도 아니요, 오직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뿐이시다(고린도전서 3장 7절).
[고린도전서]
고린도는 아가야 지역의 수도로써, 국제적인 무역과 상업이 성행하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면서 고린도에는 많은 문화와 종교가 뒤섞였고, 부패와 부도덕, 물질주의가 만연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바울은 2차 전도여행 중 고린도에서 복음을 전했고, 교회가 세워졌습니다(고린도교회). 바울은 고린도에서 1년 6개월 간 머물렀는데, 이때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만나 그들과 함께 천막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행 18:2-4).
이후, 바울은 3차 전도여행을 떠났는데, 에베소에 머무는 동안 그는 고린도교회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교회 내의 분파주의와 분쟁, 성적 부도덕, 소송, 결혼, 우상에게 바친 제물의 문제, 예배 질서, 성찬 문제, 방언을 포함한 은사 사용의 문제, 몸의 부활을 부정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문제들에 대하여 책망하고 그들을 권면하기 위해 편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고린도교회의 분쟁]
고린도교회가 겪고 있던 문제 중 하나는 회중 내부에 있었던 갈등이었습니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 심지어 그리스도파까지 여러 분파로 나뉘어져서, “서로 누가 크냐?” 하는 식의 경쟁과 대립으로 분열되어 있었습니다(1:10-17).
이에 대해 사도 바울은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뇨”(1:10, 13)라고 책망하고 권면합니다. 바울은 선교사로서, 고린도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아볼로는 뛰어난 변증가요 교사로서, 바울이 세운 교회에서 사람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그 교회를 심으신 분도 하나님이시오, 교회를 자라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입니다(3:7).
바울은 사도와 교사들을 둘러싼 경재와 대립은 집(교회)의 참된 “터”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무시는 일과 같다고 책망하였습니다. 이는 교회를 파괴하는 것이고, 곧 하나님의 성전을 무너뜨리는 일과 같습니다.
바울은 자신과 아볼로가 오직 “복음의 진보”를 위해 함께 일하는 것처럼, 고린도 교인들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기독교 지도자에 대한 자랑을 그만두고, 하나 된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권면하였습니다. 바울도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들 중에 하나이며 아볼로나 베드로도 그 중에 하나이니 다 하나님의 동역자일 뿐이요, 어떤 사람도 높이거나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의 못 박히신 것”(2:2)만을 알고 증거하기로 작정하였다고 말합니다(2:1-5). 바울은 고린도에 있을 때에도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 적이 없고, 오직 그리스도만 증거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므로 고린도교회 역시 세상의 지혜를 버리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야 할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께 속한 자로서 서로를 세우고, 하나가 되기를 위해 힘써야 합니다.
[생각하기]
교회는 언제나 분파주의로 몸살을 앓아왔습니다. 분파주의의 본질은 그리스도보다 사람을 앞세우는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세상의 지혜를 따르는 것이고, 무익하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상의 지혜는 겉보기에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고(2:4) 화려하고 웅변적인 것으로(2:1)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혜는 세상이 말하는 웅변가들과 변사들의 지혜로움과 논리적 설득력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 거리낌과 어리석음으로 보이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데서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미련하게 보이는 십자가 복음으로 타락한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점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복음”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능력은 유대인과 이방인, 부자와 가난한 자, 교육을 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 모두를 움직여 복음을 믿게 합니다. 나아가, 복음은 우리를 변화시켜서, 우리로 하여금 세속적인 전통과 유혹을 거부하고, 시대의 문화와 가치에 저항하며,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의 삶을 살 수 있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앞에서, 교회 안에 있는 어떠한 분열과 경쟁의식도 무의미합니다. 분파주의는 그리스도를 멸시하는 것이고, 교회를 나누어 약화시키고 무너뜨리는 큰 해악입니다. 이러한 교만은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지 주신 선물(1:30, 4:7, 지혜, 의, 성화, 구속 등)과 결코 함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세례를 준 어떤 지도자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 속한 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1:24)이신 그리스도만을 자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함”(1:30)이 되신 그리스도만을 자랑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만을 우리의 구주로 자랑하고, 이 세상 속에서 복음을 따라 생각하고 살아가는 지혜 있는 자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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