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요한이서 1장 7~11절
[읽을말씀]
너희는 자신을 돌아보아 우리가 수고하여 이루어 놓은 것들을 잃지 말고, 온전한 상을 받도록 하여라(바른성경, 요한이서 1장 8절).
[요한이서]
요한이서의 저자는 “사도 요한”(장로, 1절)이고, 수신자는 “택함 받은 부녀와 그의 자녀”(1절)로서, 교회와 성도를 지칭합니다. 사도 요한은 사랑과 진리로 인하여 교회를 사랑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랑”과 “진리”는 요한이서 전체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복음을 지키며 살아요]
본문은 교회 안에 있는 “거짓교사들에 대한 교훈”을 다룹니다. 교회 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습니다. 초대교회에도 여러 일꾼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사도”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들로서 교회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권위는 어느 한 지역교회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전 교회에 미칩니다. 둘째로는 “선지자” 또는 “예언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한 교회에 소속되어 있기보다는 이곳저곳을 순회하면서 설교하는 “순회설교자들”이었습니다. 셋째로는 지역 교회의 “장로”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바울은 그가 전도하여 세운 교회들에 장로들을 세웠습니다(행 14:23). 장로들은 한 교회에 속하여 있으면서 개교회의 성도들의 목양을 맡고 있었습니다. 넷째로는 봉사의 일을 하는 “집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구제와 봉사의 일을 감당하면서 교회를 돌보는 일을 하였습니다.
사도 요한이 요한이서를 기록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순회설교자들로 인해 생겨난 문제들 때문이었습니다. 순회설교자들과 관련된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교리적인 문제”(진리 문제)였습니다. 요한일서에서 이미 언급된 것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부인하는 거짓 선생들(영지주의자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도 요한은 이들을 삼가 조심하라고 하였습니다(7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인 요한이서를 보낼 당시, 이단과 분열의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이들의 이단적인 가르침은, 결과적으로 진리와 사랑의 계명이 순종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거부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자칭 순회설교자요 목사라고 주장하면서 거짓 교리를 가르치게 되자, 성도들은 이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들을 여전히 그리스도의 종으로 알고 대접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이들을 교회나 마을 밖으로 내어 쫓아야 할 것인지의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런 거짓교사들을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7절)라고 부르면서, 그들은 기독교의 본질적인 진리와 믿음을 공격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미혹되지 말 것을 권면하였습니다. 바른 사도적 교훈 안에 거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모시는 자가 아니므로, 그런 자들은 하나님의 종으로 생각하지도 말고, 협력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누리는 인격적인 관계는 파괴될 것입니다(9절).
순회설교자들의 두 번째 문제는 “윤리적인 것”이었습니다. 보통 지역교회에 순회설교자들이 찾아오게 되면 그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을 대접해야 했습니다. 순회설교자들은 가난했고, 마을에서 마을로 다닐 때에는 편히 묵을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설교자들이 어떤 마을을 방문했을 때에, 성도들은 설교자들을 자신들의 집으로 들어오게 하여 쉬게 하기도 했고 음식도 대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순회설교자들 중에는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안락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생활 방편으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기도 하였고, 한 지역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면서 돈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심한 경우, 그들은 각 지역교회를 찾아 떠돌면서 지역교회의 부담으로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도 요한은 이런 협잡꾼 같은 거짓 순회교사들을 경계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시대의 문헌인 디다케(Didache)라는 책에서도 순회설교자들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면서 거짓교사들을 경계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네게 와서 앞서 말한 모든 것(사도적 교훈)을 가르치는 사람은 받을지어다. 그러나 교사가 유혹하려고 다른 교리를 가르치거든 듣지 말지어다… 그는 하루를 머무를 것이요, 필요하면 다음 날까지 그러하되 만약 그가 사흘을 머물면 그는 거짓 선지자니라… 그는 다음 머물 곳까지 먹을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갖지 말 것이다. 만일 그가 돈을 요구하면 그는 거짓 선지자니라…”.
사도 요한은 이런 거짓 순회설교자들에 대해 경고하면서, 진리를 가르치지 않고 변질된 복음을 가르치는 자들이나 편히 살기 위해 돌아다니는 자들은 미혹하는 자들이요 거짓교사들이니, 이들을 잘 분별해서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10절).
오늘날에도 우리 주변에는 그리스도의 교훈 안에 있지 않은 이단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진실하고 믿을 만해 보이며,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때로는 집에 방문하기까지 하여 잘못된 것을 가르치고 악의 길로 들어서게 만듭니다. 또한 교회 안에는 복음 사역은 뒷전이고 다른 이득을 앞세우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서 일하는 삯군들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이단과 거짓교사들을 분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자신이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복음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에 있어서는 부드럽고 뜨거워야 하지만, 진리 문제에 있어서는 매우 단호해야 합니다. 예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곧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를 실패로 이끌어갑니다.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에게 완전한 상(영생)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른 복음을 믿는 가운데, 진리와 사랑에 온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미 성취한 것들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김준범, 「책별 성경통독을 위한 신약개론」, 고려서원,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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