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사도행전 10장 30~35절, 44~48절
읽을말씀
“우리와 마찬가지로 성령을 받은 이 사람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는 것을 누가 금지할 수 있겠느냐?” 하고(사도행전 10장 47절).
본문은 ‘고넬료의 회심’ 이야기입니다. 고넬료는 로마의 관리였지만, 베드로를 통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할례받지 않은 이방인이었던 고넬료와 그의 가족들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방인들이 유대인들과 ‘동일하게’ 하나님이 베푸시는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된 것은, 곧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을 통해 땅의 모든 민족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입니다(참고. 창 12:13). 이제는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신 것입니다(11:18).
고넬료와 베드로의 환상
고넬료는 로마인으로서, 가이사랴에 사는 백부장이었습니다. 비록 이방인이었지만, 그는 1)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2) 가족들과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였으며, 3)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에 열심이었습니다. 또한, 4) 그는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의 천사가 고넬료에게 나타났습니다. 천사는 하나님께서 고넬료의 헌신을 기억하셨고 그에게 복을 내리실 것인데, 지금 욥바로 사람을 보내어 베드로는 청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곧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욥바로 가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환상 가운데 하나님께서 베드로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베드로가 기도하기 위해 지붕에 놀라갔을 때, 하늘이 열리면서 큰 보자기 같은 것이 땅에 내려왔습니다. 그 안에는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 등 여러 가지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그 속에는 유대인들의 율법에서 금지하는 부정한 동물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음성이 들리는데, 보자기에 있는 동물을 잡아먹으라는 명령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율법이 정한 바에 따라) 당연히 그 요구를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베드로를 책망하시면서, 하나님이 모든 동물을 깨끗하게 하셨으니, 그것들을 정한 것과 부정한 것으로 구별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환상이 세 번 반복되었고, 베드로는 하나님의 말씀(“하나님이 모든 동물을 깨끗하게 하셔서, 이제 먹을 수 있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도착하였습니다.
고넬료의 회심
베드로는 자신이 본 환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사람은,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부정하거나 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베드로는 하나님의 말씀에 기꺼이 순종하여 고넬료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고넬료에게 예수님에 관한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는 죄 용서함이 주어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고넬료와 그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이 복음을 듣고 회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가 되었습니다.
생각하기
당시 유대인들은 선택 받은 백성으로서 이방인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이방인은 도덕적으로 부정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거룩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속하지 않은) 속된 존재였습니다. 따라서 유대인들에게 이방인과의 접촉은 부정하게 될 소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건한 유대인들은 이방인의 초대를 받았을 때 이를 거절하거나, 혹 초대에 참석하더라도 그들의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그들은 먹는 음식조차 율법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몇몇 동물로 제한하면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베드로가 본 환상은 단순히 음식에 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유대인과 이방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베드로에게 나타셔서, 이제 하나님께서는 민족적, 사회적, 종교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베푸신다는 사실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분의 전적인 주권으로 베드로를 고넬료의 집으로 이끄셨고, 그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으며, 그와 모든 가족을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통해 얻는 구원의 은혜는 당시 종교적 배경 속에서 가장 높았던 차별의 담, 곧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구별을 허물었습니다.
한편, 하나님께서 할례를 받지 않는 이방인까지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신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베드로와 유대인 신자들에게 있어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다른 유대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우리 또한 그리스도인이지만, 여전히 세상 사람들, 특별히 나와 다른 종교와 문화적 배경에 있는 사람들을 쉽게 판단하고 편견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을 기꺼이 받으시기 원하시며, 또한 받아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복음을 듣고 구원의 은혜를 누리는 데 차별받을 수 없습니다. 이 일을 위하여, 성령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주장하실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 가운데 주권적으로 역사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기쁘신 뜻을 따라 우리의 마음을 주장하시고, 모든 발걸음을 인도하시기를 원합니다. 그 가운데 우리 모두가 복음을 깊이 묵상하고, 그 은혜를 누리는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자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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