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요한복음 2장 13~22절
읽을말씀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이것을 삼일 만에 세울 것이다.’”(요한복음 2장 19절).
가나의 혼인 잔치 사건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웠습니다. 유대인에게 유월절은 모세시대 애굽에서 구원된 날을 기념하는 특별한 절기였습니다. 따라서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이 먼 지역에서부터 찾아왔습니다. 이들을 위하여 처음에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는 계곡에서 제물을 팔았습니다. 또 성인이 되면 성전세를 내야 하는데,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에게 돈을 바꿔 주기도 했습니다.
[성전 청결 사건]
그런데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섰을 때, 엄청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종교적 제사를 위한 장사가 성전 경내(이방인의 뜰)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희생제사를 위해 필요한 소와 양과 비둘기 노점뿐만 아니라, 성전세를 내기 위해 환전해 주는 사람들까지 있었습니다. 이들 노점들은 실상 대제사장 가야바의 허락 아래 운영되고 있었는데, 곧 장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야바와 성전 관리인들까지도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하여) 암암리에 이러한 일들을 묵인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일이 “성전”에서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1세기 지중해 세계에서 성전이나 궁전과 같은 건물들은 단순한 구조물 혹은 장소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건물들은 도덕적 인격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므로 성전은 단순히 제사를 드리는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이었습니다. 곧, 성전을 욕되게 하는 것은 그곳에 거하시는 분,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고” 상을 “엎으셨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성전은 신앙의 중심이자, 그들 “존재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러한 성전의 존재를 무참히 무너뜨리셨습니다. 성전의 수명은 다했고, 더 이상 하나님은 성전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헐라, 일으키리라]
유대인들에게 이것은 곧 신성모독이었고, 위계질서의 파괴였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행동은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17절). 예수님의 모습을 본 유대인들은 예수님께 따지듯 물었습니다: “당신이 이런 일을 행하는데, 무슨 자격으로 그러는지 우리에게 ‘표적’을 보여줄 수 있소?”(18절) 대체, 당신은 어떤 더 높은 권위가 있기에 이러한 행동을 했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19절). 표적을 요구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은 “진짜 표적”을 선포하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참된 성전”이 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영원한 산 제물이 되어 더 이상 누구도 성전에 가서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님께 나아가면, 누구든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궁극적인 성전 청결 사건입니다.
[생각하기]
성전 청결 사건은 구약시대에 그림자로 제시됐던 성전의 기능이 끝났음을 선언하는 동시에, 예수님이 “참된 성전의 실체”임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이 성전에 도착하셨을 때, 예수님 안에서 참된 성전이 성취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떤 종교적 관행이나 특별한 장소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참된 성전이신 예수님 안에서만 온전한 예배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으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 10:19-20).
실로, 예수님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히 10:20)이십니다. 하나님은 참된 어린양이자, 참된 성전이신 예수님의 희생 제사만 받으실 것입니다. 사람은 오직 예수님 안에서만 하나님과 화목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교회는 오직 세상의 죄와 수치를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을 팔아야(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만이 하나님의 집에 거할 수 있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