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항
하나님 자신의 영광과, 사람의 구원과, 그리고 신앙과 삶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것에 관한 하나님의 온전한 도모(계획, counsel)는 성경에 분명히 제시되어 있거나, 타당하고 필연적인 논리(결론)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추론할 수 있다. 성령의 새로운 계시든지 인간의 전통이든지 어떤 것이라도 어느 때든지 성경에 더해져서는 안 된다(딤후 3:15-17; 갈 1:8,9; 살후 2:2). 그럼에도 우리는 말씀에 계시된 것들을 이해하여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성령의 내적 조명이 필수적인 것임을 인정한다(요 6:45; 고전 2:9-12). 또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과, 교회의 치리(정치)에 관하여는 인간에게 공통된 행사들과 사회마다 사정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상황을 고려하되 언제나 순종해야 하는 말씀의 일반적인 규칙에 따라, 자연의 빛과 그리스도인의 신중한 분별에 의해 규정해야 한다(고전 11:13,14, 14:26,40).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5-17)
1장 6항이 가르치고 있는 성경의 충족성(충분성)은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이 성경을 주신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완전히 다 구비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우리의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말해줍니다(행 20:27). 성경은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는 의미로 성경의 충족성을 말하는 것입니다(딤후 3:15-17). 그러므로 성경에는 어느 때를 막론하고 성령의 새로운 계시로나 교회의 전통으로써 더 첨가하고 충당해야 할 결핍이 조금도 있지 않습니다. 성경의 충족성은 신구약 66권 이외의 다른 새로운 문서 계시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영감에 의한 정경(66권) 기록의 종결을 함의합니다. 그러므로 신구약성경은 ‘신앙과 도덕(본분, 생활)의 규칙(법칙)’을 가르침에 있어서 충족합니다. 이것을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3문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경의 충족성(충분성)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그가 창조하신 모든 것들을 아는 모든 지식이 성경에 다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은 타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하나의 피조물이요 피조물로서의 제한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하나님 자신을 아시고, 그가 지으신 만물과 인간을 아시듯이 그런 완전하고 무한한 지식은 소유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완전하고 무한한 지식을 가지신 하나님이 알려주시는 것(계시하시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영광과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해 계시해 주시는 것만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의 충족성은 생명을 주신 그 목적을 이루는 데 충족함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성경이 전체적으로 충족하고 명료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에 대해 성경에 명백하게 기록되지 않은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타당하고 필연적인 논리(결론)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추론할 수 있습니다”(1장 6항). “타당하고 필연적인 논리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추론하는 것은 성경의 유비, 또는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한다는 성경 해석 원리의 적용을 의미합니다(9항 해설 참고). 우리는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성과 논리의 법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리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추론한 믿음과 의무(생활)에 관한 교리의 권위의 근거를 이성이나 논리에 두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타당하고 필연적인 논리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추론한 후에는 그 교리의 권위는 문자적 단언이나 타당하고 필연적인 논리에 의해 발견된 것이나 다 성경 계시를 통해 하나님에게서 옵니다. 그러므로 성경에 분명히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교리나 우리의 생활에 관련된)은 성경으로부터 추론(deduce)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생각을 집중하여 주의깊게 성경을 묵상하고 성경의 다른 구절들과 대조하면, 성경으로부터 나오는 피할 수 없는 어떤 진리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성경의 충족성을 말하면서 동시에 “말씀에 계시된 것들을 이해하여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성령의 내적 조명이 필수적인 것임을 인정한다”라고 고백합니다. 이제 더 이상 성령의 새로운 계시가 필요없지만, 그것이 성령이 우리에게 필요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령께서 그의 감동으로 성경 66권(정경)을 기록하게 하신 일은 완성하셨습니다. 그러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안에 기록된(계시된) 것들을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알고 믿을 수 있으려면 하나님의 영(성령)의 내적 조명(inward illumination)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오늘날 성령에 의해 새로운 진리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셔서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를 깨닫게 해주셔야만 우리가 진리를 알고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필요한 진리를 알려주는 데 충분하지만, 우리의 죄와 어리석음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들을 때에 우리를 소경과 귀머거리가 되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복음을 듣고 믿어 구원을 얻게 되려면, 하나님의 영이 우리의 어두운 마음에 빛을 비추어 주셔야만 합니다. 은혜로우신 우리 하나님께서 그의 영으로 우리에게 그의 진리를 계시해 주심을 우리는 깊이 감사하면서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양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교회의 예배와 교회의 정치를 포함하여 우리의 삶에 관련된 전부에 대해 성경은 완전히 충족하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예배와 교회 정치에 관한 일반적인 원리를 명시적으로 가르칩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성경에서 확정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구원과 그리스도인의 삶과 주요한 교리들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언된 것은 아닙니다. 교회의 예배와 교회의 정치에 관해서도 성경은 충족합니다. 규범적 원리로서 성경의 가르침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성경에 분명히 언급되지 아니한 어떤 것들은(그리스도인의 삶과, 예배와, 교회 정치에 관한) “인간에게 공통된 행사들과 사회마다 사정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상황을 고려하되 언제나 순종해야 하는 말씀의 일반적인 규칙에 따라, 자연의 빛과 그리스도인의 신중한 분별에 의해 규정해야 합니다”(1장 6항).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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