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항
하나님께서는 영원부터(from all eternity) 모든 선택된 자들을 의롭다 하시기로 작정하셨다(갈 3:8; 벧전 1:2,19,20; 롬 8:30).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때가 차매 그들의 죄 때문에 죽으셨고, 그들의 칭의를 위해 부활하셨다(갈 4:4; 딤전 2:6; 롬 4:25).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령께서 적절한 때에 그리스도를 그들에게 실제로 적용하시기까지는 그들이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아니다(골 1:21,22; 갈 2:16; 딛 3:4-7; 요 3:5,18,36).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벧전 1:2)
하나님께서는 그의 택하신 자들을 의롭다 하시기로 영원에서 작정하셨습니다. 우리의 칭의의 원천은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입니다. 선택된 자들의 칭의의 근거는 우리의 의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써 역사적으로 성취하시고 선언되고 받아들여지신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적당할 때에 성령께서 효과적으로 부르셔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접하게 해주실 때, 그를 믿는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의를 전가시켜 실제로 의롭다 하심을 받게 됩니다.
칭의의 영원한 작정과 우리가 아직 존재하기도 전에 우리의 칭의의 근거 즉 그리스도의 대속 공로의 역사적 성취는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 것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참된 믿음을 주셔서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시고 그의 모든 구속의 은덕을 받아들일 때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에 대한 참된 믿음을 주시기까지는 아무도 실제로 의롭다 하심을 받지 못합니다.
칭의의 작정은 영원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의 칭의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로 이루신 그리스도의 의, 즉 하나님의 의입니다. 그러나 실제적 칭의는 택하신 자들이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고 그리스도를 믿을 때 이루어집니다. 칭의에는 영원의 차원(eternal dimension)이 있습니다(justification in eternity). 사도 베드로는 그의 서신의 수신자들인 그리스도인들을 가리켜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들”(벧전 1:2)이라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 역시 칭의와 하나님의 선택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롬 8:30).
칭의는 영원에서 결정된(determined in eternity) 것이지만, 믿는 사람에게 실제로 칭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믿을 때에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justification in history)입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계획된 칭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가 되시며 의의 보증인이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정하신 때에(때가 차매, in the fullness of time) 성육신 하셔서 우리의 죄를 위해 죽으시고 우리의 의를 위하여 다시 살아나셔야 했습니다.(갈 4:4; 딤전 2:6; 롬 4:25). 우리의 칭의는 하나님의 영원한 도모 가운데 계획되었으며,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써 우리 칭의의 근거가 확립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칭의가 영원에서 이루어졌다거나(영원 칭의),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을 때에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때 우리의 칭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은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고 거듭거듭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을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다 하심을 받기 때문에, 우리를 ‘그리스도인’ 또는 ‘믿는 자’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주로 믿기 전에는 그리스도인 또는 신자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칭의가 순전히 영원과만 관련된 것이라든지, 또는 우리의 칭의가 순전히 역사적인 사건과만 연관된 것으로 알아서는 바른 칭의 교리를 유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칭의의 영원적 차원은 인정하면서, 칭의는 우리가 믿을 때 받게 됨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 존재가 있기도 전에 우리의 칭의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우리가 믿을 때에 실제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 크고 깊고 놀라운 경험의 실재를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아는 고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에서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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