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항
회개를 죄에 대한 어떤 만족이나 죄 용서의 어떤 원인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겔 36:31,32, 16:61-63; 딛 3:5; 행 5:31). 죄의 용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이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행위이다(호 14:2,4; 롬 3:24; 엡 1:7). 그러나 회개는 모든 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 누구도 회개 없이는 용서를 기대할 수 없다(눅 13:3,5; 행 17:30,31).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 13:3,5)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은혜로 얻는 구원을 위해 회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개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죄에서 돌아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돌이킬 때 하나님은 우리를 용서해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회개를 상 받을 만한 행위나 어떤 공로로 여겨서가 아닙니다. 우리의 죄를 회개하는 것이 우리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보상(atoning)으로 여겨 우리를 용서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회개는 하나님의 용서에 대한 대가가 될 수 없습니다.
중세 교회(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회개를 죄를 보상하는 행위로 여겼습니다. 범죄한 사람이 고행이나 적선이나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보상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주장들을 염두에 두고 “회개를 죄에 대한 어떤 만족이나 죄 용서의 원인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한 것입니다. “죄의 용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이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행위입니다.” 우리의 회개가 죄에 대한 어떤 배상(만족)이나 죄 용서의 원인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회개 없이는 용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회개는 모든 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essential)입니다.
죄 용서(죄사함)의 은혜가 얼마나 큰가 하는 것을 바르고 깊게 이해하고 느껴야 합니다. 죄 사함 받는 것은 우리 구원의 주요한 한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구원을 말할 때 편의상 죄 사함과 의롭다함(의롭다함을 받는다고 할 때 죄사함이 포함됨)과 영원한 생명을 은혜로 얻는 것으로 말합니다.
죄 사함은 인간 편에서 볼 때는 아무 대가 없이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 편에서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성부께서는 독생성자를 내어주셨으며, 성자 그리스도께서는 성육신하셔서 고난을 받으셨고, 십자가에서 그의 보혈로 죗값을 다 치르심으로써 우리를 구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로 우리가 죄 용서를 받았다고 말할 때 “값없는”이라는 말을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은 결코 값싼 은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가 없기 때문에 공짜로 준다는 말이 아니고, 너무나 가치가 크기 때문에 인간으로서는 그 값을 지불할 수 없음으로 하나님께서 친히 값을 다 치르시고 우리에게는 값없이 은혜로 주셨다는 말입니다.
죄 용서는 모든 죄인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누구도 회개 없이는 용서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신자들이 죄책감에 눌려 비참한 형편에 처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리스도인들 중 많은 사람들도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은 죄 사함에 관한 확신의 결핍 때문입니다.
왜 죄사함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는 것입니까?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겠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든다면, 죄 용서에 관한 교리를 정확하고 풍부하고 깊게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인 것입니다. 복음 설교를 통해, 성례를 통해, 교리 공부를 통해 죄 사함에 대한 교리를 충분히 배우고 익혀 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할 때 죄 사함의 은혜를 확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죄 용서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만 죄책감에서 벗어나 참된 사죄의 평안을 경험하고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의 유일한 위로는 “그리스도께서 그의 보혈로 나의 모든 죗값을 완전히 치르고 나를 마귀의 모든 권세에서 해방하여” 주님의 것으로 삼아주신 것입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문 참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56문과 60문을 매일 암송하면 죄 사함에 대한 확신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6문: “죄 사함”에 관하여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의를 만족시키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나의 모든 죄와 내가 일평생 싸워야 할 나의 죄악된 본성을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은혜로 그리스도의 의를 나에게 선물로 주셔서 결코 정죄함에 이르지 않게 하십니다.
60문: 당신은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됩니까?
답;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참된 믿음으로만 됩니다. 비록 내가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크게 어겼고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으며 여전히 모든 악으로 향하는 성향이 있다고 나의 양심이 고소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나의 공로가 전혀 없이 순전히 은혜로 그리스도의 온전히 만족케 하심과 의로움과 거룩함을 선물로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치 나에게 죄가 전혀 없고 또한 내가 죄를 짓지 않은 것처럼, 실로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이루신 모든 순종을 내가 직접 이룬 것처럼 여겨 주십니다. 오직 믿는 마음으로만 나는 이 선물을 받습니다.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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