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The catholic or universal Church)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서 하나가 되도록 모였고, 모이고 있으며, 모이게 될 모든 택함 받은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요, 몸이며,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분의 충만이다(엡 1:10,22-23, 5:23,27,32; 골 1:18).
“또 만물을 그 발 아래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자의 충만이니라”(엡 1:22-23).
교회는 본질상 하나의 교회입니다. 하나의 교회를 “보이지 않는 교회”, “보이는 교회”라고 말하는 것은 두 가지 다른 교회가 있다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교회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의 보편적 교회의 전체 모습을 다 볼 수 없습니다. 하나의 교회의 전체 범위는 하나님만 아십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보편적 교회를 인간은 그 전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the Catholic or universal church)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1항에서 이것을 말합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기독교 신앙을 개인주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가진 자들이 있습니다. 자기중심적 문화가 이런 경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의 개인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와의 개인적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교회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그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의 몸인 교회와의 바르고 밀접한 관계를 통하여 함께 은혜 안에서 자라고, 함께 예배하며 더불어 함께 주님을 섬기도록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도들로 구성된 공동체(성도의 교통) 안에서의 삶입니다. 그러므로 이어지는 장들(26-31장)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교회에 관한 강조는 우리로 하여금 개인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교회를 생각할 때 우선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를 생각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는 구원을 위해 택함을 받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로 구성됩니다. 교회를 거룩한 보편적 교회라고 말할 때 교회는 보이지 않는 면과 보이는 면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인간이 그 전체의 모습(구성원 전체와 그 완성된 영광의 모습)을 완전히 볼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입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 보이는 교회는 “더 잘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덜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 보편적 교회의 지체들인 개개 교회들은 복음의 교리를 가르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례의 시행에 따라, 공적 예배의 수행에 따라 더 순수하게도 되고 덜 순수하게 되기도 합니다”(4항).
우리가 교회를 바라볼 때, 교회의 보이는 면만 볼 때는 낙심하며 의기소침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보이는 면이 어떠할지라도, 인간이 그 전모와 영광을 다 볼 수 없는 거룩한 보편적 교회와 그 지체로서의 보이는 교회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격려와 위로와 힘과 소망을 가지고 자신이 속한 보이는 지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보이는 교회가 아무리 심각한 혼잡과 오류에 빠져 주님의 교회라고 하기가 부끄러울 때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라는 하나님만이 완전히 보실 수 있는 “거룩한 보편적 교회”를 생각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교회가 땅 위에 항상 있을 것이다”(5항)라는 믿음을 가지고 소망 중에 인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교회는 보이는 교회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만을 생각하고 말하면서 눈에 보이는 교회가 교회답게 되고 교회의 사명 수행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불충하는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회의에 참여한 성직자들(신학자들)은 25장에 있는 교회를 논하기 전후에 교회(장로교회)의 예배모범과 교회의 정치(직분자들과 회의와 권징조례)를 논의하고 정리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보이는 교회가 교회답게 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거룩한 보편적 교회’의 보이지 않는 면과 보이는 면에 대한 적절한 관점과 관심을 가지고 보이는 교회를 상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언제나 그 보이는 개개 교회는 보이지 않는 거룩한 보편적 교회의 지체임을 알고 상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교회의 보이지 않는 면과 교회의 보이는 면 중 교회의 양면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양면을 가진 이 교회는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교회이며 나 자신이 속한 보이는 개체 교회는 거룩한 보편적 교회의 지체임과 그 관계의 밀접하고 영원함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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