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우리 주 예수께서 배반당하신 날 밤에 주의 만찬(Lord’s Supper)이라고 불리는 그의 몸과 피의 성례를 제정하셔서 그의 교회에서 세상 끝날까지 거행하게 하셨다. 이것은 그의 죽으심으로 그 자신을 희생 제물로 드리신 일을 영구히 기념하게 하며, 참 신자들에게 그의 희생 제사로 말미암는 모든 은택들을 보증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이 영적인 양식을 얻고 장성하며, 그들이 그리스도께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를 더욱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의 지체들로서 그리스도와 교제하고, 지체들 서로 간에도 교제할 수 있도록 결속을 약속하고 보증하기 위한 것이다(고전 11:23-26; 마 26:26-27; 눅 22:19-20; 고전 10:16-17,21, 12:13).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 11:23-26)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성례(성찬)가 제정된 날이 바로 주 예수께서 배반 당하신(잡히신) 밤이었습니다. 복음서들의 역사는 이 사실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1:23-26에서 성찬이 나타내는 중추적인 진리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1항은 성찬의 목적을 여섯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성찬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배반당하신(잡하시던) 밤에 성찬(주의 만찬)이라고 불리는 성례를 제정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3,24)고 하셨습니다.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라”고 하신 말씀은 예수님이 우리 신자들의 죄 때문에 그분의 몸을 죽음에 내어주셨다는 뜻입니다.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 11:25-26)고 하셨습니다. “떡”(빵)은 우리를 위해 상함과 죽음을 당하신 그리스도의 몸을 나타내는(상징하는, represent) 것입니다. “잔”(cup)은 우리의 죄사함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다 쏟으신 그리스도의 피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떡”과 “잔”은 둘 다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려고 주님께서 자신을 죽음에 내어주신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성찬에서 “떡”을 먹고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의 구속을 위해 우리 대신 죽으신 예수님과 그의 죽음을 기념하며 전하는 것입니다. 반복적으로 시행되는 성찬에서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죽으심을 기념하며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구속의 중추적인 사건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복적으로 시행되는 성찬에서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항상 반복되는 주일에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기념할 뿐만 아니라 전하는 것입니다.
둘째, 성찬은 하나님의 복음 약속, 곧 은혜 언약의 내용을 우리에게 나타내며,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의 은택들을 우리에게 보증합니다.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의 은택들은 금생에서 받는 것과, 죽을 때 받는 유익과, 부활할 때 그리스도에게서 받는 유익들이 있는데 이것을 다 포함하여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의 은택들(칭의, 양자됨, 성화, 영화 등)이라고 합니다(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32-38문). 주님께서 그의 성찬에 우리를 초대하시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성취하신 구속 사역의 은택들에 참여하도록 불러 그로 더불어 먹고 마심으로 우리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보증해 주시는 것입니다.
셋째, 성찬의 목적은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자양분(양식)을 얻고 자라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영적인 양식을 얻고 장성해 가야 합니다. 기념하는 것은 기억하고 곰곰히 생각하여 주님의 죽으심이 새 언약의 성취를 위한 것임을 마음 속 깊이 인정하고 그 은혜 안에서 자라갈 수 있는 양식을 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을 통하여 영적인 양식을 얻는 것과 자라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넷째, 주의 만찬(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성찬을 통해 내가 그리스도를 더 사랑하고 그분께 더 충성하겠다고 하는 충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성찬에 바르게 참여하는 자에게는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더 새롭게 해 주시고 더 깊게 해 주십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삶은 규칙들과 의무들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의 더 깊은 교제 가운데 주님을 더욱 사랑하고 주님께 더욱 충성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성찬은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사랑과 충성에 대한 표현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그리스도와의 교제에 대한 보증(bond)이며 서약(pledge)입니다. 은혜 언약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 되실 것을 약속하시고, 우리는 그분의 백성이 될 것을 약속으로 반응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만찬(성찬)의 상에 나아올 때 이것을 서약하고 보증합니다. 성찬의 상에 나아올 때 그리스도에 대한 보다 더 깊은 교제와 그분에 대한 순종의 삶을 소원하면서 나아오게 됩니다(참고. 요 14:21).
여섯째, 성찬은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의 지체들로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교제하고, 지체들 서로 간에도 교제할 수 있도록 결속과 보증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① 그리스도께서 성찬을 제정하셨다는 것입니다(마 26:26-29; 막 14:22-25; 눅 22:19,30; 고전 11:23-25). ② 주의 만찬(성찬)은 그의 교회에서 세상 끝날까지 지키도록 명령하셨습니다(눅 22:19; 고전 11:25). ③ 성찬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것입니다(마 26:26-28; 눅 22:19-20). ④ 성찬은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입니다(눅 22:19; 고전 11:26). ⑤ 성찬은 복음 약속(은혜 언약)의 은택들, 즉 새 언약의 혜택을 신자들에게 알리며 보증하며(인치며) 적용하는 것입니다(대요리문답 162문, 소요리문답 92문).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눅 22:20). ⑥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써 이루신 구속의 은택을 믿음으로 받는 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요구하시는 모든 일에 헌신하겠다는 맹세를 성찬을 받을 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과 충성의 표시입니다. ⑦ 성찬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의 지체들로서 그리스도와 교제하고, 지체들 서로 간에도 교제를 실현하려는 것입니다(참고.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55문).
우리는 성찬의 의미와 목적을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성찬의 핵심적 의미와 중추적 목적은 그리스도와 그의 구속을 성취하기 위한 죽으심을 기념하고 전하는 것입니다. 기념하는 것은 기억하고 회상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성례(성찬)를 우리가 기념하는(우리가 기억하고 회상하는) 우리의 기념만으로 축소시켜서는 안 됩니다. 성찬은 우리에 의한 기념이기 전에 우리에게 주님과 주님의 구원의 은혜를 상기시켜 주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은혜의 방도입니다. 성찬은 우리의 기념이라기 보다는 성찬 자체가 기념의 의식입니다. 성찬 자체를 성령께서 말씀과 함께 사용하셔서 우리에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죽으심의 공효를 상기시켜 주시며 더욱 굳게 믿고 더욱 감사하게 하는 것입니다.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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