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항
하나님께서는 그의 통상적 섭리에서 방편들을 사용하시지만(행 27:24,31,44; 사 55:10,11; 호 2:21,22), 그의 기쁘신 뜻대로 그것들 없이(호 1:7; 마 4:4; 욥 34:10), 그것들을 초월하여(롬 4:19,20), 그리고 그것들과 상반되게(왕하 6:6; 단 3:27) 자유로이 일하실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유다 족속을 긍휼히 여겨 저희 하나님 여호와로 구원하겠고 활과 칼이나 전쟁이나 말과 마병으로 구원하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호 1:7)
"그가 백세나 되어 자기 몸의 죽은 것 같음과 사라의 태의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하여지지 아니하고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치 않고 믿음에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롬 4:19-20)
"방백과 수령과 도백과 왕의 모사들이 모여 이 사람들을 본즉 불이 능히 그 몸을 해하지 못하였고 머리털도 그슬리지 아니하였고 고의 빛도 변하지 아니하였고 불 탄 냄새도 없었더라."(단 3:27)
통상적으로 하나님은 그의 주권적인 뜻을 이루시기 위해 여러 가지 방편들을 사용하십니다. 땅에 비를 내리게 하시든지 또는 그의 백성들에게 설교를 통해 말씀을 주시든지 다양한 방법들을 통하여 그분의 목적이 이루어지게 하십니다(사 55:10-11). 통상적으로는 하나님께서 통상적 방편들(ordinary means)을 사용하십니다. 풍랑을 인해 파선의 위기를 만나 승선한 사람들의 생존이 위협받았을 때에 사도 바울은 헤엄을 치든지 널조각 혹은 배에 실린 물건에 의지하여 상륙하게 함으로써 목숨을 구하게 하였습니다(행 27:43-44).
그러나 하나님은 통상적 방편들에 제한받지 않으십니다. 3항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그의 통상적 섭리에서 방편들을 사용하시지만(행 27:24,31,44; 사 55:10-11; 호 2:21-22), 그의 기쁘신 뜻대로 그것들 없이(호 1:7; 마 4:4), 그것들을 초월하여(롬 4:19-20), 그리고 그것들과 상반되게(왕하 6:6; 단 3:29) 자유로이 일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통상적 방편 없이 (그 방편들을 초월하거나 그 방편들과 상반되게) 일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리켜 기적들 혹은 ‘하나님의 비상 섭리’라고 말합니다.
일반적 경우에는 더 나은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구원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무력에 의한 전쟁 없이 하나님이 구원해 주실 수 있습니다(호 1:7; 사 37:36). 히스기야 왕의 기도에 응답하여 베푸신 하나님의 구원은 통상적 방편들 없이(without) 이루신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통상적 방편을 초월하여(above) 이루실 때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잉태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롬 4:19-20). 또한 어떤 경우에는 통상적 방편과는 상반되게(도끼가 물 위에 떠오르게 한 것과 풀무불 속에서 머리털 하나도 그슬리지 않게 하신 것) 해주셨습니다(왕하 6:6; 단 3:27). 하나님은 그가 원하시는 대로 자유로이 섭리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란 무에서 그의 권능의 말씀으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작정하신 것을 이루기 위해 그의 모든 피조물들을 보존하시며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전능의 활동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섭리’(providence)라는 단어 자체는 성경에서 발견되지 않으나 그 의미는 성경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사도행전 17장 24-29절의 말씀은 하나님의 통치와 보존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천지의 주재”(24절)이시며,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자”(25절)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통치와 보존을 명백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상적 섭리는 그가 지으신 만물을 보존하심(preservatio)과, 그의 모든 피조물들의 활동 안에서 그의 뜻을 이루어가는 일을 하시며(concurrence, 협력), 만물을 다스려 그의 작정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통치(government, gabernatio)를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하나님의 보존, 하나님의 협력, 하나님의 통치로 나눈다고 해서 섭리의 이 세 요소가 하나님의 섭리 사역에서 서로 분리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존 섭리는 모든 존재에 관한 것이고, 협력은 모든 것들의 활동에 관한 것이며, 통치는 만물을 다스려 그의 뜻을 이루도록 인도하고 사용하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이 섭리의 세 요소를 배타적인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세 요소들은 한 요소의 독립적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섭리의 다면적 성격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보존에도 통치의 요소가 있어야 하고, 협력에도 보존의 요소가 있어야 하며 통치에도 협력의 요소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섭리적 통치와 보존과 하나님의 섭리적 협력에 대한 증거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성경의 증거 본문들은 벌코프 조직신학(합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375-384쪽을 참고하십시오.
하나님의 통상적 섭리에 대한 참조 성구들은 다음을 참고하십시오.
(1) 하나님의 만물 보존(느 9:6; 히 1:3; 마 10:29; 행 17:28)
(2) 하나님의 협력(잠 21:1; 삼하 16:11; 고전 12:6; 엡 1:11; 2:13)
(3) 하나님의 통치(시 22:28; 잠 16:33; 사 33:22; 단 4:34-35; 마 10:29-31; 딤전 6:15)
하나님의 섭리에는 하나님께서 자연법칙(제2원인)을 통하여 행하시는 통상적 섭리(보통섭리)도 있지만, 자연법칙을 초월한 초자연 섭리(비상섭리)도 있습니다. 초자연적 섭리를 이적이라고 말합니다.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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