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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병철 안

제6장 사람의 타락과 죄와 형벌(2)

2항

이 죄로 말미암아 그들은 본래 가졌던 의(original righteousness)와 하나님과의 교제를 상실하게 되었고(창 3:6-8; 전 7:29; 롬 3:23), 죄로 인해 죽게 되었으며(창 2:17; 엡 2:1; 롬 5:12; 엡 2:3), 영혼과 몸의 모든 부분들과 기능들이 전적으로 더러워졌다(딛 1:15; 창 6:5; 렘 17:9; 롬 3:10-19, 8:6-8; 시 58:1-5).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 그들이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아담과 그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창 3:6-8)

 

2항은 사람(아담과 하와)의 첫 범죄로 말미암아 그들과 그들의 후손인 모든 사람에게 미치게 된 죄의 결과를 말해 줍니다. "이 죄로 말미암아 그들은 본래 가졌던 의(original righteousness, 원의)와 하나님과의 교제를 상실하게 되었고, 죄로 인해 죽게 되었으며, 영혼과 몸의 모든 부분들과 기능들이 전적으로 더러워졌다." 우리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의 첫 범죄로 말미암아 네 가지 비참한 결과가 있게 되었습니다.

첫째, 아담과 하와는 그들이 범한 이 죄로 말미암아 그들이 본래 가졌던 의(original righteousness)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창조 시에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지음받은 상대적으로 완전한 상태, 곧 의와 거룩의 상태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가리켜 "본래 가졌던 의"(원의)를 상실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인류 시조의 범죄로 상실하게 된 것들 중에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자신의 형상을 따라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함을 지닌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나 범죄로 인해 이것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유일한 중보자와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이 상실한 것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무엇을 회복시켜 주십니까? 에베소서 4장 24절과 골로새서 3장 10절을 보면,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회복되는 것은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함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회복되기 전에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 수 없고,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신뢰하며 순종함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할 수 없습니다. 인간 창조의 목적이 실현될 수 없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과의 교제가 상실되었습니다. 인간의 범죄로 상실하게 된 하나님과의 교제는 좁은 의미의 하나님과의 의사소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조화롭고 밀접한 복된 연합 관계가 단절된 것을 의미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9문은 사람이 타락한 지위에서 비참하게 된 것을 여러 가지로 열거하는 중에 "하나님과의 교제가 끊어지게 된 것"을 첫 번째로 말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선하게, 또한 자신의 형상, 곧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영원한 복락 가운데서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기 위함입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6문).

셋째, 죄로 인해 죽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경고하신 죄의 결과는 죽음입니다. 몸의 죽음이나 영적 죽음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영혼으로 된 전인(全人)으로서의 죽음을 말합니다. 성경은 죽음을 육체의 죽음, 영적 죽음, 그리고 영원한 죽음을 종합적 관점에서 말하며, 죽음을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으로부터의 분리로 봅니다. 성경은 인간의 죽음이 죄로 인해 세상에 들어왔으며(롬 5:12), 죄의 삯은 사망이라고(롬 6:23) 말합니다. 인류 시조인 아담과 하와는 죄를 범한 즉시 하나님께서 경고하신 대로 죽었습니다. 물론 육신의 생명은 얼마 동안 유지되긴 하였지만 영적으로는 죽은 것입니다.

영적으로 죽었다는 말은 창조 시에 가졌던 하나님의 형상, 곧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함으로 사는 인간 본연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시는 성령의 생명 주시는 역사(役事)에서 끊어지게 된 것입니다. 생명의 성령으로부터 나와서 성령에 의해 성령 안에서 부여되는 신령한 생명(영적 생명)에서 끊어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첫 조상은 그들이 범죄했을 때 영적으로 죽었습니다. 우리가 '죽음'을 말할 때 죽음은 영적, 심신적, 사법적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죽음'을 말할 때 그것은 심신적 죽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성경의 더 넓은 문맥 안에서 중생하지 못한 사람의 상태를 "허물과 죄로 죽었던"(엡 2:1)이라고 말한 이 영적 죽음을 경고된 죽음에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영적인 죽음은 생명의 원천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분리입니다. 사법적 죽음은 하나님으로부터 분리(쫓겨남)와 저주와 형벌의 고통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죽음은 단순한 자연적 현상이 아닙니다. 죄의 결과로 오게 된 참으로 두려운 것입니다.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게 되고, 영은 비록 활동하고 있지만 몸과 연합된 정상적 상태에서 활동하지 못합니다. 죽음은 육체와 영혼의 분리입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육체 없이 존재하는 것은 정상적 상태가 아닌 정죄의 표현이며 죄로 말미암은 결과입니다. 이것을 가리켜 간략하게 "죄로 인해 죽게 되었으며"라고 한 것입니다.

넷째, "영혼과 몸의 모든 부분들과 기능들이 전적으로 더러워졌습니다." 인류 시조의 첫 범죄로 말미암아 보통 생육법에 의해 그의 후손으로 태어나는 모든 사람의 본성이 부패했습니다. 거듭나지 아니한 모든 사람은 죄로 오염되어 부패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은 본성적으로 선한 것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악한 것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것을 인간의 '전적 부패'라고 말합니다. 모든 사람이 부패하였고, 각 사람의 모든 것이 더러워졌습니다. 인간의 영혼의 모든 기능이 부패했습니다. 사람의 지성과 감성과 의지의 선을 향한 경향성은 상실되었으며, 악으로 향하는 욕구와 경향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선을 미워하고 악을 향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거스려 육체의 소욕을 따라 행합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선하게 지음받은 인간이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을 상실하고 부패한 성정을 가지고 불의와 불경건과 불법을 행하게 된 이 타락과 오염 자체가 죄의 결과로 오게 된 비참한 현실입니다.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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