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항
하나님께서 사람과 맺으신 첫 언약은 행위 언약(Covenant of Works)이다(갈 3:12; 창 2:16; 호 6:7; 롬 5:12,19; 고전 15:22,47). 이 언약에서 완전한 개인적 순종을 조건으로(창 2:16,17; 갈 3:10) 아담과 아담 안에 있는 그의 후손들에게 생명이 약속되었다(롬 10:5,10-20; 눅 10:25-28).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창 2:16-17)
2항을 보면 행위 언약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과 맺으신 첫 언약은 행위 언약(covenant of works)이다. 이 언약에서 완전한 개인적 순종을 조건으로 아담과 아담 안에 있는 그의 후손들에게 생명이 약속되었다.” 이 행위 언약이라는 용어가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염려에서 이 언약을 행위 언약 대신에 ‘창조 언약’, ‘자연 언약’, ‘생명 언약’, ‘아담에 대한 하나님의 경륜’ 등 여러 가지 다른 명칭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안된 모든 용어들이 다 언어적 한계를 가져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언약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개혁주의적 언약 신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행위 언약’이라는 용어를 비판자들의 염려를 받아들이면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위 언약’이라는 용어에 대한 가장 빈번한 비판은 이 ‘행위 언약’에는 하나님의 사랑이나 은혜의 개념이 전혀 없고, 순전히 법적인 관계 또는 순전히 인간의 행위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더불어 맺은 첫 번째 언약인 이 ‘행위언약’도 먼저 하나님 편에서 자신을 자발적으로 낮추심으로 성립된 언약 관계입니다. 하나님의 자발적 낮추심 안에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이 작용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첫 사람 아담으로 더불어 맺으신 이 첫 언약(행위 언약) 관계도 순전히 법적인 것, 인간의 행위에 따른 응보적인 것만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이 바탕이 되고 작용된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아들인 아담과의 사랑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 1항과 2항은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의 언약 관계에서 이 점을 먼저 바로 알고 깊이 인식하고 굳게 믿어야 합니다.
행위 언약은 창조주 하나님이 그의 피조물이요 특별히 그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이성적 피조물인 사람(아담)과 맺으신 첫 번째 언약입니다. 개혁파 신학자들은 이 언약 외에 시간 안에서 사람과 맺은 언약이 아닌 시간 전(영원에서)에 성부·성자·성령 삼위 사이에 혹은 성부와 성자 사이에 맺으신 구원 협약(구속 언약,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을 구속 언약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행위 언약 다음에 맺으신 은혜 언약과는 다른 것입니다. 구속 언약은 은혜 언약의 토대가 되는 하나님의 구원 협약입니다. 어떤 신학자들은 행위 언약을 창조 언약으로, 은혜 언약을 구속 언약으로 부르는데 개혁주의 신학에서 일반적으로 말하고 있는 구속 언약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행위 언약과 은혜 언약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행위 언약에서 강조점을 두는 것은 ‘순종’(obedience)입니다. 위대하신 창조주 하나님에게 그의 이성적 피조물인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의무는 그분에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순종의 보상으로 하나님을 인간의 영원한 복락과 상급으로 모실 수 없습니다. 사람이 영원한 생명과 복락을 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사람으로 더불어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첫 언약(행위 언약)도 순전히 율법적 관계만이 아니고, 하나님이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사람과 언약 관계를 맺으신 하나님의 선하심과 하나님의 사랑이 바탕이 되고 작용된 것임을 1항에서 강조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12문은 행위 언약을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12문: 사람이 창조받은 지위에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그를 향하여 섭리하시는 중 어떤 특별한 행동을 하셨습니까?
답: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후, 완전한 순종을 조건으로 그와 생명의 언약을 맺으시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는 것을 사망의 벌로써 금하셨습니다.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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