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답: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란 구원의 은혜인데, 이로써 우리는 구원을 위하여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분만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엡 2:8-9, 갈 2:16
지난 시간 복습
지난 시간에 우리는 85문을 통해 우리 구원과 직접 관계되어 있는 매우 중요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가 모든 죄와 죄를 지은 사람에게 임하지만,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 길은 무엇입니까? 크게 세 가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생명에 이르는 회개와, 은혜의 방도(말씀,성례,기도)를 부지런히 사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세 가지는 단회적이고 일시적인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되며 우리의 일평생 계속되어야 하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올 한 해는 예수 그리스도를 날마다 믿고 회개하며, 은혜의 방도를 더욱 부지런히 사용할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부터는 앞에서 살펴본 세 가지를 소요리문답의 순서를 따라 차례대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특별히 오늘은 86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관하여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86문을 함께 읽어봅시다.
제86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답: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란 구원의 은혜인데, 이로써 우리는 구원을 위하여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분만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원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관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첫째는 믿음의 원천입니다. 구원 얻는 믿음은 어디서부터 나는 것입니까? 어떤 사람들은 이 믿음이 우리 사람의 의지와 결단으로부터 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담 이래로 모든 사람의 마음은 부패했지만, 사람의 의지만큼은 타락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믿음은 이 의지로부터 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 사람의 모든 부분이 부패했기 때문에 어떤 선도 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요 3:6 참조).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은 어디로부터 나는 것입니까? 성경은 믿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은혜라고 말합니다. 이를 말하고 있는 성경 본문을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에베소서 2장 8-9절입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하고 칭의와 성화, 영생을 위해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믿음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요 선물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일으켜 주시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우리가 듣고 읽는 설교와 말씀을 사용하셔서 우리 안에 이 믿음을 일으켜 주십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의 말씀처럼 우리가 이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고 하여 우리 스스로에게 공을 돌리거나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는 우리 스스로를 구원할 능력이 없음을 아시고 우리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와 그 구속의 은혜에 참여케 하는 믿음까지도 선물로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영광과 찬송을 하나님께만 돌려야 합니다.
믿음의 대상
두 번째 생각할 것은 믿음의 대상에 관한 것입니다. 구원 얻는 믿음과 관련하여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믿음 그 자체가 하나의 공로가 되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선한 인격과 행위가 우리를 구원할 수 없는 것처럼, 믿음 그 자체가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 자체를 보시고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이 표현을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믿음이 붙잡는 대상입니다. 따라서 구원의 믿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믿느냐’ 하는 것, 곧 믿음의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원을 위하여 믿어야 하는 내용, 대상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구원을 위해 무엇을 믿어야 합니까? 복음을 믿어야 하고 복음이 제시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합니다. “가라사대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막 1:15) “...선생들아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얻으리이까 하거늘 가로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하고”(행 16:30-31)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아는 고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에서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
우리는 복음을 믿어야 하고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합니다. 모든 성경은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시며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드러냅니다. 따라서 복음을 믿어야 한다는 말을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한다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하기 위해 요구하시는 믿음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과 참 하나님이시면서 참 사람이 되신 것, 우리의 유일한 구속자이신 것, 자기에게 나아오는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고 용서하시고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시라는 것, 또 구원의 가망이 없어 보이는 죄인일지라도 구원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또한 선지자로써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에게 나타내시는 분이신 것과 제사장으로써 단번에 자신을 제물로 드려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시고 우리를 위해 항상 간구하시는 분이신 것, 왕으로써 우리를 다스리시고 보호하시며 우리의 모든 원수를 제압하시는 분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붙잡을 때, 이 믿음은 우리를 구원하는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작용(지식·동의·신뢰)
이처럼 믿음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믿는 것이고 복음이 제시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믿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믿음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께 대한 지식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믿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구원 얻는 믿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믿음을 설명할 때에도 적용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믿는 것은 그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런 지식도 없이 무언가를 믿는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런 믿음을 맹목적인 믿음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구원 얻는 믿음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떤 분이시며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를 아는 지식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자비하신 분인지를 아는 지식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성경과 그리스도께 대한 지식만 있으면 참된 믿음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성경을 읽을 수 있고 성경을 아는 사람은 다 구원 얻는 믿음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음을 지식으로 아는 것만으로는 참된 믿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참된 믿음이 되기 위해서는 성경의 가르침이 참된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뒤따라와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동의’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은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들을 때 그것이 참되다고 생각합니까? 동의합니까? 믿음에는 동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죄용서를 받아야 하는 죄인인 것과 하나님께서 자비하신 분이라는 것,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영원한 아들이신 것과 그분께서 사람이 되셔서 저와 여러분 같은 죄인을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이 진리임을 받아들니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이렇게 동의하고 그것이 진리임을 받아들이지만, 성경을 읽고 심지어 연구하는 사람일지라도 그렇지 못한 경우를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예화) 수도원에서 공부한 승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는 복음에 대한 지식과 동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뢰”입니다. “신뢰”란 자신이 알고 동의하는 것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자신의 몸과 영혼을 맡기는 것입니다. 예화) 샤를 블롱댕과 해리 콜코드
오늘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하게 하시려고 요구하시는 것들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 믿음은 우리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님을 통해 주시는 구원의 은혜와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이 믿음은 땅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것입니다. 육에 속한 것이 아니라 성령께 속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이 믿음 주신 것을 인해 삼위일체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이 구원 얻는 참된 믿음인지를 시험하고 확증해 보아야 합니다(고후 13:5). 왜냐하면 믿음처럼 보이지만 믿음이 아닌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대상이신 복음에 대한 지식이 없는 믿음(맹목적 신앙),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지식은 있으나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없는 믿음(역사 신앙), 복음을 들을 때에는 잠시 믿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시험과 유혹이 올 때 사라지고 마는 믿음(일시적 신앙)과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은 하늘로부터 온 것도 아니고 성령께서 일으켜주신 믿음이 아닙니다. 이런 믿음은 우리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복음과 복음이 제시하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바른 지식과 동의, 신뢰로 이뤄진 참된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가장 복있는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하늘로부터 난 그 믿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약속하신 모든 은혜가 이 믿음으로부터 나기 때문입니다(어머니 은혜). 그러므로 우리의 믿음이 우리를 구원하는 참된 믿음인지 시험합시다. 그리고 다른 어떤 것을 소망하기보다 이 보배로운 믿음 주시기를 간구합시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믿음을 일으키시는 데 사용하시는 은혜의 방도들을 부지런히 사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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