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하나님께서 사람의 의지에 선천적 자유를 주셨다. 그러므로 그 의지는 선과 악을 행하도록 강제당하거나, 본성의 어떤 절대적 필연성에 의해 선이나 악을 행하도록 결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마 17:12; 약 1:14; 신 30:19; 요 7:17; 계 22:17; 요 5:40).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약 1:14)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타고난(선천적, 본래적, natural) 자유(liberty) 의지를 주셨습니다. 이 천부적(선천적, 타고난) 자유의지란 첫째로 강제(강요)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it is neither forced). 둘째로 사람의 의지는 본성의 어떤 절대적 필연성에 의해 선이나 악을 행하도록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의지의 자유를 부여받았습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의지의 자유란 사람이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것을 하도록 강제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창조될 때에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유 행위자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판단과 결정과 행동을 외면적 환경과 어떤 미리 결정된 원인들에 의해서나 또는 본성의 어떤 절대적 필연성에 의해 선이나 악을 행하도록 강요받지 않고, 어느 경우든지 사태 전체를 살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결단하고 실행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에게 주어진 자유의지가 가진 자결 능력이 그 의지를 가진 인간 개인의 전체적 상태(사람의 본성과 개인의 조건과 상황)와는 전혀 상관없이 선악을 스스로 선택하여 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펠라기우스주의, 알미니우스주의처럼).
의지는 그 의지를 가진 인간 개인의 실존의 조건이나 성품과 성향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이 자율적이거나 독립적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어떠함에 따라 그 사람의 의지도 그러합니다. 과실의 본성이 그 과실이 달린 나무의 본성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처럼, 사람의 행동도 그 사람의 본성에 의해 결정됩니다(마 7:16-20, 12:33-35). 의지는 인간의 인격(혹은 영혼)의 기능입니다. 그러므로 의지는 그 의지를 소유한 인간 각자의 인격에 의해 결정됩니다. 인간의 의지는 그것의 원천이 되는 개인의 도덕적 성격과 상관없이 작용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고백에서 말하고 있는 ‘본래적 자유’(natural liberty)란 외부적인 강요나 억압이나 미리 프로그램된 본성의 절대적 필연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의지를 소유한 개인의 이성적 이해와 본성적 성향이 이끄는 내적 원리에 따라 생각하고 선택하고 거절하는데 있습니다. 본래적 의지의 자유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우리 인간의 인격(혹은 본성)의 핵심적 부분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의지에 본래적 자유를 부여해 주셨다는 것은 인간의 선택들과 행동들을 고정된 기계적 또는 물리적인 힘에 종속시키지 않고, 또한 선택을 운명의 임의적인 힘에 종속시키는 도덕적 결정주의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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