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성례란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거룩한 예식인데, 이 예식에서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이 감각적인 표상으로 믿는 자에게 표시되고 인쳐지며 적용되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 복습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할 수 있게 하시려고 요구하시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회개, 그리고 은혜의 방도를 부지런히 사용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대표적인 은혜의 방도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말씀과 성례와 기도입니다. 이 세 가지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구속의 은혜를 전달하시기 위해 사용하시는 은혜의 방도들입니다. 우리는 말씀과 성례와 기도를 통해 예수님께서 죽으심과 부활로 이루신 구속의 혜택들, 죄사함과 영원한 의와 생명에 참여하게 됩니다.
지난 시간부터는 이 세 가지 은혜의 방도 가운데 성례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91문을 통해 어떻게 하여야 성례가 효력있는 구원의 방도가 되는 것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성례가 효력 있는 은혜의 방도가 되는 것은 성례 자체에나 성례를 행하는 자에게 어떤 덕이 있어서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오직 성례를 제정하신 그리스도의 복 주심과 그리스도의 영, 성령님의 일하심 때문에 성례가 우리를 구원하는 효력있는 은혜의 방도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례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92문을 함께 읽어봅시다.
92문: 성례란 무엇입니까?
답: 성례란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거룩한 예식인데, 이 예식에서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이 감각적인 표상으로 믿는 자에게 표시되고 인쳐지며 적용되는 것입니다.
성례란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거룩한 예식을 말합니다. 세상과 교회 안에는 여러 가지 예식들이 있지만 모든 예식들이 다 거룩한 예식은 아닙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일곱 가지의 성례(세례,견진,고해,성체,종부,신품,혼배)가 있다고 가르쳐왔습니다. 하지만 개혁자들은 이 중 다섯 가지를 거부하고 오직 세례와 성찬만을 성례로 인정하여 시행해왔습니다. 왜 그렇다면 여러 예식들 가운데 세례와 성찬만을 성례로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이 두 가지 예식만이 그리스도께서 친히 제정하시고 명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례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친히 명령하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8-20)
성찬은 주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친히 제정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고전 11:23-25)
이처럼 세례와 성찬을 성례라고 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친히 제정하시고 행하라고 명령하신 예식이기 때문입니다.
92문: 성례란 무엇입니까?
답: 성례란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거룩한 예식인데, 이 예식에서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이 감각적인 표상으로 믿는 자에게 표시되고 인쳐지며 적용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예식에서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이 감각적인 표상으로 믿는 자에게 표시되고 인쳐지며 적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시되고 인쳐”진다는 말입니다. 성례를 이해하기 위해 “표와 인”이라는 표현을 잘 알아야 합니다.
성례가 시행될 때, 세례와 성찬에 사용되는 물과 빵과 포도주 그리고 물을 뿌리고 빵을 찢고 포도주를 나누는 행위는 “표”(표징)의 역할을 합니다. “표” 또는 ‘표시한다’라는 것은 무언가를 설명해주는 신호나 표지를 의미합니다. 길을 가다보면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천안 휴게소 5km”라고 쓰여있는 표지판을 지나갔다고 해봅시다. 그 표지판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5km정도 더 가면 천안 휴게소가 나오며, 원한다면 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표지판 자체는 휴게소가 아닙니다. 휴게소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표지판은 전방 5km 앞에 있는 천안 휴게소가 있다는 것을 표시하고 나타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성례에서 사용되는 물과 빵과 포도주와 또 그것을 베푸는 행위는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을 그것을 믿는 자에게 표시하고 나타내는 것입니다. 성례는 우리에게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살 찢기시고 피 흘리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희생과 중보 사역을 통해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혜들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가 된 것과 죄 씻음 받은 것과 이 땅에 사는 동안 그리스도와 교제 속에 거하며 영혼의 양식을 먹고 자라가게 해주시는 것과 함께 세례 받고 성찬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한 몸의 지체된 것과 영원한 생명과 복락을 누리게 될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성례는 “인”(인장)으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인”, ‘인을 친다’는 것은 ‘법적으로 확증하다’, ‘보증하다’, ‘담보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졸업장을 받습니다. 졸업장을 보면 ‘위 사람은 본 원의 전 과정을 수료하였으므로 이 졸업장을 수여함’이라고 쓰여있고 그 밑에 그 사실을 확인해주는 원장(교장) 선생님의 이름과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도장은 왜 찍는 것일까요? 졸업장을 받은 그 친구가 그 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을 원장 선생님의 이름으로 확인을 해 주는 것입니다.
성례도 이와 같습니다. 성례는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을 믿는 자에게 인을 쳐주는 예식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믿음으로 세례에 참여하는 그 사람에게 ‘세례를 받는 이 사람은 내 것이다. 이 사람은 나와 연합된 자라. 나의 피가 이 사람의 모든 죄를 씻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시는 것입니다. 성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성찬에 참여하는 그 사람에게 ‘십자가에서 찢겨진 나의 몸과 흘린 나의 피는 이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나의 몸이며 나의 지체이다. 이 사람에게 신령한 양식을 준다. 영원한 천국의 잔치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라는 사실을 확증해 주시는 것입니다.
사실 은혜의 방도인 성례는 또 다른 은혜의 방도인 말씀과 그 본질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복음 말씀의 선포를 통해 믿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들이 무엇인지 보여주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위해 죽으신 것과 다시 살아나신 것, 그분을 믿는 자는 주님과 연합된다는 것과 모든 죄를 용서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들려주십니다. 복음의 선포를 통해 믿음으로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와 새 언약의 혜택들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증해주시며, 듣는 사람들은 더 큰 확신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하나님께서 말씀 뿐 아니라 성례를 제정해주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이 매우 연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복음의 말씀을 귀로 듣고 믿지만,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옛 본성이 그 말씀이 잘 자리잡고 역사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 세상의 여러 미혹과 위협, 마귀의 시험으로 인해 우리 믿음이 쉽게 흔들리고 견고하게 서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아셨습니다. 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고 세상 살이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 속에서 세상을 의지하는 데로 쉽게 치우칠 수 있는 존재임을 아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우리의 믿음을 격려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주의 사랑을 확신하게 하시고 우리의 소망을 견고케 하시려고 귀(청각)로만이 아니라 우리의 오감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과 그를 통해 우리에게 가져다주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신 것입니다. 세례의 물이 뿌려지고 성찬의 떡과 포도주가 나누어지는 행위를 우리 눈으로 보고 그 향기를 맡으며 혀로 그 맛을 보며 그 피부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물과 떡과 포도주와 그 행위들이 우리에게 나타내는 그리스도와 그 은혜를 더욱 잘 이해하고 믿을 수 있도록 하십니다. 우리가 참으로 그리스도의 은혜에 참여한 자라는 사실을 확증해 주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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