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문: 기도가 무엇입니까?
답: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요, 그의 뜻에 합한 것들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며,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그의 자비하심을 깨달아 감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로 인하여 받게 된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를 피할 수 있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고, 둘째는 생명에 이르는 회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구속의 은혜를 전달하시는데 사용하시는 모든 외적 방도, 은혜의 방도를 부지런히 사용하는 것입니다(85문). 이 은혜의 방도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말씀(설교)과 성례(세례와 성찬)와 기도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말씀과 성례에 관하여 살펴봤고, 오늘부터는 기도에 관하여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기도는 무엇입니까?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요, 그의 뜻에 합한 것들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며,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그의 자비하심을 깨달아 감사하는 것입니다.” 기도에 대해 우리는 크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 간구와 회개, 감사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들을 위한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며,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깨달아 감사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차례대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도는 간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갈 때에 우리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하나님께 아뢰고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되 아무 것이나 마구잡이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들을”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탐욕과 탐심을 따라 구하는 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이런 종류의 기도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자신이 믿고 섬기는 신에게 기도합니다. 많은 시간과 돈과 재물을 바쳐서 기도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돼지 머리를 올려두고 그 앞에 절을 하며 사업이 번창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옛날 조상들은 달밤에 물을 떠다놓고 자기 소원을 빌었습니다. 무당들에게 돈을 주고 굿을 하기도 하고 부적을 받아서 그것을 지니고 다니면서 자기가 간절히 바라는 일들을 순적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자신이 마음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신과 거래를 하듯이 기도합니다.
우리의 기도도 이런 것입니까? 하나님께 우리의 소원을 아뢴다는 것은 이런 것입니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기도는 자기 마음의 욕심을 따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들을 우리 자신의 소원으로 삼아 구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한 성도는 성령께서 주시는 새 마음과 새 소원을 가지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전에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 삶의 주인이 되어 우리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우리 자신만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삶을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고, 주님의 교회가 바로 서며, 우리가 보다 더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되기를 소원하는 소원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세상의 믿지 않는 사람들의 기도와 다른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의 필요를 구하되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원하는 우리 마음의 소원을 따라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있고, 우리가 바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곧 우리의 소원이 되어서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이루는 삶을 살면서 그에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들을 향한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구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기도입니다.
기도는 죄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기도에는 그저 우리 소원을 아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죄를 하나님께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를 통해 우리 죄를 고백하고 회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 안에는 여전히 죄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을 때, 하나님의 법정에서는 우리에게 무죄하다는 선언이 내려졌습니다. 죄의 지배로부터 우리는 자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는 뿌리 깊은 죄성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날마다 수 없이 많은 죄를 지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우리는 우리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기도나 예배나 봉사는 하나님께 가증한 것이 되고 맙니다. “사람이 귀를 돌이키고 율법을 듣지 아니하면 그의 기도도 가증하니라.”고 하셨습니다(잠 28:9). 하나님 앞에서 날마다 우리 자신을 살피고 우리의 크고 작은 죄를 회개하며 죄를 벗어버리는 삶을 살지 않으면서,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도할 때 그런 기도를 듣지 않으십니다. “내가 내 마음에 죄악을 품으면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리라.”(시 66:18) 또 하나님은 회개하지 않으면서 죄 가운데 머물러 있는 사람의 예배나 봉사도 가증하다고 하셨습니다.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눈을 가리우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니라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케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업을 버리며 악행을 그치고.”(사 1:15-16)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시간에 항상 우리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해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요.”(요일 1:8-9) 이러한 죄 고백과 회개를 통해 우리는 점점 더 거룩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도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깨달아 감사하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해주셨고 성자 하나님을 우리의 중보자와 구속자로 보내주셨습니다. 성자 하나님께서는 우리 같은 사람이 되셔서 우리를 위해 하나님의 율법의 모든 요구를 만족시키셨습니다. 우리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완전히 순종하셨고 우리를 대신하여 모든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또 성령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되게 하셔서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구속의 혜택들이 실제 우리의 것이 되도록 해주셨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의 공로로 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한 가지인데,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에 대해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감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도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감사합니다.
적용1.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간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들을 향한 우리의 소원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바르고 참된 기도를 하기 위해서 먼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그 뜻을 따라 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나와 나의 가정, 교회, 친구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아야 그 뜻을 위해 살 수도 있고 기도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죄를 고백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아야 합니다. 말씀을 알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 죄를 잘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알 때 우리는 우리 죄를 자백하고 회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도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깨달아 감사하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우리는 복음을 통해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가장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음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그리스도와 십자가의 제사에서 우리는 죄인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보고 감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도가 간구와 회개와 감사로 풍성한 기도가 되기 위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하고 우리의 기도생활은 항상 말씀과 짝을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적용2. 우리 마음을 점검하자.
기도는 마음 속에 있는 우리 소원을 구하는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지식도 없고 관심도 없고 소원도 없다면 우리는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우리 욕심을 채우기 위한 기도 아닌 기도를 할 뿐이다. 이것은 기도가 아니다. 또 우리 죄를 고백하는 것 역시 우리 마음에서 일어난 일을 입술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마음에 죄를 미워하는 것도 없고 죄와 싸우고자 하는 소원도 없고 죄를 벗어버리고자 하는 치열한 씨름이 우리에게 없다면, 그리고 그런 상태로 우리 죄를 고백한다면, 그것은 그저 입술 뿐인 고백이 될 뿐이고 오히려 그 기도는 외식으로 가득찬 기도가 될 뿐이다. 감사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구주이신 예수님을 통해 베풀어주신 구원의 은혜에 대한 감사 없이 입술로만 감사한다고 해서 우리가 기도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하는 우리의 말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잘 살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소원이 있는지, 우리 죄를 인해 진정으로 슬퍼하며 죄를 죽이고자 하는 소원이 있는지,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가 있는지를 점검합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