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문. 셋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우리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고, 유일하게 선하신 주님의 뜻에 불평 없이 순종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각 사람이 자신의 직분과 소명을 하늘의 천사들처럼 즐거이, 그리고 충성스럽게 수행하게 하옵소서.”
주기도문의 두 번째 간구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겠다.”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이것은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고백이자 간구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합니다.”라고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기를 간구했다면, 우리는 그분의 “선하신 뜻을 따라” “순종”하기를 간구해야 합니다.
1. 하나님의 뜻
1) 숨겨진 뜻(주권적인 뜻)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결정은 여호와께서 하신다”(잠 16:33).
“하나님의 뜻”을 생각할 때, 우리는 가장 먼저, 하나님이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절대 주권자”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개인의 일들은 물론, 우주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들, 각종 재난 재해, 그리고 갑작스러운 사고들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이 주권적인 뜻 안에서 모든 일을 작정하고 섭리하신다고 고백합니다. 즉,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27문에서 고백하는바,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을 보존하고 다스리시며, 모든 일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손길”인 것입니다. 나아가 (비록 그 일들에 대한 구체적인 뜻과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 모든 일을 통하여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거룩하게 만드신다는 것을 믿습니다(새 언약). 그러므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뜻 가운데, 우리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모든 일에 대하여 “아멘”으로 순종합니다.
2) 도덕적인 뜻(나타난 뜻)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다. 곧 너희가 음란을 멀리하고, 각기 거룩함과 존귀함으로 자기의 아내를 취할 줄 알고,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들처럼 정욕을 따르지 말고”(살전 4:3-5).
이에 반해, 하나님의 도덕적인 뜻, 곧 나타난 뜻은 “말씀을 통한 계시”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 하나님의 조명하심 아래 우리가 밝히 알 수 있으며,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맨 처음, 에덴동산에서 아담에서 이 뜻을 계시하셨고, 이후 시내산에서 십계명과 다른 여러 도덕법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서 알려 주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직면하는 삶의 다양한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며,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인지 알려 줍니다. 이것은 우리가 성경을 바르게 배울 때 더욱 깊이 알 수 있으며, 이러한 하나님의 나타난 뜻 가운에, 각 개인의 뜻 또한 더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2. 유일하게 선하신 하나님의 뜻에 불평 없이 순종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시여, 원하신다면 이 잔을 내게서 옮기소서. 그러나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눅 22:42).
하나님은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죄와 악의 문제를 해결하사,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하나님은 성령 하나님을 통하여,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하시고, 그 뜻대로 살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와 같은 기도의 모본을 가장 잘 보여 주셨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은 유일하게 선하신 하나님의 뜻을 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뜻을 따라 복종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무한하고 영원하고 불변하시므로, 하나님의 뜻 또한 무한하고 영원하고 불변합니다. 하나님은 영원으로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이 땅에서 그 영원을 맛보고 누리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을 따라 행하는 데 있습니다.
3. 천사들처럼 충실하게 저의 직무와 소명을 힘써 행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여호와를 송축하여라. 주님의 말씀을 행하는 힘 있는 용사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여호와를 송축하여라. 주님의 모든 군대들아, 주님의 뜻을 행하여 섬기는 사람들아”(시 103:20-21).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따라 행하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나님의 영광을 맛보고 누린 자는 이 땅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신의 직무와 소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하늘의 천사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을 행하는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자 노력하고, 실제로 우리의 삶 속에서 그 뜻을 살아내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비록,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해도, 그 상황 가운데에서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부패한 죄의 본성은 이 모든 것을 거부하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은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가운데, 겸손히 날마다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성령으로 우리의 어둠을 밝혀 주셔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의지까지도 인도해 주셔서 그 뜻을 따라 마음을 다해 우리의 직무와 소명을 감당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