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으로 내려온 지 17년이 지나 야곱의 나이 147세가 되었습니다. 죽음이 임박한 것을 깨달은 야곱은 요셉에게 자신을 가나안 땅에 장사할 것을 맹세시킵니다. 요셉의 손을 자신의 환도뼈 아래, 곧 자기 생명의 근원에 손을 넣고 맹세케 합니다. 뿐만 아니라 침상에서 하나님께 경배합니다. 땅에 내려와 경배할 수 없을 정도로 야곱은 쇠약해져 있지만, 약속을 이루셨고 또 이루실 하나님께 온 힘을 다해 감사와 찬양을 드린 것입니다(47:27-31). 얼마 후 요셉은 야곱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과 함께 야곱을 찾습니다. 요셉과 아들들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은 "힘을 내어 침상에 앉아" 이전에 벧엘(루스)에서 자신을 만나주셨던 하나님에 대해 증거하였습니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하신 약속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고, 그것을 요셉과 손자들에게 전한 것입니다. 이처럼 야곱이 그의 생의 말년에 보여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우리는 그의 생생한 믿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비록 겉사람은 후패하였지만, 속사람은 그의 인생 어느때보다도 생동력 있게 역사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야곱은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에게 축복합니다. 당시의 관습을 따라 장자인 므낫세 위에 오른손을 얹고 차자인 에브라임 위에 왼손을 얹어 축복을 해야 하지만, 야곱은 두 손을 어긋맞겨 얹습니다. 이것을 본 요셉은 아버지의 손을 옮기고자 했지만 야곱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므낫세도 큰 민족이 되겠지만 아우가 더 큰 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야곱에게 이런 계시를 주셨는지 알 수 없지만, 야곱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주권을 따라 작은 자가 더 큰 자가 되는 방식으로 구속의 역사를 이루실 것을 알았고 믿음으로 축복한 것입니다(히 11:21).
이처럼 야곱이 그의 노년에 보여준 일거수 일투족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살아 역사하는 그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록 그의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하나님과 하나님의 약속을 향한 그의 믿음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의 마지막 모습도 이와 같기를 기도합시다. 우리 노년의 복지를 위해서 재물을 모을 수도 있고, 건강을 잘 관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잃어버릴 때가 옵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집니다(벧전 1:24). 하지만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습니다(벧전 1:25). 야곱과 같이 우리 믿음이 영원하신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합시다. 그러면 세세토록 있는 주의 말씀이 늙고 병든 우리에게도 세세토록 있는 생명력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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