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요한복음 2장 1~11절
읽을말씀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그분을 믿었다”(요한복음 2장 11절).
요한복음 2~4장은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고,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이제 옛 시대는 가고 새 시대가 왔으며, 우리는 새롭게 변화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기쁨과 평안을 맛보게 됩니다.
[가나의 혼인잔치]
성경에서 혼인 잔치는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이 풍성한 관계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보여 줍니다. 1세기 혼례에는 언제나 “축연”(축하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베푸는 잔치)이 열렸는데, 이것은 유대 문화에서 중요했습니다. 관례에 따르면 혼인 잔치는 보통 7일 동안 이어졌습니다.
유대 사회 혼례에서 포도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게다가 혼인이 단지 두 사람만이 아니라 그 가족들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는 곧 가문의 명예와 지위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참석하신 혼례에, 잔치가 끝나기도 전에 포도주가 (그것도 완전히) 떨어져 버리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마리아)는 이와 같은 잔칫집의 긴박한 상황을 예수님께 전했습니다. 이때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어머니 마리아에게 “여자”라고 말씀하신 것은 예수님과 마리아의 관계가 단순한 혈연관계가 아님을 암시합니다. 예수님은 인자로서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하라고 말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잔칫집 마당에 있던 여섯 개의 돌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돌 항아리는 본래 정결예식을 위해 물을 담아 놓는 용기였습니다. “장로들의 전통”을 따르면, 그들은 손발을 씻는 것과 같은 외적인 행위로 정결한 백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돌 항아리는 이제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예수님의 지시를 따라 하인들은 돌 항아리에 있는 물을 떠서 연회장(연회를 감독하고 관장하는 사람)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 신랑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그에게 예수님이 하신 일(물이 포도주가 된 사건)에 대하여 칭찬하였습니다. 예수님이 보여 주신 표적으로, 자칫 수치를 당할 수 있었던 혼인 잔치는 기쁨과 풍성함이 넘치는 잔치로 바뀌었습니다.
뒤이어 성경기자는 이 사건이 단순한 기적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밝힙니다. 예수님이 가나에서 행하신 기사는 예수님의 “표적의 시작”이었습니다. 표적은 우리에게 “표적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킵니다. 그것은 요한복음 기자가 서언에서 예고했던 것 곧, “하나님의 영광”(1:14)입니다. 예수님은 첫 표적을 통해, 그분의 영광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표적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 곧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습니다.
[생각하기]
말씀이신 예수님은 육신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은 표적을 통하여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아버지를 참으로 나타내셨습니다(1:18). 특별히 예수님은 혼인 잔치의 참된 신랑이셨습니다. 그분은 혼인 잔치의 참된 주인으로서, 이제껏 맛보지 못했던 기쁨과 평안을 가져다주셨습니다.
교회는 바로 그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생겨났고, 또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혼인 잔치에 많은 사람이 있었고, 그들은 모두 예수님의 표적을 맛보았지만, 오직 제자들만이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고 믿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베푸시는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된 자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오직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우리는 참된 신랑이신 예수님이 베푸시는 혼인 잔치에 참여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더 이상 정결예식용 항아리와 물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 정결하게 하기 위해 사용했던 물은 잔치를 위한 가장 맛좋은 포도주로 변화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 율법 아래 있던 시대는 끝나고, 성령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제는 오직 예수님 안에서만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삶이란, 곧 예수님이 주시는 것을 먹고 마시는 일입니다.
더 이상 참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을 알지 못했던 세상의 길을 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말씀이신 하나님이 사람으로 이 땅에 오셨고, 우리와 함께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유일한 참된 신랑이 되셔서,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 곧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셨습니다. 그분께서 베푸신 혼인 잔치에 참여하십시오. 그곳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의 복을 누리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참된 신부로서,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 베푸신 영광의 약속을 세상에 전하는 신실한 자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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