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개인경건의 회복(시편 32:1-11 )
회복하고 갱신해야 할 다섯 가지 중 마지막으로 살펴볼 주제는 ‘개인경건’입니다. 다윗은 시편 32편을 통해 경건한 사람의 초상화를 아름답게 표현하였는데요, 본문을 중심으로 경건에 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경건한 사람
다윗은 ‘복 있는 사람’이란, 하나님께 죄 용서를 받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1-2절). 다윗은 죄로 인한 고통과 비참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무거운 손이 밤낮으로 자신을 짓눌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범죄하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양심을 찌르시고, 무거운 죄채감을 느끼게 하십니다. 때로는 죄로 인해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겪게도 하십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무거운 손입니다. 죄인을 누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시작입니다. 돌이켜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죄를 지어도 하나님의 무거운 손을 느끼지 못하는 것, 즉 죄를 지어도 양심이 편안하고, 삶이 형통하다면 그것은 복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경건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할 때,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그가 죄 용서를 받은 사람, 그러므로 복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6절은 이렇게 죄 용서를 받아 복 있는 사람이 바로 경건한 사람이라고 말해줍니다. ‘경건한 사람’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하시드’인데, ‘헤세드’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헤세드’란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을 의미하는데요. 우리의 죄와 허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사랑하겠다고 언약하셨기 때문에, 끝까지 변함 없이 사랑해주시는 그런 사랑을 의미합니다. 즉 경건한 사람을 가장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 것은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시기 위해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입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꼐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거역하며, 우리의 고집대로 살던 그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헤세드’를 확증해 주셨습니다.
정리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복 있는 사람은 하나님께 죄 용서를 받은 사람입니다. 죄 용서는 하나님의 변함 없는 사랑의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이러한 사랑을 받은 사람을 ‘경건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경건한 사람의 삶
이렇게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 곧 경건한 사람은 더이상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더이상 죄를 짓지 않고 완벽하게 의로운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전히 연약하고 넘어질 때가 있고, 유혹에 빠져 죄를 지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더 하나님의 손길에 민감해집니다. 이전에 죄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심지어 이전에는 선하다고 생각했던 일에도 죄가 있음을 알고 하나님께 고백하고 회개하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예수님께서 회개하라고 말씀하신 것(마 4:17)은 신자의 전 생애가 회개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95개조 반박문 1항).
종교개혁자 칼뱅은 그의 책 기독교강요에서, “경건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결합된 것을 말하는데, 이 사랑은 그의 은혜를 깨달아 앎으로써 오는 것이다”(1.2.1)라고 말했고, 또 “그리스도인의 전체 삶은 일종의 경건의 훈련이 되어야 한다”(3.19.2)라고도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큰 은혜와 사랑을 받은 신자는 그로 인해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즉 경건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자의 전 생애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이 경건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도록 훈련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경건한 삶이란 계속해서 회개의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곧 계속해서 죄와 자기중심성에서 돌이켜 하나님께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이 경건을 훈련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날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해야 합니다. 날마다 우리는 우리의 참된 행복과 생명을 위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야 합니다. 날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서 우리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경건한 사람의 삶입니다.
경건한 사람의 복
시편 32편 후반부는 하나님께서 경건한 사람에게 주시는 약속입니다. 세 가지 복된 약속을 주십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경건한 사람을 지켜주십니다(6-7절). 우리의 삶은 홍수가 범람하는 것과 같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때로는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런 삶 속에서 경건한 신자는 주님과 만날 기회를 확보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과 교제할 시간을 마련합니다. 그래서 주님을 만날 기회를 타서 주님 앞에 나아가 기도합니다. 그렇게 주님과 동행하는 신자에게 주님께서 피난처가 되어주십니다. 여전히 우리의 삶에 환난이 있지만, 주님의 변함없는 은혜와 사랑이 우리를 둘러싸고 보호해 줍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경건한 사람에게 말씀해주십니다(8-9절).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길과 같습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 어떻게 가야할 지 막막합니다. 인생을 앞서 걸어간 사람들의 조언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경건한 사람에게는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을 주목하여 보시고, 각 사람에게 필요한 교훈을 말씀해 주십니다. 말이나 노새는 말을 알아 듣지 못해서, 강압적인 방식으로 끌고 가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겸손히 듣는 경건한 신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길, 생명의 길, 의의 길로 걸어갑니다.
셋째, 하나님께서 경건한 사람을 사랑해주십니다(10-11절). 악인에게는 많은 슬픔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내 마음대로 사는 삶이 자유롭고 행복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홍수와 같은 세상,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 세상을 내 힘과 지혜로 살아가려니 늘 어렵고 힘듭니다. 그러나 여호와를 신뢰하는 사람, 곧 경건한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있습니다. ‘인자하심’이라고 번역된 말이 ‘헤세드’입니다. 하나님의 헤세드를 받은 신자가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갈 때 더 풍성한 ‘헤세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경건한 사람의 삶에는 언제나 기쁨이 충만합니다. 우리의 환경과 조건과 상관 없이 주님께서 주시는 변함 없는 사랑으로 인해 우리의 중심에 가득찬 기쁨, 변함 없는 기쁨입니다.
시편 32편은 ‘복 있다’라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누가 복 있는 사람입니까? 하나님의 변함 없는 은혜와 사랑 안에 있는 사람, 곧 경건한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은 젊은 목회자였던 디모데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했습니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딤전 4:7-8). 바울은 경건을 훈련(연습)해야 하는 것으로 말합니다.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더 풍성히 누리기 위해서, 하나님께 받은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 경건을 훈련해야 합니다. 경건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배입니다. 공적인 예배를 잘 드리고 사적인 예배, 곧 개인적으로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일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 나갈 때 우리는 기쁘고 복된 삶, 경건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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