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다음 주일인 10월 17일에 권사 직분자 투표를 위한 공동의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에서도 직분자 선출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직분자 투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달에는 교회의 직분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는 직분자를 세우는 일을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교회의 일에 있어서 직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직분자들을 통하여 그의 교회를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경의 기준을 따라서 신실한 자들을 교회의 직분자로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에 교회의 모든 일들이 품위 있고 질서 있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직분자들이 잘못 세워지면 교회는 품위를 잃어버리고 무질서하게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직분자를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 벨직신앙고백 제31조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사역자들과 장로들과 집사들이,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대로 교회의 적법한 선거를 통해 기도 가운데에서 그리고 선한 질서를 따라 그들의 직분에 선출되어야 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부적절한 방법으로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오히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부르심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그 부르심이 진정으로 주님께로부터 온 것인지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분자의 선출과 관련하여 먼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알아야 할 것은, 직분자를 세우는 일은 사람의 일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직분자를 세우는 것은 교회이고, 직분자를 선출하는 것은 교인들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직분자를 세우는 것은 교인들이 자의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교회에 직분자를 세우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가 누군가를 직분자로 세우는 것을 기본적으로 하나님께서 그의 종을 교회의 직분자로 세우시는 일에 교회가 수종 드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교회의 직분자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자가 되는 것은 자원봉사로 되는 것도 아니고, 모집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의 직분자가 되는 것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부르심으로만 됩니다(행 20:28).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부르신 것처럼, 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택하시고 친히 부르신 것처럼, 교회의 직분자가 되는 것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부르심으로 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두 가지로 드러납니다. 첫째는 내적 부르심(internal calling)이고 둘째는 외적 부르심(external calling)입니다. 내적 부르심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 직분으로 부르시는 것을 느끼고 그 일을 소원하는 소원이 있는지를 보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그 직분에 대한 강한 소원과 사모함이 있어야 합니다(딤전 3:1). 또한 내적 부르심은 그 사람에게 주어진 은사를 보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한 사람을 직분자로 부르시면 그 직분에 필요한 은사를 주십니다(고전 12:4-11). 무엇보다 직분자들에게는 참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직분자들은 자신에게 참된 믿음이 있는지, 직분을 소원하는 소원이 있는지, 그 직분에 맞는 은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외적 부르심을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외적 부르심은 곧 교회의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의 추천과 투표를 통해서 직분자들의 외적 부르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로님이나 집사님이나 권사님의 외적 부르심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교회 안에서의 추천과 투표입니다. 교회는 직분자의 인격과 신앙과 은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직분자 후보로 추천하기도 하고 직분자로 선출하기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회는 기도하는 가운데 직분자를 세워야 합니다. 교회는 성경적인 기준과 질서를 따라,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서 직분자를 선출하되, 무엇보다 교회는 직분자를 선출하기 전에 그리스도의 뜻을 찾으며 기도해야 합니다. 사도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은 직분자들을 세울 때에 금식하며 기도하면서 뽑았습니다(행 1:23-24, 6:2-3, 13:2-3, 14:23). 예수님께서도 열두 제자를 세우실 때에 산으로 올라가셔서 밤이 맞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신 후에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눅 6:12-13). 우리는 우리 교회에 가장 필요하고 그리스도의 뜻에 맞는 사람이 직분자로 선출되게 해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온 교회는 성령님께서 성도들의 회의와 투표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시고 확인시켜 주시며 그들을 직분자로 세우실 때까지 겸손히 기다려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서 세워진 직분자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그리스도의 종으로 세움을 받은 자들은 머리되신 그리스도께 더욱 충성해야 하며, 서로 화목해야 하며, 온 교회는 모든 직분자들을 귀히 여겨야 합니다(살전 5:12-13). 우리는 모든 사람을 귀히 여겨야 합니다. 하지만 특별히 직분을 맡은 자들을 더욱 귀히 여겨야 합니다.
이번 공동의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에 맞는 직분자들이 선출되어, 우리 교회에서 계속해서 거룩한 질서가 잘 지켜지고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선한 통치 아래 계속 거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우리 가운데 이미 세워주신 직분자들과 앞으로 세워질 직분자들을 우리가 귀히 여기고, 원망이나 불평이나 다툼이 없이 서로 화목한 가운데 각자의 직임을 수행하고 주님을 섬길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1년 10월 9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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