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마가복음 8장 22~38절
읽을말씀
“예수께서 또 그들에게 물으시기를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니, 베드로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주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하였다”(마가복음 8장 29절).
마가복음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1막은 갈릴리와 그 주변, 제 2막은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가는 길, 제 3막은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중 본문은 제 2막에 해당하는데, 빌립보 가이사랴에서 있었던 “예수님에 대한 베드로의 고백”과 더불어 시작됩니다. 특별히 베드로의 고백과 함께, 제 2막은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가르침과 그러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제자도)이 중심이 됩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루살렘으로의 여행은 팔레스타인의 최북단에 위치한 빌립보 가이사랴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들 두 도시 간의 거리는 200km 가까이 됐는데, 이 먼 ‘길’을 걷는 동안, 예수님은 ‘그리스도의 길’과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길’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빌립보 가이사랴 지역의 여러 마을을 방문하시면서, 길에서 제사들에게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고 하는지 물으십니다. 이에 제자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세례 요한, 엘리야, (이사야, 예레미야와 같은) 선지자들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종말에 나타날 ‘선지자적 인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군사적 표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시 질문하셨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러자 베드로가 대답하였습니다. “주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바라셨던 바로 그 답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그 동안 예수님이 베푸신 여러 표적들을 통해,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믿게 된 것입니다.
※ ‘그리스도’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스도란 예수님을 지칭하는 성자 하나님의 ‘신분’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라고 할 때 그것은 곧 “예수님이 그리스도가 되신다.”는 신앙의 고백인 것입니다. 그리스도란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뜻으로, 이는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았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별히 이스라엘에서는 선지자, 왕, 제사장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서 모든 사람이 알게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세 가지 직분을 모두 받으셨습니다. 이전의 수많은 선지자, 왕, 제사장이 하나님의 대리자요, 예수님의 그림자였다면, 예수님은 완전한 선지자요, 제사장이요, 왕으로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완전한 구원자’이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길]
베드로의 고백을 들은 후, 예수님은 그리스도로서 그분이 어떠한 메시아인지 알려 주십니다. 바로, 예수님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부활하는 메시아”이십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대한 예고는 제자들에게 너무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분이 받아야 할 고난에 대해 3번이나 반복해서 말씀하시지만<8:31, 9:31, 10:32-34>, 제자들이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꾸짖으며,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자신들을 구원해 주실 메시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역시 메시아로서 예수님에 하실 일에 대하여는 온전히 알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 역시 예수님을 군사적 메시아로 기대하였고, 언젠가 예수님이 이스라엘에 군사적 승리를 가져오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베드로에게 이러한 메시아는 결코 죽임을 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오히려 베드로를 꾸짖으셨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은 그를 ‘사탄’이라고 부르시면서, 베드로가 생각하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고 꾸짖으셨습니다. 베드로의 의도는 예수님을 보호하려는 것이었겠지만, 그것은 결코 하나님의 생각이 아닙니다. 오히려 베드로의 생각은 ‘사람의 일’로서 ‘십자가의 길을 부정’하는 것이며, 이것은 곧 ‘사탄이 원하는 일’인 것입니다.
[예수 제자의 길]
나아가 예수님은 예수님이 걸으시는 길, 곧 ‘고난과 죽음의 길’이 예수님을 따르는 ‘예수 제자의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34절 하). 제자들은 예수님의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길은 ‘고난 받는 길’입니다. 이 길의 마지막은 ‘죽음’입니다. 곧, 예수 제자의 길은 ‘죽음의 길’인 것입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타협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영생’을 얻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실제로 자기의 목숨을 잃는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제자도의 핵심은 (예수님이 아닌 다른 모든 것은 포기하고), ‘예수와 복음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목숨도 있지만, 우리의 재물이나 명예, 친구와 같은 것들도 모두 포함됩니다. 곧, 영생을 위해 목숨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자는 다른 세상의 물질과 가치들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귀한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정말로 영생의 귀함을 아는 자들인가요? 혹, 이 세상에서 살아갈 때, 십자가에 못 박히러 가시는 예수님의 초라한 길을 부끄러워하지는 않나요? 우리 역시 제자들과 같이 세상에서도 승리하는 군사적인 메시아로서 예수님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지는 않나요?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세상에서는 예수님의 힘없고 초라한 길을 부끄러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예수님보다 돈과 권력, 학력과 같은 물질들을 자랑하려 한다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영광으로 다시 오시는 그날, 예수님은 우리를 부끄러워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 앞에 선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손에 쥐고 있던 세상의 것들, 우리의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하나님이신 그분 앞에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그러나 이 고난은 결코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고난은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승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고난에 참여하는 모든 자는 예수님과 함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참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가운데, 고난과 죽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예수님을 믿고, 이 세상에서 예수의 길을 따라가는 예수의 제자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