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누가복음 17장 11~29절
읽을말씀
“그들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되돌아와서, 예수님의 발 앞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감사드렸는데 그는 사마리아인이었다”(누가복음 17장 15-16절).
본문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여행을 가시던 중 일어난 일입니다. 갈릴리 사역을 마치고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가기 위해 사마리아로 들어갔다가 배척을 당하십니다. 그래서 그곳을 나와 베레아로 우회하여 예루살렘을 가고자 하던 중, 예수님과 제자들이 요단 동편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10명의 나병 환자들이 멀리 서서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 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구약성경에서 나병은 한센병을 포함하여 피부와 관련한 병들이 포함되는데, 구약의 의식법에 따라, 나병은 아주 부정한 병이었습니다. 그들은 한 공동체 안에서 살 수 없었으며, 다른 사람들을 가까이 할 수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예수님이 지나가실 때, 그들은 멀리 서서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때 예수님은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제사장에게 가서 몸을 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인즉슨, 이들의 병이 반드시 치유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10명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제사장에게로 가다가, 자신들의 병이 완전히 나았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들 모두 다시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모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님께 감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두’에게 은혜를 베푸셨지만, 그 은혜에 감사하며 예수님께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10명의 나병환자 중 그대로 돌아간 9명은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예수님께로 다시 돌아온 1명은,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이 사마리아인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님께 감사하였습니다. 이것은 그가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일하신다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물으셨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되돌아온 자가 이 이방인 외에는 아무도 없느냐?” 그리고 예수님께로 돌아온 사마리아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서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19절).
[생각하기]
오랫동안 사마리아인과 유대인의 관계는 아주 안 좋았습니다. 특히 유대인에게 사마리아인은 멸시의 대상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만을 구원의 선민으로 여기면서, 언약의 안전한 울타리 속에 있다는 의식 속에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이러한 유대인이 아닌,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전혀 감사해할 것 같지 않던) ‘사마리아인의 믿음’을 보여 줍니다.
이와 같은 사마리아인의 모습은, 가장 먼저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비를 아는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합니다. 믿지 않는 자들조차, 하나님의 일반은혜를 누리며, 심지어 어떤 이들은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을 듣는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의 온전한 유익을 누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경험하고서도, 결코 그 은혜에 대하여 믿음으로 반응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실로,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시지만, 오직 그 은혜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자만이 구원을 선물로 받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알고, 하나님과 주님 되신 예수님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께로 돌아왔던 사마리아인이 보여 준 믿음의 모범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먹고, 마시고, 누리는 하루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은혜임을 아는 자인가요? 너무나도 풍족하고, 풍요한 시대 속에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보호하시며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잊고 살지는 않나요? 그러면서 “나는 언약의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으니 구원을 받았다.”며 스스로의 확신 가운데 머물러 있지는 않나요?
스펄전 목사님은 ‘십자가를 묵상했는데도, 아무런 감동이 없는 슬픔’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혹 우리에게 있는 영생의 소망, 십자가의 값없는 구원이 정작 우리 자신에게는 아무런 감동이 없는 하나의 사실은 아닌지요. 하나님은 유대인만을 위한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사마리아인의 하나님이시며, 이방인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참된 믿음 가운데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자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특별히 우리 아이들에게 참된 믿음의 은혜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표면적 유대인’이 아닌, ‘내면적 유대인’이 된바, 성령으로 마음의 할례를 받는 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영생의 소망을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우리의 모든 삶 속에서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칭찬을 받는 자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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