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7장 1-17절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원을 약속하셨다
사무엘하 7장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을 맺으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여러 언약들이 등장합니다. 하나님은 첫 사람 아담과 제일 먼저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창조하신 후에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고 명령하시면서 완전한 순종을 조건으로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행위언약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아담은 그 언약을 어겼고, 그로 인해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사망이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을 죄와 사망에서 건져 의와 영원한 생명으로 구원하시려는 그의 영원한 작정과 구원 계획을 알리기 시작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우리에게 언약의 형태로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주어진 언약들을 “은혜언약”이라고 부릅니다.
은혜언약의 처음 형태는 아담이 타락하였을 때에 곧바로 우리에게 알려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뱀을 저주하시면서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창 3:15)고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여자의 후손을 구원자로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구원자를 보내주시겠다는 이 약속은 구약시대 내내 여러 다양한 형태로 주어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의 언약(약속)은 하나입니다. 언약이란 하나님께서 그의 주권적인 작정과 섭리로 택하신 자기 백성을 친히 구원하시되 구원자를 통해 은혜로 구원할 것을 확인시키시고 확신시키시는 하나님의 행위입니다. 구약의 언약들은 약속의 형태로 주어진 복음입니다(롬 1:2). 구약성경의 다양한 언약들은 서로 다른 제각각의 언약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연속선상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사무엘하 7장은 그 여러 언약들 중에서 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을 맺으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을 맺으신 배경
사무엘하 5-7장은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된 후 그의 통치 초기에 일어난 일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된 이후 제일 먼저 예루살렘 성을 수도로 삼았습니다(5:6-16). 다윗은 블레셋의 공격을 여러 차례 물리쳤으며(5:17-25), 여호와의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오기도 하였습니다(6장). 하지만 다윗의 통치 초기에 일어났던 가장 중요한 사건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을 맺으신 사건입니다(삼하 7장, 23:5; 대하 7:17-18).
하나님께서 사방의 모든 대적을 파하시고 다윗으로 하여금 평안히 왕궁에 거하게 해주셨을 때(1절), 다윗은 자신이 왕궁에서 편안히 사는 반면 여호와의 궤가 장막에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나단 선지자에게 하나님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습니다(2절). 나단 선지자는 처음에는 다윗의 말을 좋게 생각했습니다(3절).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밤에 나단 선지자에게 임하여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하지 못하도록 명하시면서(5-9절), 오히려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하여 집을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11절).
기독교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을 하는 것 이전에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어떤 일을 하시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언약이란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겠다는 약속이지,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본질은 바로 여기, 곧 하나님이 순전히 은혜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일들을 이해하고 그것을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에 있습니다. 신자의 나머지 삶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여 주를 위하여 사는 감사의 삶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독교를 제외한 나머지 종교는 기본적으로 공로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의에 의존합니다. 그러나 복음은 그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기독교는 은혜 종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공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하나님의 공로, 곧 그리스도의 대속 공로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의에 의존합니다. 존 머리 목사님은 “인간의 의는 하나님의 복음과 모순되는 이 세상 종교의 본질이다”(로마서 주석, 26)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일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며, 우리의 믿음은 바로 여기에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언약을 맺으시고 영원한 나라를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다윗을 위하여 이미 많은 일들을 행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양을 치던 목동이었던 다윗을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세워주셨고(8절),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함께 하시면서 모든 대적을 멸해주셨으며(9절), 그의 이름을 세상에서 존귀한 자의 이름과 같이 존귀하게 해주셨습니다(9절). 하나님께서는 순전히 은혜로, 그의 주권적인 작정을 따라,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다윗을 택하여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으셨습니다(삼하 5:12). 또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사 시대처럼 대적들에 의해서 함부로 침범을 받지 않도록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10-11절).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을 위하여 집을 건축하겠다고 하였지만, 하나님은 “내가 다윗을 위하여 집을 세워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다윗의 몸에서 날 다윗의 자손들을 대대로 일으키셔서 그들로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해주시고 그 나라를 견고하게 해주실 것과, 하나님은 그들의 아버지가 되어 주시고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11-14절). 그리고 다윗의 몸에서 날 자식이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과, 만일 다윗의 자손들이 죄를 범하면 “사람 막대기와 인생 채찍으로 징계하”겠지만(14절), 사울 왕처럼 은총을 빼앗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15절). 더 나아가 하나님은 다윗에게 영원한 나라와 견고한 왕권을 약속하셨습니다(16절). 이는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께서 가져오실 하나님의 나라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주 “다윗의 자손”으로 불리셨습니다(마 1:1, 9:27, 15:22).
다윗 언약에 대한 다윗의 반응(18-29절)
다윗은 이러한 언약의 말씀, 곧 복음 약속을 받은 후에 제일 먼저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를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나이까?”(18절) 하며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구원자로 오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대속 공로를 믿음으로 구원 받은 우리 모두의 반응이어야 합니다. 또한 다윗은 “주 여호와여 이러므로 주는 광대하시니 이는 우리 귀로 들은 대로는 주와 같은 이가 없고 주 외에는 참 신이 없음이니이다”(22절)라고 하며 하나님을 찬송했습니다. 우리는 주와 같은 분이 이 땅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게 찬송과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모든 구원의 일들을 그대로 행하실 것을 믿고 신뢰하면서, 구원의 역사를 그의 집에 계속 펼쳐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주의 은혜로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29절).
기독교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행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것에 전적으로 근거하는 종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이 친히 행하시고 이루신 후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행하였으니,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행한 이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살아라!”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약속하신 대로 구원자 그리스도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영원한 나라 곧 하나님의 나라를 가져다 주셨고, 그 나라의 영광과 아름다움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완전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놀라운 복음을 받은 우리도 감사하고 찬송하며, 우리를 통해 복된 구원의 일들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혜를 간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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