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2:1-15
우리는 사무엘하 11장에서 위대한 신앙의 사람 다윗이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아를 죽게 만드는 큰 죄를 지은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윗은 죄를 멈춰야 했지만, 죄에서 돌이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그 사람이라
오늘 본문은 큰 죄를 지은 다윗에게 나단 선지자가 찾아와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왕이시여, 한 성읍에 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부자였고 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1절). 부자에게는 양과 소가 심히 많았고(2절), 가난한 사람에게는 자기가 사서 기르는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뿐이었습니다(3절). 그 암양 새끼는 그와 그의 자식과 함께 자라며 그가 먹는 것을 먹으며 그의 잔으로 마시며 그의 품에 누우므로 그에게는 딸과 같았습니다(3절). 어느 날 그 부자의 집에 손님이 한 명 찾아왔는데, 부자는 그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자기 양과 소는 아까워하며 잡지 않고 가난한 사람의 집에 있는 어린 암양을 빼앗아서 그것으로 손님을 대접하였습니다.”(4절) 그 부자는 참으로 못되고 악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그 부자에 대해 분노하여 “여호와의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이 일을 행한 그 사람은 마땅히 죽을 자라”(5절)고 하면서 “그가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고 이런 일을 행하였으니 그 양 새끼를 네 배나 갚아 주어야 하리라”(6절)고 하였습니다. 다윗은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율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출 22:1).
바로 그때 나단 선지자가 다윗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그 사람이라!”(7절). “왕이시여. 당신이 마땅히 죽을 자라고 했던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저를 당신에게 보내서 이렇게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너를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붓기 위하여 너를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고 네 주인 사울이 가지고 있던 모든 왕권을 너에게 주고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도 네게 맡기지 않았느냐? 만일 그것이 부족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네게 이것저것을 더 주었으리라. 그러한데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네가 칼로 헷 사람 우리아를 치되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7-9절). 나단 선지자가 이렇게 말할 때, 다윗은 비로소 그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악을 행하였느뇨
다윗 왕은 모든 것을 가진 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무명의 목동이던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주셔서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아주셨고, 그와 언약을 맺어주셨고, 다윗이 가는 곳마다 이기게 해주셨습니다. 만일 그것으로도 무엇이 부족하였을 것 같으면 하나님은 다윗에게 “이것저것을 더 주었을 것”이었습니다(8절). 하지만 다윗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큰 악을 행하였습니다(9절). 나단 선지자가 말했던 부자는 가난한 이웃의 어린 암양 새끼를 빼앗아 죽였는데, 다윗은 충신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고 우리아는 죽였습니다.
다윗은 이런 악을 저지르고도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왕직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윗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죄는 다윗 안에서 다윗의 영혼을 계속해서 괴롭혔습니다. 시편 32편에서 다윗은 자신이 회개하지 않고 품고 있던 죄가 어떻게 자신의 뼈를 상하게 하였고 그의 심령을 짓눌렀는지를 회고하였습니다(시 32:3-4). 죄는 달콤한 것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정작 그것을 삼키면 거기에서는 가시와 독이 나와서 우리의 영혼을 찌르고 상하게 합니다. 자기의 죄를 토설하지 않고 죄를 품고 살 때에 다윗의 삶에는 평안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나단 선지자가 와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 이야기를 해주면서 “당신이 그 사람이라”고 하였을 때 다윗은 그제서야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했습니다.
“당신이 그 사람이라”고 하는 그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죄와 허물은 잘 찾아내고 비난도 잘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켜서 보지 못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바로 그 사람이라!” 우리에게도 다른 사람들이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죄와 허물이 있습니다. 부끄러운 과거도 있습니다. 우리의 숨은 생각과 은밀한 죄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죄는 드러나고 어떤 사람들의 죄는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죄와 허물에 대해서는 쉽게 비난하고 정죄하지만, 그 사람이 했던 일을 내가 할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곤 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자기의 죄를 깨닫게 된 다윗은 나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13절). 다윗은 여기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나단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죄를 덮으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다윗은 거기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조금도 변명하지 않고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13절)고 말하며 자기의 죄를 자백하고 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으로 하여금 회개하게 하시려고 나단 선지자를 보내셔서 다윗의 죄를 깨닫게 하셨고 그 죄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고 슬퍼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다윗의 회개는 모든 일을 없던 것처럼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죄를 짓고 말로 회개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도둑질을 하거나 살인을 하고 나서 하나님께 회개하고 용서받았다고 해서 다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에 따르는 크고 심각한 결과들을 대면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너와 네 집에 재화를 일으키고 내가 네 처들을 가져 네 눈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주리니 그 사람이 네 처들로 더불어 백주에 동침하리라. 너는 은밀히 행하였으나 나는 이스라엘 무리 앞 백주에 이 일을 행하리라 하셨나이다”(11-12절). 또한 나단은 다윗에게 “여호와께서도 당신의 죄를 사하셨나니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 이 일로 인하여 여호와의 원수로 크게 훼방할 거리를 얻게 하였으니 당신의 낳은 아이가 정녕 죽으리이다”(14절) 하고 말하고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15절).
이 말씀대로 이 모든 재앙이 다윗과 다윗의 자녀들에게 일어났습니다. 먼저 다윗과 밧세바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죽었습니다(삼하 12:15-23). 또한 다윗의 맏아들 암논은 이복누이 다말을 욕보이고 버렸고(삼하 13:1-22), 이에 격분한 다말의 친오빠 압살롬은 암논을 죽이는 살인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삼하 13:23-49). 이것으로도 모자라 압살롬은 반란을 일으켜 아버지 다윗을 죽이려고 했습니다(삼하 15장). 압살롬은 아버지의 후궁들을 만인이 보는 앞에서 범하였고, 그러다가 요압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되고 말았습니다(삼하 18:14-15).
우리는 죄인이 아닌 것처럼 위선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의 죄에 대해서는 경악하면서도 우리 자신의 죄는 깨닫지 못하고 회개하지 않은 채로 죄를 품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죄의 파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합니다. 죄는 우리를 찌르고 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정과 자녀들과 교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죄의 결과를 대면해야 합니다. “당신이 그 사람이라”고 하신 말씀을 생각합시다. 우리가 그 부자이고, 우리가 다윗입니다. 그러므로 회개의 은혜를 구합시다. 우리에게도 나단 선지자를 보내주시고 우리의 죄를 깨닫게 하셔서 우리의 죄를 자백하고 죄를 슬퍼하고 미워하며 죄를 멈추고 하나님께 돌이키게 해달라고 은혜를 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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