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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병철 안

220320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예수님

최종 수정일: 2022년 4월 2일

요 13:1-17


본문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을 “세족식”이라고 부르며, 교회에서 시행되어야 할 의식 중 하나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실 때에 그런 것을 염두에 두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발을 씻기시는 이 일 속에는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배경: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

1절은 “유월절 전에”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이 날은 목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붙잡히셨고, 심문을 받으신 후 금요일 오전에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따라서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밤은 돌아가시기 바로 전날입니다. 예수님도 이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셨습니다(1절). 뿐만 아니라 지금 예수님이 계신 그 자리에는 곧 예수님을 배반하게 될 가룟 유다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2,11절 참조). 그때는 예수님께서 전 생애를 통틀어 가장 큰 고통과 두려움을 마주하고 계셨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진술이 이어집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1절) 여기서 말하는 자기 사람들이란 예수님의 보내심을 받아 신약 교회의 터를 세우게 될 열 두 제자들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예수님 자신도 큰 고통과 두려움과 씨름을 벌이고 계셨던 그 때에 제자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숨을 거두실 때까지”, 그리고 “최고도의 사랑”으로 자기 사람들을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님의 사랑은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에서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저녁을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겉옷을 벗으셨으니 위에서부터 아래로 통으로 된 속옷만을 입고 계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담아다가 식탁 주위에 비스듬히 앉아있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대야에 있는 물을 발에 부으시고 손으로 씻기신 후, 수건으로 닦아주십니다.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났습니다.


발 씻기심의 의미(1): 죄 씻음, 회개

예수님은 왜 이 시점에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걸까요? 이 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손발을 씻는 유대인들의 전통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발을 씻는 유대인들의 규례는 제사장들이 성막과 성전에 들어갈 때 손발을 씻던 데에서 유래한 것이었습니다(출 30:17-21). 하나님께서는 왜 이런 규례를 주신 것일까요? 거룩하신 하나님을 뵙고 섬기려면 먼저 그들의 손과 발로 짓는 죄를 씻어 깨끗케 되어야 한다는 진리를 가르쳐주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할 때, 우리는 예수님께서 새 성전으로써의 교회를 세우고 섬기게 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주님의 교회를 세우고 섬기려면, 먼저 죄 씻음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처음 믿을 때에 받는 근본적인 죄 사함 뿐만 아니라, 자주 반복하여 짓는 죄를 주께 아뢰고 용서를 구하며 용서받는 일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주님께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시리이다”라고 하자, 주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느니라”고 하신 것입니다(8절).


자기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던 주님께서는 이 일을 통해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실 그 피는 그들의 죄사함을 위한 것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피가 우리의 모든 죄를 씻으시기 위한 것이며, 또한 죄 씻음을 받은 후에도 수 없이 범하는 우리의 죄까지도 용서하시고 깨끗케 하시는 분이심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 사실을 깨달아 그들이 죄를 짓고 넘어질 때마다 그리스도의 희생과 피를 의지하여 주께 다시 나아와 회개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발 씻기심의 의미(2): 겸손한 섬김의 본

제자들의 발을 다 씻기신 예수님은 겉옷을 입으시고 자리에 앉으셔서 발 씻기심의 두 번째 의미를 설명해 주십니다.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13-14절)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에 예수님은 자신이 그들의 주와 선생이심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계셨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그 일은 그들의 주와 선생으로써 하신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행하신 것은 장차 주님의 교회를 세워가야 할 제자들에게 본을 보이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15절).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막과 성전을 건축할 때에 자의대로 만들지 않고 하나님께서 보이신 “식양”을 따라 건축한 것처럼, 교회를 건설하는 사명을 받은 제자들 역시 주님께서 보이신 “본”을 따라 그 일을 수행해야 할 것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종과 상전 그리고 보냄을 받은 자와 보내신 분을 비교하십니다(16-17절). 주인이신 분께서 그 종들을 이렇게 겸손하게 섬기셨다면 주인의 종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보내신 분이 이렇게 낮은 자세로 보냄 받은 자들을 섬기셨다면 보냄을 받은 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고 주님께서 보여주신 본을 따라 형제들의 발을 씻는 자가 될 것을 명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님을 따라 형제를 섬길 때에 그런 자들은 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18절). 그들의 겸손한 섬김은 그들이 예수님의 참 제자요 종인 것을 나타내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우리 구주의 사랑을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가장 고통스럽고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중에도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극히 높아지신 예수님은 지금도 동일한 사랑으로 지상에 있는 자신의 교회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주님을 끝까지 사랑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발을 씻기신 일을 통해 우리의 모든 죄를 씻으시고 용서하시는 분이심을 알려주십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날마다 하나님 앞에 범하는 여러 죄들을 가지고 주님 앞으로 부지런히 나아오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온 몸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죄로 더러워진 우리의 손과 발을 씻겨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주 앞에서 우리의 모든 죄를 아뢰고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요일 1:9).


끝으로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은 주님을 따르며 주님의 보냄을 받은 우리에게 본을 보이신 것임을 기억합시다. 주님의 겸손과 섬김을 본 받아 우리도 주님을 닮은 성전으로 지어져 갑시다. 교회에서조차 우리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주님과 같이 형제의 발을 씻기는 우리가 됩시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분이 누구신지 생각해봅시다. 그분은 성자(聖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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