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3:21-31
“믿음”이라는 말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익숙한 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을 가리켜서 다른 말로 “믿는 자들”이라고 부르고,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신앙생활”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믿음”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이라고도 번역하는데, 이는 참으로 적절하고 아름다운 번역입니다. 또한 “믿음”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우리를 하나님께 연결시켜주고 그리스도의 구속에 우리를 연결시켜줍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생명적 관계로 연결이 되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그 모든 좋은 것들이 우리에게 주어지려면 이에 적합한 어떤 방법(수단, 통로)을 통해야 합니다. 믿음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실 때에 사용하시기를 기뻐하신 바로 그 거룩한 방편입니다. 믿음은 이토록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참된 믿음이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믿음”이라는 말은 참으로 어려운 말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잘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참된 믿음이란 무엇인가(믿음의 정의와 믿음의 두 요소)
첫째, 우리는 믿음이란 무엇인지(믿음의 정의) 잘 알아야 합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21문은 참된 믿음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에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모든 것이 진리라고 여기는 확실한 지식이며, 동시에 성령께서 복음으로써 내 마음 속에 일으키신 굳은 신뢰입니다. 곧 순전히 은혜로,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 사함과 영원한 의로움과 구원을 다른 사람뿐 아니라 나에게도 주심을 믿는 것입니다.”
참된 믿음은 크게 “확실한 지식”과 “굳은 신뢰”, 이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먼저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에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모든 것이 진리라고 여기는 확실한 지식”을 중요한 요소로 가집니다. 참된 믿음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그 모든 것을 지식적으로 바르게 알고 그것을 진리로 인정하고 확신하는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의 출발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하셨습니다(롬 10:17). 누군가가 믿기 위해서는 먼저 복음이 전파되어야 합니다. 복음의 말씀이 누군가에게 전파되고 들려질 때에, 성령님께서 은혜로 역사하셔서 그 복음을 듣는 자들의 영혼 안에 믿음을 일으켜주십니다. 성령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믿음을 일으켜 주셔서 우리가 들은 바 복음의 말씀이 이해되게 하시고 그것을 진리로 인정하고 동의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참된 믿음은 성경과 성경이 가르치는 복음의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확실한 지식이 없는 믿음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믿음은 신뢰라는 요소를 가집니다. “동시에 성령께서 복음으로써 내 마음 속에 일으키신 굳은 신뢰입니다.” 신뢰란 자신이 확신하는 그 지식에 내 자신과 나의 영혼과 나의 온 삶을 온전히 맡기고 의탁하는 것입니다.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그 지식에 내 자신과 나의 온 삶을 맡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믿음은 아닙니다. 복음을 진리라고 여기는 확실한 지식이 있다면 그것을 굳게 신뢰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참된 믿음은 확실한 지식과 굳은 신뢰, 이 두 요소를 가집니다.
구원 얻는 믿음이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다(믿음의 대상과 내용)
둘째, 우리는 참된 믿음은 무엇을 믿는 믿음인지(믿음의 대상과 내용)를 잘 알아야 합니다. 물론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에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모든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을 다 믿습니다. 그런데 모든 성경은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성경 전체는,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의 정죄와 진노와 형벌을 피하고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우리의 주와 구주로 믿는 길 외에는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증거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이 말하는 참된 믿음이란 언제나 “예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22, 26절). 참된 믿음이란 복음이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를 바로 알고 그를 영접하고 그분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 얻는 참된 믿음입니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86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란 구원의 은혜인데, 이로써 우리는 구원을 위하여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분만을 의지하는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물론 우리는 예수님만 믿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도 믿습니다. 하지만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말은 결국 같은 말입니다.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믿을 때에 우리는 예수님을 바르게 알고 믿게 되기 때문입니다(요 17:3). 또한 우리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바로 알 때, 우리는 인간의 죄와 비참이 무엇인지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믿음의 대상과 믿음의 내용 모두를 총괄해서,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어 그분을 우리의 주와 구주로 굳게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이 참된 믿음입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였지만(23절), 그리스도께서 죄인인 나를 대신하여 내가 받았어야 했던 모든 하나님의 정죄와 형벌을 받으심으로써 나의 죗값을 완전히 치르셨다는 것을 믿는 것이 예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24절).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게 된다(믿음의 결과)
셋째, 우리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곧 믿음의 결과와 유익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믿음의 결과와 유익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일어나게 되는 가장 대표적인 일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칭의)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자들은 비록 자기 자신만을 놓고 보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는 죄인이지만 그리스도를 나의 주와 구주로 알고 영접함으로써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예비하신 의를 힘입을 수 있게 됩니다(22-23절). 즉, 죄인이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24절). 이어지는 26-30절도 계속해서 이 의롭다 하심에 관해서 말합니다. 로마서 3장은 “의롭다 하신다”는 헬라어 동사 “디카이오오” 동사를 단일장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장입니다(4, 20, 24, 26, 28, 30절). 의롭다 하심을 받는 것, 결국 이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복음의 핵심은 한 죄인이 그리스도를 믿으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고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는 데에는 인종과 민족과 언어와 성별과 빈부와 귀천의 차별이 없습니다(22절).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는 점에서 모두가 다 똑같이 절망적입니다(23절). 누구든지 그러한 절망과 비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뿐이며 믿음의 법뿐입니다(27-28절; 고전 1:29,31).
여러분에게는 이런 참된 믿음이 있습니까? 아직 이 믿음을 여러분 자신의 것으로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면, 복음에 귀를 기울이시고 복음이 제시하는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 더욱 자세히 알아가십시오. 이것보다 여러분에게 시급한 일이 없습니다. 돌이켜 그리스도를 여러분의 주와 구주로 영접하십시오. 그리고 만일 여러분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참된 믿음이 주어졌다면, 이 보배로운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아직 이 믿음을 받아가지지 못한 우리의 자녀들과 가족들과 이웃들에게도 복음이 들려지고 성령 하나님께서 그들의 영혼 안에 믿음을 일으켜 주시기를 소원하며 기도하십시오. 예수님을 굳게 신뢰하여 예수님께 우리의 남은 삶을 맡기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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