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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병철 안

220710 죄에게서 해방되어 의에게 종이 된 우리

로마서 6:15-23

바울은 로마서 5-6장에서 그리스도인의 소속과 신분과 정체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우리가 아담에게 속한 자가 아니라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인 것과, 옛 사람이 아니라 새 사람인 것과,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음을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사도 바울은 계속 해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이렇게 집요하게 그리스도인의 정체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바로 알아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런즉 어찌하리요. 우리가 법 아래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 있으니 죄를 지으리요 그럴 수 없느니라”(15절).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 사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고 해서 안심하고 죄를 지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죄를 짓고자 하는 마음을 모두 버려야 합니다. 우리가 이제 은혜 아래 있고 죄 사함을 받았다는 이유로 해서 이전보다 더 속 편하게 죄를 지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복음을 크게 오해한 것이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크게 오해한 것입니다. 비록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새 사람이 되었지만 우리 안에는 여전히 뿌리 깊은 죄성이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신자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으려면, 우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를 더욱 분명히 알고, 우리가 왜 거룩함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지, 곧 성화의 당위성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죄의 종에서 의의 종이 된 자들이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종(servant)”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총 아홉 절의 본문에서 “종”이라는 말을 아홉 번 사용했습니다. 종이란 “노예(slave)”를 의미합니다. 종(노예)은 누군가에게 완전히 종속되어서 그에게 전적으로 순종하여 자기 자신을 드리는 자입니다(16절).


모든 인간은 본래 “죄의 종”이었습니다. “너희가 본래 죄의 종이더니!”(17절). 아담에게 속하여 율법 아래 있던 옛 사람 우리는 본래 다 “죄의 종”이었습니다. 모든 자연인은 죄의 종이고, 우리의 주인은 죄였기 때문에, 우리는 죄가 시키는 대로 죄에게 순종하면서 살았고 계속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죄와 죄성이 우리의 인격을 사로잡고 지배해서 왕 노릇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의 종”에서 “의의 종”이 되었습니다(17-18절). 그리스도인들은 죄의 종이었다가 의의 종이 된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의의 종으로 사는 삶은 어떤 삶입니까?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죄의 종으로 사는 삶과 의의 종으로 사는 삶을 대조하여 설명하면서, 의의 종인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교훈합니다.


죄의 열매는 부정과 불법이며 그 마지막은 사망이다

죄의 종으로 사는 삶은 말 그대로 죄의 노예로 사는 삶입니다. “누구에게 순종하든지 그 순종함을 받는 자의 종”(16절)입니다. 이전에 우리는 죄의 종이었습니다. 죄가 우리를 지배할 때에 죄는 우리에게 온갖 죄악된 일들을 다 명령하고 시켰습니다. 죄는 우리를 자기의 종으로 삼아서 우리를 마음대로 끌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죄의 종으로 사는 삶은 온갖 불의와 불법과 부정을 저지르면서 사는 삶입니다(19절). 지금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되고 나서 돌아보면 그 때의 일을 후회하고 부끄러워하지만, 이전에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죄의 종 노릇을 하며 살았습니다(21절). 죄의 종으로 사는 삶의 마지막은 사망입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23절)라는 말씀이 바로 그것을 말합니다. “삯”이라는 말은 헬라어로 “옵소니온(ὀψώνιον)”인데, 그 단어는 본래 “임금, 품삯, 대가”를 의미합니다. 죄에게 종 노릇을 하면 부정과 불법만을 저지르며 살게 됩니다. 그렇게 죄의 종이 되어 일평생 열심히 일을 하고 나면 품삯이 나오는데, 그 품삯은 사망입니다(16,21절 참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법을 어긴 모든 죄에 대해서 몸과 영혼의 최고의 형벌 곧 영원한 사망을 선언하셨기 때문에, 죄의 종으로 사는 자들은 결국 사망을 그 최종 품삯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죄의 종으로 사는 삶입니다. 얼마나 비참한 삶이고 얼마나 분통한 삶입니까?


의의 열매는 거룩함이며 그 마지막은 영생이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더 이상 죄의 종이 아니라 의의 종입니다. 우리는 사도들이 전하여준 “교훈의 본을 마음으로 순종”함으로(17절) 의의 종이 될 수 있었습니다. “교훈의 본(the standard of teaching, ESV)”이란 사도들이 전하여 준 바른 복음, 곧 순전한 복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복음의 교훈의 본을 마음으로 순종할 때, 즉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죄에게서 해방되어 의에게 종이” 됩니다(18절). 우리가 죄의 종이었을 때에는 죄에게 매여 있었기 때문에 의로부터는 자유한 상태였습니다(20절). 즉, 그때 우리는 선을 하나도 행할 수 없고 오직 죄가 우리를 이끄는 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죄의 노예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죄에게서 해방되고 의의 종이 되었고(18절), 하나님께 종이 되었습니다(22절). 이제 의가 우리의 주인이요, 하나님이 우리의 왕이고 그리스도가 우리의 대장이십니다. 의는 우리의 주인이 되어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에 맞는 선한 일을 하도록 우리에게 자꾸 일거리를 주고 일을 시킵니다. 그래서 의의 종으로 일을 하면 거룩함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죄를 심으면 부정과 불법을 열매로 거두고 사망에 이르게 되지만, 의를 심으면 거룩함의 열매를 맺으며 결국에는 영생에 이르게 됩니다(22절). 그래서 23절에서 “죄의 삯은 사망이요”라고 말씀한 뒤에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23절)고 하셨습니다. 죄의 결과를 말씀할 때에는 “삯, 품삯, 임금”이라고 하셨지만, 의의 결과를 말씀할 때에는 품삯이나 임금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사”라고 하셨습니다. 은사란 “은혜의 선물(gift of grace)”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영생은 우리가 성화를 이룬 것에 대한 대가나 보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값없이 주시는 선물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복됨(blessedness)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자의 이런 소속과 지위와 신분과 정체에 대해 설명하다가 너무 감격해서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하고 외쳤습니다(17절).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감사한 것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죄의 종으로 남아있었더라면 우리의 삶은 어떠했겠습니까? 일평생 죄에 매여 죄에게 종노릇하며 방탕하고 허무한 삶을 살다가 그 마지막은 사망, 곧 영원한 파멸과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와 형벌에 이르게 되었을 것입니다(딛 3:3).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전하여진 교훈의 본, 곧 복음을 마음으로 순종하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죄에게서 해방되고 의에게 종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의의 종이 되어 거룩함의 열매를 맺게 되었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을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23절). 이것보다 더 복된 인생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제 우리는 죄의 종이 아니라 의의 종입니다. 우리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지체를 의에게 종으로 드려 거룩함에 이르러야 합니다. 거룩을 추구해야 합니다(19절). 이것이 신자에게 걸맞은 삶입니다. 의의 종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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